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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유럽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이 확전 위험을 키우고 있다

유럽을 덮친 이 폭염에 앞으로 우리는 점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한편, 유럽의 변경에서는 두 주요 전쟁이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 그중 하나인 미국-이란 전쟁에 유럽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그 전쟁의 경제적 파장을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다.

반면, 나머지 하나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럽연합(EU)과 영국은 우크라이나의 핵심 뒷배 역할을 넘겨받았다. 러시아를 상대하는 일을 유럽 제국주의에 맡긴다고 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국가안보전략대로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역할 변화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위험해지는 가운데 이뤄지고 있다.

유럽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은 러시아의 확전 시도 위험을 높인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와 영·프·독·폴 정상 ⓒ출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몇 달 전에만 해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돈바스 지역을 차지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러시아군은 엄청난 인명 손실을 내면서도 제공권과 병력과 물자의 우위를 바탕으로 더디지만 확실하게 전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세가 변했다. 우크라이나의 정밀 타격 기술 우위 덕분이다. 이란도 같은 기술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을 저지하고 반격에 나선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1인칭 시점(FPV) 자폭 드론을 양산해 왔다. 이 드론은 매우 정밀한 유도가 가능하고, 광섬유 케이블을 쓰면 전파 교란으로 무력화시키기가 매우 어렵다.

드론은 우크라이나가 전선에서 병력 부족을 만회하고 러시아군의 전진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됐다. 장거리 드론은 러시아 영토 수백 킬로미터 안쪽까지 타격하는 ‘종심 타격’을 가능케 했다. 정유소를 불사르고,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승기념일(5월 9일) 열병식 규모를 축소시키고, 러시아가 2014년에 장악한 요충지인 크림 반도를 일시적으로 고립시키기도 했다. 6월 28일 러시아 대통령 블라미디르 푸틴은 우크라이나 폭격 때문에 연료가 “일정 정도 부족하게 됐다”고 시인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의 이런 공세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EU는 우크라이나의 군수 생산을 위해 900억 유로의 차관을 제공했다. 일부 군수 생산은 독일·영국·덴마크 등 더 서쪽으로 이전되고 있다. 러시아를 약화시키는 것뿐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갈고닦은 정밀 타격 기술을 전수받는다는 목적도 있다. 영국 해군은 재래식 구축함 대신, 드론 운용이 가능한 ‘공용 전투함’을 적어도 여섯 척 주문했다.

우크라이나의 최근 성공으로 유럽 각국 지배자들은 전보다 들떠 있고, 전쟁 담론을 부추기며 군비 지출 증대를 정당화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전문가 매슈 블랙번은 이렇게 지적한다. “핵강국의 전략 자산과 지도부를 타격하는 것은 냉전 시기에도 없었던 일이다.”

레닌은 프로이센의 위대한 군사 사상가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를 즐겨 인용했다. 클라우제비츠가 남긴 가장 유명한 말은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제국주의 국가들, 지역 강국들 간의 경제적·지정학적 쟁투가 갈수록 대세가 되고 있는 지금, 각 행위자들의 이해관계는 무엇인가?

미국-이란 전쟁과 관련해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미국과 이란이 지난 주말 동안의 교전에도 불구하고 십중팔구 전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트럼프의 허풍과 달리, 이란 정권 교체 시도는 대가가 너무 큰 것으로 드러났다.

푸틴의 셈법은 다르다. 푸틴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 너무 많은 것을 쏟아부어서 물러서기가 어렵다. 러시아는 제공권을 바탕으로 활공 폭탄[항공기에서 투하돼 먼 거리를 활공하는 폭탄 — 역자]을 우크라이나의 전선들과 도시들에 투하하고 있다. 동시에 자체 드론 역량을 기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랙번은 러시아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의 핵심 기간 시설을 파괴하는 것”은 삼갔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렇게 덧붙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부 타격을 자제하는 바람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심장부를 깊이 타격해 러시아에 망신을 줄 기회만 얻고 있다고 러시아 지도부가 판단하게 되면, 셈법은 바뀔 것이다. 그러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기간 시설을 타격하지는 않고 다른 방식으로 종심 타격의 비대칭성을 교정하고 억제력을 회복하려 할 것이다. 바로 우크라이나가 보유하게 된 새 역량의 진정한 원천, 즉 유럽의 물류 허브와 제조업 시설을 타격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은 세계에서 핵탄두를 가장 많이 보유한 강대국과 갈수록 확대되는 전쟁을 벌여야 할지 모른다. 그렇게 됐을 때 유럽 국가들이 냉전 시대 때처럼 미국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지금까지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핵전쟁 위기로 우리를 끌고갈 수 있는 전쟁을 왜 부추기는 것인가.

번역: 김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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