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노란봉투법 무력화 시도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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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 무력화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미 11월에 노동부는 하청 노동자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은 바 있다. 원청과의 교섭에서 원하청 노조들이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교섭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면 노동자들, 노조들 사이에 경쟁이 조장되고, 하청 노조들의 실질적 교섭권은 크게 제약될 것이다. 이 시행령 개정안은 1월 5일 입법 예고기간이 종료돼 곧 시행된다.
12월 26일에는 이런저런 제약 조건을 걸어 원청 사용자성을 크게 후퇴시키는 해석지침을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받는 것은 법적으로 직접고용 책임을 인정받는 것만큼이나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하청 노동자들은 노란봉투법으로 “진짜 사장”과의 교섭이 확대되길 기대했지만, 원청과의 교섭이 크게 제약되는 것이다.
또 애초 노란봉투법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도 쟁의 대상에 포함시켜, 파업권을 부분적으로나마 확대할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이번 행정지침에서 “합병, 분할, 매각 등”은 파업 대상의 아니라고 못 박았다. 정리해고 등 사후적인 구조조정에서의 피해만 파업권을 인정하겠다고 제한한 것이다.
이와 같은 후퇴는 노란봉투법이 노동자 투쟁을 자극할까 봐 걱정하는 사용자들의 요청을 수용한 것이다. 이를 위해 법안 통과 과정에서 이미 후퇴한 노란봉투법을 더 후퇴시키려는 것이다. 최근 정부는 재정 건전성과 긴축을 강조해 온 반노동·친기업 정치인인 이혜훈을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지명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기업주와 우파들의 반발을 약화시키겠다는 계산이겠지만, 이런 후퇴는 오히려 그들의 기를 살려 줄 것이다.
얼마 전 이재명은 비정규직도 최저임금 이상의 “적정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금과 처우 개선을 위해 수개월째 투쟁하고 있는 인천공항 자회사 노동자들이나, 기본급이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 코레일 자회사(코레일네트웍스) 등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은 외면하고 있다.
이런 정부의 태도는 정부와의 대화와 협상 추구 노선으로는 개혁 후퇴를 저지하기 어려울 것임을 보여 준다.
12월 29일 ‘비정규직 이제그만’은 노란봉투법을 무력화하는 시행령 개정안 폐기를 촉구하며 서울고용노동청 농성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은 정부의 노란봉투법을 무력화 시도를 비판해 왔다. 그러나 하루 집회 이상으로 이를 저지할 실질적인 투쟁 계획을 내놓고 있지 않다.
정부의 개혁 후퇴에 맞서 기층의 투쟁이 전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