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보수 지향 개각으로 지지자들에게 배신감만 안겨 주는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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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 이재명 정부의 중폭 개각은 최근의 정치 위기를 더 분명해진 중도보수 노선 지속·강화로 돌파하겠다는 뜻이다. 그러기는커녕 이재명을 더한층 수렁으로 몰고갈 것이다.
실패한 경제 관련 부처들의 관료 내부 승진, 한미동맹 현대화에 앞장선 외교·안보 라인 유임 등의 인사는 지지층의 불만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치 않는다는 뜻이다.
출범할 공소청을 관할할 법무부 장관 후보 내정자 김승원은 판사 출신 의원으로, 검사 수사권 폐지, 이재명 재판 공소 취소에 앞장서 왔다(공소취소 의원모임 공동대표). 이재명은 정부 전반 기조에서는 우파와 타협하면서도 우파의 대통령 재판 재개 공세에 대해서는 방어책을 편 것이다.
예산·조직·정책강제력 면에서 핵심 정부 기관이 아닌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인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내정 논란은 개각의 우파적 본질을 가린다.
“기업가형 국가”
개각 교체 대상에서 제외됐던 청와대 정책실장 김용범은 반발 속에서 9월 1일 ‘자진’ 사퇴했다.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 장관도 경질됐지만, 그들 지휘하에 실무를 담당했던 해당 부처 차관들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친기업적인 성장 우선(“기업가형 국가”) 노선의 지속 기조를 분명히 한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이소영)와 청와대 AI수석 자리(이해민)에도 친시장경제 성향이 뚜렷한 의원들을 지명했다.
민주당 의원 이소영은 한때 진보 정당(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도 몸담았었지만,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거쳐 주주자본주의와 주식시장 활황을 통한 성장론을 대변하는 의정 활동을 해 왔다. 청와대 AI수석으로 내정된 조국혁신당 의원 이해민은 구글 출신이다.
우파는 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 의원의 내정이 왼쪽 품기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두 당은 좌파 정당이 아니다.
군부 출신 국방장관의 귀환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군부 출신이자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강신철을 국방부 장관에 임명한 것이다.
강신철은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계엄사령부 공식 지휘계통에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윤석열의 계엄 음모를 사전에 알았는지, 어떤 입장이었는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미연합사령관을 겸직하는 주한미군사령관과 강신철이 윤석열의 군사 쿠데타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고 상의했는지 불분명하다는 뜻이다.
대통령 스스로 육군사관학교가 군사 쿠데타의 산실이라며 육·해·공 사관학교를 통폐합하겠다고 밝혔으면서, 막상 국방부 장관에 육사 출신 장성을 앉히려 하는 것이다.
최근 주한미군사령부와의 껄끄러운 관계와 전시작전권 전환 협상 등을 크게 고려한 조처로 보인다. 강신철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시절 현 주한미군사령관 제이비어 브런슨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동시에 내란 청산을 명분으로 한 장성 인사와 육사 폐지론 등으로 불만이 쌓인 군부, 특히 육사 출신 엘리트들을 달래려는 목적도 깔려 있다. 이로써 지지부진하던 군 내부의 내란 청산은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 한다.
진보당은 외교·안보 라인의 유임을 비판하면서도 놀랍게도 국방부 장관 임명에 지지를 표명했다. 이번 개각의 핵심을 사실상 용인한 셈이다. 김종훈 진보당 대표는 유튜브 ‘김종훈 TV’에서 개각 인사를 옹호했다. 정의당은 위성정당을 이유로 용혜인 지명 철회 등을 요구하며 개각 전반을 비판했으나, 정작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