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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횡포에 항의하는 대리운전노조
사측은 순이익 289억, 노동자들은 생활고와 산재

9월 11일(목) 대리운전노조가 ‘카카오 플랫폼의 현금 인출기 - 대리기사 야간노동 보고서’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고 카카오 플랫폼 사용자 측을 규탄하는 현장 증언들이 이어졌다.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심각한 생계비 위기에 허덕이고 있다. 경제 침체로 콜도 부족한데다 전체 소득 중 중개수수료, 콜을 받기 위한 프로그램비, 우선 배차비, 관리비, 대리운전보험료, 교통비 등을 제외하면 실제 소득은 최저임금에 한참 못 미친다.

이창배 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이 11일 서울 오전 서울 중구 대리운전노조 사무실에서 열린 ‘카카오모빌리티·CMNP 불공정 행위 고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전국대리운전노조

카카오모빌리티 사용자 측이 더 많은 이윤을 뽑아내기 위해 대리운전 노동자들을 경쟁시키고 착취한 결과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기업 그룹인 카카오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데, 높은 중개수수료 때문에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원성이 높다. 사용자 측은 대리운전 요금의 최대 20퍼센트를 중개수수료로 가져간다. 카카오 T 대리는 0~20퍼센트까지 변동수수율을 적용하는데, 수수료가 낮은 콜은 요금이 낮거나 이동 거리가 길어 수입이 적은 경우다. 요금이 높거나 이동 거리가 짧은 경우엔 최대 20퍼센트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이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를 많이 낼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대리운전노조의 말마따나 어떤 법적 근거도 없다. 직업안정법은 수수료를 임금의 1퍼센트 이하만 가져가게 돼 있다. 그러나 이는 대리운전기사 같은 플랫폼 노동자들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사용자 측은 카카오 등급제라는 경쟁 시스템을 만들어 노동자들을 고통으로 내몰고 있다. 현장에서 20년째 일한다는 김현수 경기지역 카카오 대리운전 노동자는 이를 규탄했다.

“경제 불안으로 기사 수입이 급감했고 콜이 없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카카오모빌리티는 [노동자들에게 운행 점수에 따라] 그린·블루·레드·퍼플 등급을 부여합니다. ... 여러 콜 프로그램사들의 공통점은 콜을 많이 타야 더 콜을 주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60세 이상이 되면 등급에서 밀리게 되고 보혐료도 비싸서 콜을 받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이창배 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등급제가 안전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위 등급일수록 콜을 먼저 받을 수 있고, 콜을 취소하면 일주일 동안 콜을 잠궈 수입이 급감하는 등의 불이익을 당합니다. 노동자들은 등급도 올려야 하지만 불이익당하지 않으려면 콜을 탈 수밖에 없습니다.

“더 많은 업무와 좋은 콜을 타 등급을 높이려고 속도를 높이다가 사고 위험이 높아집니다. [생계를 위해] 죽지 않으려다 다치고, 죽는 사고 등 과속과 과로는 노동자들과 시민의 안전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탓에 노동자들은 1년에 1000건 정도 산재 신청을 합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사측은 자회사인 CMNP(콜마너)를 이용해 유료 배차권도 강요한다.

“노동자들에게 다양한 콜을 볼 수 있는 3개 프로그램사의 어플을 쪼개어 판매하면서 이 돈을 내면 콜을 더 준다고 합니다. 프로그램 개수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각 하청업체에] 관리비도 각각 다 내야 합니다. ... 유료 배차권을 고집하는 것은 기사들 호주머니에 빨대를 꽂는 것이고 악랄한 기업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김현수 경기지역 대리운전 노동자)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보험료도 중복 납부하고 있다.

간담회에서는 더 많은 폭로가 있었다. 노동자들이 낸 보험료를 빼돌려 하청사를 지원한 사례 발표(김강운 전북 카카오 대리운전 노동자), 개인정보 유출과 자고 있을 때도 위치정보 제공을 강요당해 울분에 찬 증언(한철희 서울 카카오 대리운전 노동자)이 있었다.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카카오모빌리티 사용자 측에게 수수료 10퍼센트로 인하, 유료 배차권 폐지, 등급제 폐지하고 안전 운임 보장, 대리운전보험 단일화 및 보험료 중복 부과 중단, 개인정보 보호 및 정보 인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들의 요구는 정당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순이익만 289억 원인데,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피땀을 쥐어짠 결과이다.

이 요구를 내걸고 앞으로 대리운전노조는 1인 시위 등을 이어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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