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교사들이 이재명 정부에서도 그대로인 차별 폐지 촉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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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토) 오후 2시, 청와대 앞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기간제교사위원회와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이 ‘기간제교사 5대 차별 폐지 촉구 집중 집회’를 열었다.
주말임에도 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학교 교사들을 비롯해 연대하러 온 학생, 학부모, 노동자 등 100여 명이 거리를 메웠다. 사회운동 활동가들 수십 명의 연대와 지지 메세지를 담은 영상도 집회의 활력을 더했다.
참가자들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고 김초원·이지혜 단원고 기간제교사와 노동 열사들을 기리는 묵념으로 집회를 시작했다. 이날 집회는 기간제교사에 대한 과도한 마약검사 중단, 정기호봉승급 보장, 자동계약해지 조항 삭제, 한국교직원공제회 가입 보장, 장기재직휴가 보장 등 5대 차별 폐지를 촉구하는 자리였다.
이재명 정부는 ‘노동존중 사회’와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약속해 왔다. 그러나 전국 8만 4,000여 명의 기간제교사들은 정규교사와 똑같이 수업과 담임, 생활지도를 하고 기피 업무를 도맡으면서도 임금·복지·고용 전반에서 차별을 겪고 있다. 정부는 이 문제를 교육부나 시도교육청 지침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여는 발언에 나선 박혜성 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은 “보직을 맡은 기간제교사가 3년 새 2.2배나 늘었다. 학교의 핵심 업무를 맡기면서 고용 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그대로 두는 것이 정당한가” 하고 규탄했다. 이어 “1급 정교사 자격연수(1정 연수)와 정근수당 차별 폐지 등 그동안의 변화는 우리가 단결해 투쟁한 결과”라며 “더 나은 교육을 요구하며 거리에서 싸우는 프랑스 교사·학생들처럼 요구를 관철할 때까지 단결해 싸우자”고 호소했다.
투쟁 발언을 한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정규 교원일 때는 호봉 승급이나 자동계약해지, 마약검사 같은 용어들을 잘 떠올리지도 않는다. 정규 교원들이 장기재직휴가가 생겼을 때 언제 적용받을지 생각할 동안 기간제교사 동지들은 또 다른 비참함과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동일한 교단에 섰다면 동일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전교조도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 하고 다짐했다.
현장 발언에서는 기간제교사 차별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 이어졌다.
50대 후반의 한 기간제교사는 6개월 휴직 후 복직해 같은 학교에서 만 12개월 근무를 완벽히 채웠으나, ‘계약 기간 중에는 호봉을 재획정하지 않고 고정급으로 한다’는 지침 때문에 정기승급을 거부당한 사례를 폭로했다.
그는 “기간제교사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무게는 정규직 교사의 아이들보다 가벼운가”라며 “아이들에게 ‘노동은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교사들이 정작 현장에서 차별받고 눈물 흘리는 비극을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성토
기간제교사에게만 과도한 마약검사를 요구하는 것에 대한 성토도 터져 나왔다. 정규교사는 임용 시와 1정 자격 취득 시에만 검사를 받지만, 기간제교사는 공백 없이 재계약해도 매번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교육부는 지난해 2월 마약검사 부담 완화를 입법예고했다가 슬그머니 빼더니, 오히려 올해 6월 검사 유효기간을 1년에서 4개월로 단축해 부담을 배가시켰다.
정규교사 조기 복직 시 계약을 일방 해지하는 ‘자동계약해지’ 독소조항과 복지 배제 실태도 도마에 올랐다. 박영진 전교조 기간제교사위원장은 “다가오는 11월 13일은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산화한 날인데,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계약기간조차 기간제교사는 피해 간다”고 지적했다.
최근 3년간 방학 전 자동계약해지를 당한 기간제교사는 296명에 달한다.(출처: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인터뷰 영상을 통해 증언한 한 기간제교사는 학기 말 생활기록부 작성조차 못 마친 채 계약해지 당했지만,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소문이 나고 낙인찍혀 재취업하지 못할까 봐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이어 현장 증언을 한 특수학교의 기간제교사는 “우리 학교는 교직원 100명 중 53명이 기간제교사”라며, “환산 경력이 17년임에도 ‘동일 학교 근무기간(4년으로 제한)’만 따져 장기재직휴가에서 제외되고 공무직·대학 조교도 가입하는 한국교직원공제회에서마저 배제돼 질병·주거 대출 등 기본 복지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연대 발언에 나선 청소년 모임 ‘어부바’의 문성호 학생은 “수업을 들으며 기간제 선생님이라고 차이를 느낀 적이 없고 오히려 가깝게 소통하며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신 기억이 많다”며 “계약기간 보장은 선생님에 대한 존중이자 학생의 배울 권리를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학생이 직접 선생님의 권리 보장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여러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국회 앞 농성 41일 차 현장에서 달려온 박은경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 상임집행위원장과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도 정부의 교원 정원 감축과 교육재정 축소를 규탄하며 연대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