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홍대입구역:
여성들의 표현 자유에 가해진 젠더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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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8일 퇴근 시간,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도에서 정기(매주) 공개 판매 활동을 하던 〈노동자 연대〉 신문 여성 지지자들이 중년 남성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가해 남성은 갑자기 홍보 활동 공간에 난입해 “팔레스타인 거짓 선동 하지 마라”며 여성들을 겨냥해 빗자루 장대로 폭행하고 판매하던 신문을 빼앗았다.
〈노동자 연대〉 신문 지지자들은 매주 서울 도심에서 〈노동자 연대〉 주간 신문을 홍보·판매한다. 동시에 주요 최신 이슈에 대한 입장, 주말 집회, 공개 토론회 등을 알린다. 이 활동을 방해받지 않고 진행하려고 관할 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낸다. 이 점을 알렸는데도 가해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젠더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이날은 10월 31일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앞두고 그 집회도 부각해 알리는 중이었다.
폭행 피해자 A 씨에 따르면, 다른 여성 지지자들과 함께 “추가 폭력을 막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장대를 [붙잡고]” 버텼다.
보다 못한 주변 청년들까지 함께 나섰다. 신문 지지자들과 주변 청년들이 함께 추가 폭력을 막으려 애쓰면서 행인의 신고로 경찰이 오고 있다고 하자 가해자의 행동이 다시 거칠어졌다. 가해자는 장대를 빼앗으려고 여성들의 팔을 꺾고 A 씨를 가로등에 부딪히게 하고 팔꿈치로 목을 가격했다.
폭력 난동은 경찰이 오고 나서야 멈췄다.
A 씨가 공개한 당시 상황 동영상을 보면, 가해자의 폭력이 여성들을 향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시선, 몸짓, 힘쓰는 방향 모두 여성을 향해 있었다. 시비를 건 대상도, 신문을 낚아챈 대상도, 폭력 행사 대상도 여성이었다.
홍대입구역에서 정기 홍보 활동을 해 온 B 씨에 따르면, 이 폭력범은 2주 전에도 나타나 프랑스와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거짓말한다”며 B 씨에게 시비를 걸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날은 그 옆 중년 남성 지지자의 눈치를 보고 돌아갔다.
2주 만에 다시 팔레스타인 문제를 부각시킨 이날 홍보전에 찾아온 가해자는 여성을 딱 찍어 신문을 빼앗고 폭력을 행사했다.
그는 이날도 먼저 B 씨에게 다가와 시비를 걸고 신문을 낚아채 빼앗아 구겨 버리고, 그에 항의하는 여성 A 씨를 나무 장대로 두 차례나 가격했다. B 씨는 “제 옆에서 큰 소리로 가판을 방해했고 제 동료가 다가와 ‘집회 신고 한 가판을 방해하지 말라’고 하니 폭행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가해자가 신문을 낚아채는 시점에 그 주변에는 그를 의식하지 않은(그래서 더 기습하기 쉬운) 남성 지지자들이 있었음에도 여성들만 골라서 린치를 가한 것이다.
심지어 실랑이 와중에도 그를 떼어 낸 청년 남성들에게는 폭언이나 폭력적 몸짓을 취하지 않고 돌아와 다시 여성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우리가] 당신이 먼저 때리지 않았냐고 항의했는데 끝까지 인정하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주변에 몰려든 사람들에게 ‘나 같은 청소하는 사람들을 이렇게 탄압해도 되냐’고 거짓말했습니다. 정당한 가판이라고 외치니 “뭐가 정당해!”라고 했고 적대를 드러냈습니다.”(B씨의 증언)
노동자연대 지역 지회들은 매주 서울 도심에서 주요 최신 이슈에 대한 입장, 주말 집회, 공개 토론회 등을 알리고, 그 내용이 담긴 〈노동자 연대〉 주간 신문을 홍보·판매한다.
방해받지 않고 홍보 활동을 하려고 관할 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낸다. 따라서 홍보 활동 방해 자체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규정한 집회방해죄이고, 이를 알리고 자제를 요구했는데도 가해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성들만 골라 폭력과 폭언을 행사했다.
이런 린치를 관용하면, 진보적 여성들의 대외적 활동, 즉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낼 것이다. 이날 여러 청년이 가해자의 폭력을 몸으로 막아서는 등 우익적인 젠더 폭력에 함께 반대해 줬다. A 씨와 동료들은 이런 연대에 감사하다며 위축되지 않고 싸우겠다고 말했다.
김문성
폭행 피해 여성이 보내온 편지
“끔찍한 경험이었지만 단호하게 싸울 것입니다”
이번 일은 단순 폭행 사건이 아닙니다. 가해자는 노골적으로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을 혐오했고, 이를 이유로 반복해서 저희 활동을 방해했습니다.
이 자의 폭력이 여성을 집요하게 겨냥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남성 참가자들이 있었음에도 일부러 젊은 여성 참가자에게 시비를 걸었고, 제일 체구가 작은 저를 조준해서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제가 어떻게 여성에게 막대를 휘두르냐고 항의해도 거듭 저를 가격했고 다른 여성 참가자들이 장대를 잡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팔을 비틀어 위험에 빠뜨렸어요. 또 말로 항의하던 한 여성 코앞에 가서 윽박지르고 위협했습니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여성들만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명백한 젠더 폭력입니다.
무기를 사용한 폭력과 위협 때문에 저를 비롯한 피해 여성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저는 가격당한 곳이 아파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고 곳곳이 멍들었습니다. 그 멍을 보면서 다시 폭력 상황이 떠올라 너무 괴로웠습니다.
병원에서는 어깨 근육 손상이 의심된다며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한 상황입니다.
다른 여성들도 사건 직후에 심장이 계속 벌렁거리고 잠을 못 자는 등 후유증에 시달려 상담 등의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찰 등 수사기관이 이번 사건에 대해 단순 난동범이 집회를 방해한 사건으로만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젠더 폭력 관점에서 엄정히 수사하고 피해 여성들을 보복 공격으로부터 제대로 보호해야 합니다.
현재 SNS에서는 일부 극우들이 관련 영상을 퍼뜨리며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자들이 청소 업무를 방해했다는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로 몰아가고, 여성들의 신상을 캐내려 하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 여성 참가자들은 1차 수사기관인 마포경찰서에 2차 피해 방지를 분명하게 요청할 것입니다.
이번 폭력 사건은 분명 끔찍한 경험이었지만 저를 비롯해 여성 참가자들은 전혀 위축되지 않고 단호하게 싸울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대의를 지키고 젠더 폭력에 맞서 여성의 안전과 권리를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울 것입니다. 많은 분들의 지지와 응원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