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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내란 청산과 극우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극우의 “재선거” 요구에 동조하지 마라

6·3 지방선거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관리 부실 사태가 대규모 시위로 번졌다.극우는 이 사태를 교활하게 이용하고 있다.

송파구 개표소(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에 동참한 국민의힘 당대표 장동혁은 지방선거 전체를 무효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당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 대중의 정당한 불만을 이용하는 것이다.

국힘 다수가 오세훈 당선 후 재선거 얘기를 거둬들였지만, 나경원은 기회주의 우익답게 재선거를 지지하면서도 그것이 가능하려면 선거법부터 바꿔야 한다며 신중론과 재선거론 사이에 양다리를 걸쳤다.

잠실7동 투표소 시위와 올림픽공원 개표소 시위에 국힘 장동혁, 김은혜, 자유와혁신 대표 황교안, 전한길, 그리고 국제적인 부정선거 음모론자인 미국 극우 모스 탄이 방문했다.

이들 모두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해 온 대표적 윤어게인 정치인들이다.

다수 언론이 이 시위를 “개표소 시위”, “개표소 봉쇄 시위”라고 지칭하는 반면, 〈조선일보〉는 “참정권 시위”라고 명명했다. 〈조선일보〉의 우익 성향에 비춰 볼 때, 이는 선관위 규탄 정서를 우파 쪽으로 포섭하려는 지칭이다.

일반인들이 선관위를 규탄하고 불신의 정서를 표현하는 것과, 극우 세력이 주도면밀하게 “참정권”과 “재선거”를 외치는 것은 다르다 ⓒ조승진

선관위 규탄은 정당하지만 재선거 요구에 찬성해서는 안 된다

선관위 규탄은 완전히 정당하다. 이 때문에 정치 체제에 불신이 큰 사람들은 재선거도 요구해 볼 만한 일이라 생각하기 쉽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며 투표를 독려하던 나라에서 선거 관리만 전담하는 헌법기관이 유권자 수만큼도 투표용지를 인쇄하지 않아 투표지 부족 사태를 일으킨 것은 정치적 경험이 적은 보통의 청년들에게 매우 충격적일 수 있다.

게다가 발표 때마다 진상이 조금씩 달라진다. 투표용지를 추가로 보낸 투표소가 67곳이라고 하더니, 8일 저녁 발표에서는 총 140곳에 투표용지가 추가 송부됐고 그중 91곳에서 실제로 이 투표지가 쓰였다고 밝혔다. 3일 만에 투표지 추가 송부 투표소는 73곳, 실제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는 50곳에서 41곳이 늘어난 것이다. 그 결과 전국의 투표소 26곳에서 투표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서울 22곳)

이러니 불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선거 부실 관리가 투표권 행사에 지장을 주기는 했으나, 일반적으로 투표권 자체가 박탈됐다고 할 수는 없다. 투표용지 부족 선거구에서 공식 투표 시간 종료 후에도 연장 투표가 실시됐고, 의도적인 선거 결과 조작(부정선거)의 증거는 전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관위 규탄은 선거 부실 관리에 대한 조사와 수사 등을 통한 책임 규명과 징계, 처벌, 재발 방지책 마련 등으로 이어지는 것이 합리적이다. 지난주 서울 주요 대학 총학생회(중앙운영위원회)들이 발표한 선관위 규탄 성명이 그랬다. 학생 대표자들은 부정선거 음모론과 분명히 거리를 뒀다.

그러나 부정선거 음모론 극우 세력은 개표가 채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재선거”를 요구했다. 부정선거 증거도 없고 선거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부정선거라며 선거 무효부터 주장한 것이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선관위를 규탄하고 불신의 정서를 표현하는 것과, 극우 세력이 주도면밀하게 “참정권”과 “재선거”를 외치는 것은 다르다.

윤어게인 세력에게는 두 구호는 선택된 단어다. 중국과 북한이 한국의 민주당, 좌파들과 손잡고 한국을 독재 체제로 만들려고 몰래 부정선거를 자행하고 있으므로, 부정선거 ‘원천 무효’와 좌파 척결이 독재에 맞서 ‘참정권’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이 그들의 서사다. 이 서사는 윤석열 친위 쿠데타의 명분이었다.

그들이 3·15 부정선거를 언급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다. 지난해 ‘국민저항권 발동’ 선언 이후 벌인 서부지법 폭동을 자신들이 4월 혁명에 빗댄 것의 연장선이다.

