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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격차 해소 요구하는 삼성전자 DX 노동자들

사용자·정부·법원·언론의 총공세 속에서도 삼성전자 반도체 노동자들은 상당한 성과급을 따냈다. 그러나 삼성전자 사용자 측은 성과주의를 끝까지 완강하게 고수해, 삼성전자 노동자들 사이에서 성과급 격차가 크다.

반도체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메모리와 비메모리 부문의 성과 격차가 상당하다. 특히, 비반도체 부문인 DX(휴대폰, 가전 등) 노동자들은 매우 적은 보상만 받았다. (기존 제도에 따른 성과급 외) 이번 역대급 영업이익에 따라 비반도체 부문 노동자들이 받은 성과급은 600만 원가량이다. 메모리 반도체 노동자들의 100분의 1 수준이다. 그래서 DX 부문 노동자들의 소외감과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이제까지 삼성전자는 휴대폰·가전 등을 팔아서 얻은 수익을 반도체 투자에 사용해 왔다. 투자할 때는 사업 부문을 넘나들더니 막상 노동자 성과급 배분에서는 사업 부문별로 성과주의를 강요한 것이다. DX 노동자들은 “과거 DX가 벌어들인 수익이 반도체 투자 재원으로 활용됐던 것인만큼 지금의 성과 역시 DX의 기여 위에서 나온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최근 DX 부문 대표(노태문)가 노동자들의 불만을 달래겠다며 사과문을 올린 것이 부아를 돋웠다. DX 부문이 성과를 내기 위해 “원가 구조와 사업 운영 방식” 등을 점검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성과 압박 구조조정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옳게도 DX 부문 노동자들은 행동하기 시작했다. DX 부문 노동자들의 요구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해 온 동행 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동행노조)의 조합원 수는 2,000여 명에서 최근 2만여 명으로 성장했다.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도 1만 5,000명에서 2만여 명으로 늘었다.

현재 동행노조와 전삼노는 사용자 측에 보상 격차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사용자 측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10일부터 ‘준법 캠페인’ 등 단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동행노조는 직원 연봉계약 체결을 미뤄 달라는 공문을 사측에 보냈다. 잠정합의안 가처분 신청이 진행 중인 만큼 법원 판단까지는 합의안에 따른 연봉 지급을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번 합의에서 보상이 배제된 DX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필요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반면, 합의안을 지지한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요구가 불편하게 느껴질 듯하다.

타협

삼성전자 노동자 투쟁의 의의는 크다. 지배계급 전체가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파업을 위협해 특히 반도체 부문 노동자들이 상당한 임금 인상을 따냄으로써,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투쟁을 한국 사회의 중요한 화두로 올렸다.

안타깝게도 노조 지도부는 지배계급의 총공세에 직면해 두려워서 타협했다. 신생노조가 마주한 지배계급의 총공세는 결코 가볍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타협 때문에 올해 투쟁에서 DX 부문 노동자들의 요구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전삼노와 동행노조는 이번 투쟁 과정에서 영업이익의 1퍼센트(1인당 2,700만 원)를 동등하게 나누자는 안을 교섭안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했다. 초기업노조 지도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용자와 정부가 강경하게 나오는 상황에서 추가 교섭 요구를 제기하기가 부담스러웠던 듯하다. 또, 반도체 부문 노동자들의 반발도 우려했을 것이다.

그러자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 지도부에 불만을 제기하며 5월 초에 공동투쟁본부를 탈퇴했다. 불만은 이해가 되지만, 파업을 앞두고 공투본에서 이탈하는 것은 DX 부문 노동자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데서도 효과적이지 않았다. 반도체 부문 노동자들도 이런 행동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봤을 것이다.

그러자 매스 미디어가 DX 부문 노동자들의 불만을 부각시키는 식으로 노동자들을 이간질했다.

초기업노조 지도부가 처음부터 DX 부문 노동자들의 요구를 받아안고 함께 힘을 모아 싸우는 것이 전체 노동자들의 몫을 키우는 데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이 과정은 사용자 측이 강요하는 성과주의와 부문 간 성과 격차에 맞서 노동자들의 단결력을 높이기 위한 단호함이 필요했음을 보여 줬다.

현재 DX 노동자들이 투쟁의 화살을 사용자 측을 향해 겨누는 것은, 노동자들 간 반목과 갈등을 지속하는 것보다 좋은 일이다. 이 노동자들의 투쟁도 좋은 결과를 내기를 바란다. DX 부문 노동자들의 보상 격차 해소 투쟁에 초기업노조도 연대와 지지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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