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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노동자 연대〉가 뽑은 2021년 주요 국제 뉴스들

변이 확산: 끝나지 않은 팬데믹

팬데믹이 지속되는 가운데, 델타·오미크론 등 전염력이 훨씬 강한 변이들이 확산됐다.

백신 불평등이 크게 작용했다. 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이는 백신을 구경도 못 했고, 부국들은 바이러스가 빈국들을 휩쓸도록 방치했다. 소수 기업이 백신 기술을 독점한 상황에서 거대 제약 회사들은 떼돈을 벌었다.

선진국 정부들은 백신 접종 등으로 집단면역을 획득할 수 있으리라 여기고 방역 조치를 대폭 완화했지만 불가능한 전망이었음을 변이 확산은 보여 줬다. 각국 정부는 권위주의적 조치로 팬데믹 부담을 평범한 사람들에게 떠넘기려 한다.

이윤 논리와 불평등이 백신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팬데믹 종식을 요원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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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인상 낳은 세계적 공급 대란

올해 세계경제는 소폭 반등했지만 상대적·부분적인 수준이었다. 수요에 비해 공급 회복은 더뎠고, 곳곳에서 차질이 빚어졌다. 석유·석탄·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다.(제국주의 경쟁 강화와 기후 위기가 문제를 증폭시켰다.)

공급 대란으로 물가가 요동쳤고, 이는 실질임금과 생활 수준을 떨어뜨렸다.

시장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주류 경제학의 주장과 달리, 세계적 공급 대란은 시장 경제의 약점을 뚜렷이 드러냈다.

2022년 경제는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팬데믹 위기에, 이윤율까지 낮은 탓에 향후 장기 불황 패턴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심각한 경기 후퇴도 올 수 있다.

지배자들은 그 고통도 노동계급에 떠넘기려 할 것이다. 생활 수준을 지키는 투쟁이 중요하다.

● 관련 기사 보기 👉 물가·금리 인상, 물류대란: 2022년 경제 어떨까? 노동자 살림은?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의왕물류기지 ⓒ이윤선

중국 헝다그룹 파산

중국 부동산 기업 헝다그룹의 파산은, 중국 경제가 부동산 시장에 기대 경제 성장률을 높여 온 것이 한계에 부딪혔음을 보여 줬다.

비대해진 민간 부채와 부동산 거품을 통제하려던 기업 대출 제한 시도가 중국 경제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파산의 충격을 최소화하려고 정부가 개입하지만(‘질서 있는 파산’), 효과는 미지수다. 새 경기 부양책들이 위기를 다시 키울 수도 있다.

평범한 중국인들이 특히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반면, 권력층은 미리 자금을 회수하고 이익을 챙겼다.

고통이 노동자·서민에 전가되는 것을 보면, 중국식 국가자본주의도 서방 자본주의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 관련 기사 보기 👉 헝다 파산: 중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에서 위기의 진원지로?

빈발한 기후 재앙과 COP26의 실패

2021년은 홍수·산불·허리케인 등으로 무시무시한 기후 위기가 현실화한 해였다.

기후 재난이 야기한 사회 위기는 자본주의 탓에 더 악화됐다. 계급·젠더·인종별로 기후 위기의 고통도 달랐다.

세계 지배자들은 제26차 유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COP26)를 기후 위기를 해결할 “마지막 기회”로 포장했지만 “말잔치”(그레타 툰베리)로 끝냈다.

진정한 희망은 국제적 항의 운동에서 볼 수 있었다. 대표적 구호인 “기후 변화 아닌, 체제 변화!”는 지구를 파괴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큰 반감이 담겨 있다.

자본주의를 완전히 다른 체제로 대체해야 한다. 이를 위한 노동계급의 전투적·급진적 대중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 관련 기사들 묶음 👉 COP26의 실패, 그 후: “마지막 기회”라더니 왜 실패했고, 대안은 무엇인가

COP26은 실패했다 ⓒ출처 Mark Richards/ XR

미·중 갈등 심화: 바이든 취임 1년, 대만해협 긴장까지

미국 대통령이 바이든으로 바뀌고도 미·중 갈등은 계속 심해지고 있다.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바이든 정부는 중국을 위협적 경쟁자로 지목하며 미국 경제를 업그레이드하겠다고 했다. 또 오커스(AUKUS) 창설과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 등 대중(對中)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수십 년의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국제적 영향력이 커졌고,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을 밀어내려 한다.

미·중 갈등으로 대만해협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대만해협 일대에서의 힘겨루기가 머지않은 미래에 자칫 전쟁으로 이어질까 하는 우려가 크다.

미·중 지배자들의 이데올로기적 포장과 달리 이 갈등은 명백히 두 제국주의 국가들의 적대다.

● 관련 기사 보기 👉 미국 vs 중국, 세계는 신냉전인가?

10월 17일 인도양 벵골만에서 벌어진 미국·호주·일본·영국의 공동 해상 훈련 ⓒ출처 미 해군

미국의 패배를 보여 준 아프가니스탄 철군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패배하고 8월 30일 최종 철군했다. ‘테러와의 전쟁’ 20년 만이다.

