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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중동 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북한군 포로 한국행이 드러낸 이재명 식 줄타기 외교의 취약성

한국 정부와 우크라이나 정부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재명은 젤렌스키가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행 관련 비밀 유지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비밀 유지 합의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북한군 포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다가 지난해 1월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다. 그들은 북한 정찰총국 소속 병사였다. 북한 국가에 의해 전쟁터에 끌려온 노동계급의 일원이자, 미국 등 서방이 지원하는 대리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벌이는 제국주의 간 전쟁의 희생양이다. 이들은 일찍이 언론을 통해 한국행을 원한다고 밝혔다(2025년 1월 27일 〈문화방송〉 ‘피디수첩’이 방영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군’). 당연히 이들의 의사는 존중돼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과 정부 당국의 비공개 판단을 존중”하고 국민의힘(국힘)의 대정부 공세를 비난하는 것에 그치면(진보당처럼) 대중에게 진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비공개 외교를 반대하는 것은 오래된 좌파 원칙이다.

게다가 이재명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민감한 쟁점 하나인 포로 문제에서 직접적인 당사자가 됐다.

젤렌스키와 이재명이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을 합의한 것은 인도주의와 무관하다. 군사 전략가 클라우제비츠가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속”이라고 지적했듯이, 포로의 교환·석방·송환은 (인도적 의무로 가장할 때조차) 국가의 정치적 이해관계, 군사적 필요성, 외교 협상에 철저히 종속된다.

이재명과 젤렌스키는 이미 7월 튀르키예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한군 포로 문제를 논의했다 ⓒ출처 청와대

무기 지원 압박 카드

북한군 포로 문제는 지난 7월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재명과 젤렌스키가 만났을 때 핵심 의제의 하나였다.

젤렌스키는 북한군 포로의 한국 이송과 한국의 무기 지원을 맞바꾸고 싶어 했다. 그래서 북한군 포로 2명을 인도받는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국민 수천 명을 석방하겠다는 러시아의 제안을 거절했다.

8월 들어 한국에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요청이 쇄도했다. 8월 9일 젤렌스키는 한국 방공 시스템 지원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8월 23일 미국 전 부통령 마이크 펜스가 한국 미사일을 미국에 제공하고 미국이 이를 중동·우크라이나·유럽 동맹국에 배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얼마 뒤 트럼프는 한국의 천궁-Ⅱ를 우크라이나에 판매하도록 압박해야 한다는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자신의 측근 마크 티센이 쓴)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이 무렵 국내 우파 언론도 북·러 밀착 가속화(대규모 추가 파병 가능성 등)를 견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조선일보〉 외교안보 에디터 이하원, 8월 12일 자).

사실 이재명 정부는 그전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을 주도하는 유럽 국가들과 안보 협력을 강화해 왔다. 미국의 패권이 약화되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 틈바구니에서 한국 지배계급이 제국주의 시스템 안에서 더 큰 영향력을 얻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정부의 요청에 따라 한국군이 보유한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을 제공하는 방안과 그 대안으로 천궁-II 제공을 검토한 바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가 선뜻 무기 지원을 하지 않고 이리저리 재는 듯하자, 젤렌스키는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의 한국 이송을 전격 공개한 것이다. 한국을 포로 문제라는 민감한 쟁점에서 이해당사자 지위에 올려 무기 지원을 압박한 것이다.

젤렌스키는 북한군 포로의 한국 이송 사실만 공개한 게 아니다. 그는 북한의 참전을 강조하면서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탄도미사일과 드론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이것이 아시아 국가들의 안보 문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는 서방(그러나 한국도)의 전쟁 개입 수위를 극대화해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시키고자 한다.

한편, 이재명은 북한군 포로의 한국 이송을 정치 위기 돌파에 이용하고 싶어 했던 듯하다. “국정 지지율 만회에 명백히 도움될 북한 포로 국내 송환 사실을 공개하자는 내부 주장이 왜 없었겠습니까?”

문제는 공개에 따른 정치적 파장을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북한군 포로 한국 이송은 “외교, 안보, 한반도 정세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매우 예민한 의제”(이재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재명 정부는 러시아·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해 북한군 포로의 한국 이송을 비공개에 부치기로 우크라이나 정부와 모호하게 합의한 듯하다.

실제로 한국은 러시아와의 경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고위 관료들은 한국과 러시아의 경제 관계가 심화되는 것에 대해 깊은 불만을 표명하며, 지난 7월 정제유 약 3만 톤이 러시아로 수출된 사례를 지적했다.”(〈파이낸셜 타임스〉, 9월 28일 자)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 공격으로 연료 부족을 겪는 러시아를 한국이 도운 것이다. 이 기사에 따르면, 한국은 그 뒤 8월에 러시아의 협력이 필요한 북극항로를 통한 시험 항해를 했다.

북한군 포로 한국 이송 문제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북·대러 관계 관리를 동시에 추구하려는 이재명 식 줄타기 외교가 매우 불안정하고 취약함을 드러냈다.

국힘은 북한군 포로 한국 이송 문제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과 함께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불신을 확산시킬 쟁점으로 삼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김정은의 심기를 관리”하기 위해 송환을 숨기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힘은 이재명 정부가 미국 등 서방의 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일절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북한군 포로 한국 이송 문제의 진정한 핵심이다. 이재명 정부는 미국 등 서방을 편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여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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