재선거 구호와 참정권을 과장되게 해석하는 것은 극우 대중에게 보내는 위장 신호다. 그래서 지금 그들에게 재선거의 실현 가능성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실제로 운동 지휘부가 선거 무효 소송을 준비하는 낌새도 전혀 없다.

이 점만 봐도 극우 세력은 사람들을 기만하고 있다.

극우가 재선거로만 구호를 제한한 것은 책략이다 ⓒ조승진

극우는 정당한 불만을 이용해 사람들을 속이려 한다

여러 언론이 주목한 6월 6일(토) 낮 송파 개표소 봉쇄 시위는 잠실7동 개표소 시위를 주도한 극우 청년들이 이동해 진행한 5일 시위와 양상이 조금 달랐다.(개표소 시위는 “부정선거 중국개입” 같은 인쇄된 팻말이 쓰였다.)

밤새 시위대 지휘부는 참가자들의 의견을 조율해 “참정권”과 “재선거”를 핵심 구호로 삼고, 외치는 구호는 “재선거”로만 하기로 했다.

6일 핸드볼경기장 주변 곳곳에는 “재선거” 구호만 외치고 태극기 외 깃발(성조기, 이스라엘기 등)은 들지 말자는 대자보가 붙었다. 그러나 들지 않는다고 해서 성조기가 현장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 시점에서 송파 개표소 시위를 주도한 극우 청년들은 제한된 구호만 외치는 것이 공평무사하게 선거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을 하는 것처럼 보여,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자신들이 주도하는 운동으로 포섭할 수 있다고 봤을 것이다.

개인들의 자발적인 참가처럼 보이게 하려고 인쇄된 팻말을 금지하고 스케치북에서 뜯어낸 도화지에 매직으로 “재선거,” “We are fighting for rights to vote” 등 통일된 구호를 써서 참가자들에게 나눠 줬다.

때마침 이날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광화문과 청와대 앞에서는 전광훈·전한길, 국힘 김민수가 주도한 집회 등이 크게 열렸다. 윤어게인 파들이 대놓고 이번 사태를 반이재명 투쟁(심지어는 하야 투쟁)으로 이어 가려고 연 집회였다.

즉, 6일 낮에는 강성파들이 없었다. 그 덕에 딱히 극우가 아닌 시민들이 낮에 농성장에 와서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은 듯하다. 즉, 주도자들의 위장과 6일 도심 집회들로의 동원 분산 때문에 올림픽공원은 비극우 시민들이 주도한다는 착시가 일어났다.

그러나 앞서 봤듯이 송파 개표소 봉쇄 농성도 극우 청년들이 초기부터 주도했다. 그들은 구호를 조율하고 음식 등 지지 물품, 시위 물품 등을 관리·배분했다. SNS 등의 ‘애국 시민’들에게 시위 지원을 호소했다. 그 와중에 아이유, 박보영 등 윤석열 탄핵 운동을 지지했던 연예인들에게 조직적으로 악플이 달린 것은 우연이 아니다.

잠실7동에서든 올림픽공원에서든 그들은 건물 출입자, 주변 행인, 택배 기사들을 상대로 불법적인 검문·검색을 거칠게 벌였다. 신분증 제시, 가방 검색, 중국인 여부 체크(“시진핑 개×× 해 봐!”), 폭언 등을 일삼았다. 심지어 혐중파 이준석마저 ‘당신 엄마 중국인이냐’는 공격을 받았다.

농성자들은 자신들을 제지하는 경찰들을 “공안”이라고 불렀다. 중국에서 경찰을 “공안”으로 부르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지하지 않는 참가자들은 위협을 느꼈다. 그 반대는 전혀 아니었다.

지금은 6일 밤부터 당일 도심 집회에 갔던 이들이 대거 올림픽공원에 합류하면서 7일부터 농성자들 내부 판도가 바뀌었다. “재선거” 구호를 “부정선거 재선거”로 바꾸자는 쪽이 다수가 된 듯하다.

그 뒤로 청소년 여자 핸드볼 선수들이 핸드볼경기장에 훈련용 물품을 가지러 왔다가 둘러싸여 봉변을 당했다. 부정선거 증거를 빼돌리려는 것이라며 둘러싸고 가방 등을 뒤졌다. 양말까지 벗겨 보자는 말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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