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트랜스젠더 권리 지지가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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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극우는 트랜스젠더 공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트럼프다. 그는 2기 정부 출범 직후 “성별은 남성과 여성뿐”이라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금지하고, 트랜스 청소년들의 의료 지원을 중단하고, 스포츠에서 트랜스 학생을 배제했다. 이런 공격은 트랜스젠더 삶 전반을 겨냥한다.
한국의 반성소수자 극우도 갈수록 트랜스젠더 쟁점을 데마고기에 이용하고 있다. “여자 목욕탕에 남자가 웬말인가” 하는 식이다. 이번 서울 퀴어퍼레이드 반대 집회의 요구 중 하나도 ‘성 전환 수술 없는 성별 변경 반대’다.
트랜스젠더는 출생 시 지정받은 성별과 자신이 인식하는 성별이 다른 사람들이다. 그래서 많은 트랜스젠더들은 이름, 복장, 외모 등 성별 표현을 바꾸고자 한다. 일부는 의료적 조치나 수술을 통해 신체를 바꾸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동성애자들보다 더 잘 드러날 수 있고, 더 많은 혐오에 직면한다.
트랜스젠더의 존재는 이 체제의 ‘상식’ 즉, 성별은 태어날 때 정해져 평생 바뀌지 않으며 남성과 여성은 각자 정해진 역할이 있다는 생각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그 상식은 극우가 결사적으로 지키려 하는 성별 질서다.
올해 퀴어퍼레이드 반대 집회(그 핵심에 극우가 있다)의 슬로건은 “남녀의 결혼, 건강한 대한민국”이다.
극우는 “아동 보호”, “여성 안전”, “건강한 나라”를 트랜스젠더 공격의 명분으로 삼는다. 그러나 극우가 그런 문제에 진정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트랜스젠더에 대한 공포심을 부추기는 데 이용할 뿐이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자신의 세력을 키우고 체제에 대한 사람들의 불만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 한다.
극우가 강화하고자 하는 성별 고정관념, 혐오, 사회적 안전망 약화는 오히려 여성과 아동을 더 취약한 처지로 내몬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섹슈얼리티를 통제하는 핵심 시스템은 가족 제도다. 가족은 다음 세대 노동력을 재생산하고 사회화한다. 그 덕에 자본주의 체제는 엄청난 비용을 줄인다. 이를 위해 성별 고정관념과 가족주의 이데올로기가 끊임없이 동원된다. 극우가 지키려는 상식과 질서는 자본주의라는 계급 사회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트랜스젠더 권리를 반대하는 것은 비단 극우만이 아니다.
중도좌파를 자처하는 영국 노동당 정부도 ‘여성이란 생물학적 여성’이라는 생각을 제도화하려고 한다. 자유주의자들과 좌파 일부도 트랜스젠더의 젠더 정체성을 부정하는 이들이 많다. 그들은 인간 성을 오직 생물학적 성으로 환원한다.(이게 관한 비판은 본지 웹사이트에 실린 ‘유물론이란 무엇인가 - 성과 젠더에 대한 생물학적 결정론 비판’을 보라)
한편, 페미니즘 운동 일부에서도 트랜스젠더 권리와 여성의 권리가 대립된다는 생각을 공유하며 트랜스젠더를 배척한다.
이런 혼란과 문제적 타협은 극우가 트랜스젠더 혐오를 마치 여성 권리 보호인 양 포장하며 위선을 부리기 쉽게 만든다.
오늘날 그저 자유주의적 관용이나 권리 담론만으론 차별에 맞서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첨예한 상황에서 이 권리와 저 권리가 충돌하는 것으로 보이기 일쑤이고, 무엇보다 체제의 우선순위가 차별받는 사람들의 권리를 진정으로 보장할 여지를 계속 갉아먹기 때문이다.
여성 차별과 트랜스젠더 혐오는 모두 이 자본주의 체제에 뿌리박혀 있고, 둘 모두 성별 규범과 차별에 맞선 투쟁의 전진 속에서만 일부 완화될 수 있다.
트랜스젠더가 자신의 성을 정의할 권리를 지지해야 한다. 그 권리에는 지금 한국 트랜스젠더들이 요구하는 조건 없는 법적 성별 정정, 의료적 트랜지션에 건강보험 적용, 주민등록번호에서 성별 표기 삭제, 성중립 화장실 등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