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경영결정 교섭권 막은 노동부 시행지침:
이재명 정부의 줬다 뺏기 노동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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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영업이익 N퍼센트 성과급 요구를 교섭 대상에서 제외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 시행지침을 발표했다. 아울러 공장 신설, 이전, 사업 매각, 인공지능(AI)과 로봇 도입 등 경영상 결정도 교섭 대상에서 배제했다.
현재 고용노동부장관 김영훈은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이다. 그럼에도 노동부는 기업주의 이익을 앞세우며 노동자들의 교섭권과 파업권을 제약하는 지침을 내렸다.
올해 삼성전자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이후 ‘영업이익의 N퍼센트 성과급’ 요구가 여러 사업장으로 확산했다. 이는 노동자들이 땀 흘려 일군 성과를 분배하라는 정당한 요구다.
또한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을 쟁의 대상에 포함했다. 이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2009년 정리해고에 맞서 77일간 파업을 벌이는 등 노동계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내용을 일부 반영한 결과였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국회 입법 협상 과정에서 누더기가 되는 우여곡절 속에서 그나마 몇 개 지켜낸 노란봉투법의 개혁적 조항마저 시행지침 변경으로 무력화하려 한다.
하청 노동자들이 기대한 원청 교섭이 사실상 겉도는 상황에서, 파업권과 교섭권마저 후퇴시키려 하는 셈이다. 그야말로 줬다 뺏는 노동 개악에 다름없다.
윤석열 정부를 비롯해 우파 정부는 그동안 개악 정책을 추진할 때 국회나 반대 여론을 피해 시행령·시행지침을 적극 활용해 왔다. 이재명 정부 역시 시행지침을 앞세워 헌법에 보장된 노동 기본권을 침해하려 든다.
일각에서는 시행지침에 법적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이 미미할 것이라 보지만 현실은 다르다. 지난해 말 정부가 행정지침에 “법률과 예산으로 정해진 근로조건은 교섭의 직접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조항을 명시한 뒤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원청 교섭은 원천 봉쇄됐다.
정부의 친기업 기조가 짙어지자 우파와 기업주들은 노란봉투법을 아예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노란봉투법 시행지침의 즉각 폐기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후약방문 같은 성명이다.
지난 5월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영업이익 N퍼센트 성과급 요구를 내걸고 파업을 예고했을 때, 양대노총 지도부는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를 비판하면서도 노동자들의 구체적인 요구와 투쟁에 연대하기 위한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성과급 요구를 “정당한 문제 제기”라고 변호하는 논평을 낸 게 다였고, 민주노총 지도부는 그런 입장마저도 내놓지 않았다. 그래 놓고는 민주노총은 잠정합의 발표 뒤에 삼성전자 노조가 하청 노동자 및 지역사회와 연대하라고 훈수를 뒀다. ‘너나 잘 하세요’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몇 달 뒤 정부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이런 허점을 파고들었다. 어안이 벙벙하게도 노동부가 시행지침을 발표한 바로 그때 민주노총·한국노총 위원장은 비공개 차담회를 열고 사회적 대화 추진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