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 만회, 유리한 종전 협상 위해 이란 폭격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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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야수가 가장 위험하다. 이란에 굴욕을 당해 온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에 더 유리한 종전 합의를 위해 공격을 퍼붓고 있다.
미국은 7월 7~8일 이틀 연속으로 이란에 미사일을 퍼부어, 48시간 동안 “표적” 170개를 타격했다고 주장한다.
중동에서 미국 제국주의의 이익을 지키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격으로 이란의 군사력이 “더한층 약화”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정권은 바레인·쿠웨이트·카타르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공격했다.
미국과 이란이 6월 17일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교전이 재개된 것이다.
전쟁 동맹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는 7월 8일 미국-이란 합의에 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내 생각에 그건 끝장났다. 더는 그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다. 그들은 쓰레기다. 정신 나간 사람들이 그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들은 사악하고 폭력적이다.”
트럼프는 왜 양해각서에 서명했던 것일까? 트럼프는 이례적이게도 꽤나 솔직하게 이유를 밝혔다. “경제 재앙을 원하지 않았다. 전쟁을 계속했다가는 경제 재앙이 닥쳤을지도 모른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페르시아만에 이르는 지역을 첨단 기술 자본의 낙원으로 만든다는 비전을 공유했다. 이런 비전이 나온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의 세계적 제국주의 경쟁이 있다. 중국은 중동으로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
지난 2월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이란 정권이 단숨에 무너질 것이라고 트럼프를 설득했다.
그러나 이란 정권이 무너지기는커녕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자 트럼프는 빠져나올 구멍을 찾기 시작했다.
미국-이란 합의는 미국에게 굴욕이었다. 그리고 미국과 미국의 경비견 국가 이스라엘 사이의 긴장을 키웠다.
협상의 핵심 쟁점 하나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계획이다. 양해각서 제8조는 다음과 같이 명시했다. “이란이슬람공화국은 핵무기를 획득·개발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금 확인한다.”
미국과 이란은 “상호 합의할 방식”에 따라 “비축된 농축 물질을 처리하는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그 방식은 “제7조에 언급된 일정에 따라,” 즉 대(對)이란 제재가 해제되면 합의될 것이었다.
양국은 “최종 협상에서 만족스러운 틀을 합의하는 것을 전제로 [우라늄] 농축과 이란이슬람공화국의 핵 필요와 관련해 그 외에 상호 합의된 사안들”을 논의하기로 했다.
제9조는 미국과 이란이 “최종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이었다.
이란은 “핵 개발 계획을 현재 상태로 유지”하고 미국은 “새 제재를 부과”하거나 “역내에 병력을 추가 투입”하지 않기로 했다.
이 협상으로 가능한 결과는 2015년 당시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이란과 체결한 협정보다 미국에 덜 유리한 것일 듯하다.
2015년 당시 협정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농도를 3.67퍼센트로 제한했다. 핵 반응로에는 쓸 수 있지만 무기로는 쓸 수 없는 농도다.
트럼프는 첫 임기 중이던 2018년에 이 협정을 파기했다.
지난달 트럼프는 새 합의에서도 같은 수준의 제한을 부과하려는 것이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이렇게 엄포를 놓았다. “이란은 비군사적 목적으로만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다. 앞으로 영원히 그럴 것이다.”
현재 트럼프는 미국의 체면을 살리려는 샅바 싸움을 하고 있는 듯하다. 8일 트럼프는 이렇게 내세웠다. “이것은 진짜 전쟁이라기보다는 이란 비핵화 작업이다.
“유일한 목적은 핵무기를 빼앗는 것,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비핵화”해야 할 중동 국가가 있다면 그것은 식민 정착자 국가인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중동 유일의 핵무기 보유국이다. 이스라엘은 핵확산금지조약(NPT) 비준을 거부하고 있으며, 자국 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제국주의가 위기로 더 깊숙이 휘말리고 전쟁을 확대하는 지금, 우리의 과제는 우리가 있는 곳에서 정부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이란 정권이 ‘반제국주의적’인가?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군사적으로 패배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에 미사일이 떨어질 때마다 환호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란 정권을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이란 정권은 원칙 있거나 일관된 “반제국주의” 세력이 아니다. 가자지구의 상황이 이를 상기시켜 준다.
팔레스타인 민족 해방 운동 단체 하마스는 이번 주에 가자지구 통치권을 가자 행정위원회(NCAG)에 이양하겠다고 발표했다.
협상에서 이란 정권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중동 전역에서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협상 대상에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이란 정권은 더 유리한 조건으로 세계 체제에 다시 통합되기를 바라며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한편, 하마스 정치 지도부에 망명지를 제공해 주고 있는 카타르는 지난해에 하마스를 압박했다.
지난해 여름 이스라엘이 카타르 수도 도하를 폭격하자 트럼프는 이를 이스라엘에 가자 ‘휴전’ 체결을 종용하고 카타르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기회로 이용했다.
트럼프는 백악관 집무실을 방문한 네타냐후가 카타르 총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과 카타르가 기초한 사과문을 읽게 했다. 트럼프는 카타르에 미국의 군사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카타르의 고위 관료 한 명이 배석해 네타냐후가 사과문을 그대로 읽는지 확인했다고 한다.
그 후 미국·이스라엘·카타르는 “상호 안보 강화, 오해 불식, 향후 갈등 방지를 위한 대화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걸프 연안국들과 연계를 구축한다는 더 광범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지난해 여름 카타르는 하마스가 가자 통치권을 포기하게 한다는 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카타르는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규탄”했는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의 입장과 더 가까워진 것이다.
카타르가 재정을 대는 언론 알자지라는 팔레스타인 저항에 대한 보도 수위를 낮추는 쪽으로 편집 방침을 변경했다.
그렇다고 해서 위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 하마스는 자진 해산하지도, 무장을 해제하지도 않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여전히 하마스 무장 해제를 요구한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땅을 더 많이 차지하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
가자 행정위원회는 “권한이 명확한 단일 법규, 이 단일 기구[가자 행정위원회]의 관할 하에 있는 단일한 군대”를 인수 조건으로 요구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용맹하게 싸웠고 궤멸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하마스는 여전히 중동 국가들의 지원에 의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에는 대가가 따랐다.
희망은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중동 정권의 지원에 있지 않다. 해방으로 가는 길은 보통 사람들이 제국주의, 신자유주의, 자국 지배자들에 맞서 들고일어나는 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