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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중동 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북한군 포로 이송:
비밀 외교가 왜 문제인지도 모르는 이재명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이송 문제를 둘러싸고 이재명 정부와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정부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젤렌스키 정부는 북한군 포로를 한국에 대한 지원 압박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젤렌스키 정부가 한국을 전쟁에 끌어들이려 하는 것을 규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좌파는 마땅히 이재명이 비밀 외교를 정당화하는 것을 강하게 비판해야 한다.

젤렌스키의 발언 이후 이재명은 우크라이나가 “비공개 합의”를 어겼다며 SNS(엑스)를 통해 비난을 이어 갔다. 비밀 외교가 떳떳한 일이라도 되는 양 합의 내용은 쏙 빼놓고 비공개 합의를 어긴 것만 문제 삼았다.

이재명은 다음과 같은 논리로 젤렌스키 정부와의 비밀 약속을 정당화했다. 첫째, 포로 이송은 외교·안보·한반도 정세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민감한 사안이다. 둘째, 공개하면 당사자의 생명과 국가 안보·국익을 해칠 수 있으므로 비공개가 타당하다.

그런데 한반도 정세에 그토록 큰 영향을 끼치는 사안을 왜 대중에게 비밀로 하는가? 그것이 이재명이 말하는 실용주의라면, 그것은 지나치고 고상한 표현일 것이다.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민주주의는 언제든 엿 바꿔 먹을 수 있다는 극도로 얄팍한 기회주의일 뿐이다.

물론 두 북한군 포로의 신원, 이동 경로, 북한에 있는 가족에 관한 정보처럼 안전과 직결된 사항은 비공개에 부쳐야 한다.

그러나 포로와 그 가족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과 정부 간 협상의 정치적 내용을 감추는 것은 전혀 별개의 일이다.

이재명이 비밀에 붙이고자 한 대상은 다름 아닌 한국의 보통 사람들이고, 이것은 적어도 대중의 판단력을 멸시하는 엘리트주의이고 최악의 경우 대중의 이익과 안전에 엄청난 위험을 가져올 수 있는 거래를 숨기려 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서방의 편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 방안을 검토해 왔다(국민의힘은 이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가령 이재명 정부는 지난 2월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우회 지원 프로그램 PURL 참가를 검토하고 있었다.

이재명은 야당 대표 시절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를 놓고 윤석열 정부에 외교의 진상을 국민에게 공개하라고 요구했고, 안보를 이유로 한 답변 회피를 추궁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더니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과 연계됐을 가능성이 대단히 큰 사안에서 비밀 외교를 정당화하고 당연시하고 있는 것이다.

‘국익’의 실체와 진짜 수혜자

이재명 정부는 북한군 포로 이송 비공개가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국익은 보통 사람들의 이익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비밀 외교가 필요한 것은 이재명 정부와 지배계급이다.

이재명 정부는 줄타기 외교(‘실용 외교’) 속에서 서방 제국주의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란 전쟁 파병을 추진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관리하려 하고,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외교적 운신의 폭을 확보하려 한다.

북한군 포로 문제는 한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과 떼어 놓을 수 없다. 젤렌스키 정부는 북한군 참전을 부각하며 한국의 지원 확대를 요구해 왔다. 이재명 정부에서도 무기 지원, 방공 체계, 군사 정보 협력 등이 계속 거론돼 왔다.

또한 한국 지배계급은 한국 자본주의의 위상을 높이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 같은 국제적 전쟁에서 한국이 한몫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지배계급의 이해관계가 걸린 일들을 대중의 감시 없이 추진하는 데 비밀 외교가 유용한 것이다.

자국 정부의 전쟁 관여에 맞서기

따라서 좌파는 이재명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방식으로 관여하고 있는지, 북한군 포로 문제를 계기로 우크라이나 정부와 어떤 군사·정보·외교 협력을 논의했는지, 왜 그 내용은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는지 분명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진보당이 포로와 가족의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고 한 것은 타당하지만 “대통령과 정부 당국의 비공개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힌 대목은 문제다.

진보당은 트럼프의 대미 투자 발표에 대해서는 “정부는 국민 앞에 진실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며 “밀실 야합으로 처리하는 것”을 비판했다. 이런 비밀 외교 비판이 일관되게 적용돼야 한다.

이재명이 “그런 거래는 없었다”고 말한다고 해도 곧이곧대로 믿어 줄 일은 아니다. 북한군 포로 문제 외에도 이재명 정부는 여러 중대한 대외 정책을 비공개로 추진하고 결정하고 있다. 이란 전쟁 파병, 대미 투자, 핵잠수함 도입, 중동과 유럽 등 전쟁 지역으로의 무기 수출, 한미·한미일 군사 훈련 등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미국 등 서방 편에서 친제국주의 행보를 확대하는 것은 국힘 등 극우의 의제들을 정당화해 주는 일이다. 이는 공세적인 극우의 기를 더한층 살려 주는 일이다.

둘의 갈등은 친서방 안에서다 ⓒ출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밀 외교 반대가 좌파의 원칙이다

비밀 외교 반대는 역사적으로 좌파의 오랜 원칙이다. 그리고 그 원칙은 노동계급 국제주의에서 도출된 것이다.

고전적 사례는 볼셰비키다.

볼셰비키는 러시아 정부의 비밀 외교를 단호히 반대했다. 볼셰비키의 비밀 외교 반대는 자유주의자들의 추상적인 ‘투명성’ 원칙이 아니었다. 자본주의 정부들이 지배계급의 이익과 전쟁 목적을 위한 국가 간 흥정을 노동자들에게 숨기는 것에 반대한 것이다.

즉, 노동계급 국제주의 원칙 아래 자본주의 정부들이 국제 노동계급의 이익을 거스르는 협상과 결정을 내리는 것을 폭로하고 그것에 맞서 싸우는 것이었다.

가령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각국 정부는 노동자들에게 ‘방어’, ‘평화’, ‘국민의 안전’ 운운하며 전쟁 선동을 하고, 뒤에서는 영토·동맹·전후 질서를 놓고 서로 거래하고 협상했다. 그 사이 전쟁터에서는 수많은 사병이 무참히 죽어 나가고 후방에서는 대중이 혹심한 내핍을 강요받았다.

레닌은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아래서도 비밀 외교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가장 민주적인 국가를 포함해 그 어떤 부르주아 국가에서도 외교 정책이 공개적으로 수행되는 일은 없다. 어디에서나 민중은 기만당하고 있으며, 민주적인 프랑스, 스위스, 미국, 영국에서는 다른 나라들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광범하고 훨씬 더 교묘한 방식으로 이러한 기만이 자행되고 있다.”

트로츠키는 자본주의 정부들이 외교를 비밀에 부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비밀 외교는 재산을 소유한 소수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다수를 속이는 데서 필수적인 무기이다. 전 세계적인 영토 병합 계획과 탐욕스러운 동맹, 그리고 음모를 일삼는 제국주의는 비밀 외교를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켜 왔다.”

1917년 10월 혁명 이후 기존 국가를 폐지하고 노동자 국가를 수립하고 나서야 차르 정부의 외교 비밀문서들과 비밀 조약들이 공개될 수 있었다. 그 결과 영국과 프랑스가 중동을 몰래 나눠 갖기로 한 사이크스-피코 협정 같은 제국주의적 거래도 드러났다.

트로츠키는 독일 정부와의 브레스트-리토프스크 협상에서 회의록을 공개해, ‘민족 자결’을 명분으로 포장한 독일 정부의 영토 지배 계획을 폭로했다. 그것은 독일의 노동자 형제자매를 향해 자국 정부에 맞서라는 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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