9·11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중동 개입이 초래한 역풍이었지만, 미국은 오히려 아프가니스탄을 시작으로 ‘테러와의 전쟁’을 중동·중앙아시아 곳곳으로 키웠다.

하지만 미국은 애초의 목표, 즉 경제적 위상이 줄어든 상황에서 군사력을 이용한 패권 재천명을 이루지 못했다.

미국의 철군은 중국 부상 대응 전략의 일환이기도 했다. 미국은 철군 완료 다음날부터 영국·한국 등과 함께 중국을 겨냥한 해상 합동 훈련을 벌였다.

그럼에도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패배는 제국주의 프로젝트가 얼마든지 좌초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 관련 기사 보기 👉 9·11 20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패배 ─ 의미와 파장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은 미국 제국주의의 패배를 보여 줬다 ⓒ출처 미 군

전운이 감도는 러시아 대 서방 갈등

러시아와 서방 강대국들의 갈등이 커져 왔고,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양측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가까이 대군을 배치했고, 자국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을 줄였다. 미국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1991년 옛 소련 붕괴 후 나토는 동유럽의 소련 위성국들을 흡수하며 동진해 왔다. 우크라이나도 유럽연합과 나토에 가입하려 하는데, 러시아는 이를 중대한 안보 위협으로 여긴다.

미국과 러시아 모두 지금 전쟁을 결심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서방과 러시아의 제국주의 경쟁으로 위험이 커지고 있다.

● 관련 기사 보기 👉 우크라이나를 놓고 힘겨루기 벌이는 서방과 러시아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크림반도를 점령했고 이후 군대를 주둔 중이다 ⓒ출처 리아 노보스티

미국·프랑스 극우의 위협

1월 6일 미국 극우 시위대가 국회의사당을 점거하고 전국에서 난동을 벌였다. 극우·파시즘의 위협을 경고하는 사건이었다. 임기 내내 극우·파시스트들을 고무한 트럼프는 인종차별 선동 등으로 팬데믹과 경제 위기의 책임을 회피하고 지지층을 결집해 정권을 연장하려 했다.

국회의사당 점거는 미국 지배자들의 위신에 먹칠을 했고, 트럼프와 나머지 미국 지배계급이 갈라서는 계기가 됐다. 이들은 바이든 당선에 안도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여전히 공화당 내 최대 세력을 거느리고 있다. 바이든이 자아낸 환멸은 극우와 트럼프에게 기회가 될 것이다.

4월 대선을 앞둔 프랑스도 극우·파시즘의 위협이 심각하다. 대통령 마크롱은 인종차별적 억압을 강화했고, 이는 극우를 더 부추겼다. 마크롱과 파시스트인 마린 르펜이 지지율 선두를 다투는 가운데, 또 다른 극우 인사 에릭 제무르도 부상했다.

극우·파시즘에 맞선 운동 건설이 시급하다.

● 관련 글 👉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파열: 세계적 재앙과 오늘날 극우

의사당에 난입한 트럼프 지지자들 트럼프는 떠났지만 극우와 파시스트들은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출처 Tyler Merbler(플리커)

올해도 잇따른 저항들

미얀마: 2월, 군부 쿠데타에 맞서 대규모 파업·시위. 혹독한 탄압에 맞서 격전을 벌였지만, 군부를 뒤흔들 총파업 등 노동계급 저항은 체계적으로 지속되지 못했고, 운동은 점차 대중 항쟁보다는 무장 투쟁으로 기울었다. 👉 관련 기사: ‘쿠데타와 대중 항쟁 ─ 기로에 선 미얀마

팔레스타인: 5월, 이스라엘의 탄압·폭격에 맞서 지난 10년 중 최대 항쟁. 연대 시위도 국제적으로 확산됐다. 중동 불안정을 우려한 바이든의 만류로 이스라엘은 결국 폭격을 중단했다. 👉 관련 기사: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억압: 시온주의는 유대인 민족주의일 뿐이다

쿠바: 7월, 1959년 혁명 이래 최대 반정부 시위 분출. 불평등과 정치적 부자유로 누적된 불만이 팬데믹과 경제 위기를 계기로 폭발했다. 미국 배후 조종론을 비판하고, 미국 개입에 반대하면서도 쿠바 대중의 저항을 지지해야 한다. 👉 관련 기사: ‘쿠바 저항, 왜 지지해야 하나 ― 배경과 의미

남아공: 7월,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래 최대 규모 소요 분출. 아프리카국민회의(ANC)가 체제의 우선순위에 도전하지 않고 키워 온 불평등과 빈곤의 결과였다. 👉 관련 기사: ‘남아공 ANC 집권 이후, 왜 흑인의 삶은 나아지지 못했나

수단: 10월, 군부 쿠데타에 맞선 항쟁. 군부는 2019년에 독재자가 쫓겨난 뒤에도 권력을 부지했지만 이번 쿠데타에 맞선 항쟁은 더 큰 격변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저항 기구들은 새로운 사회의 씨앗을 보여 준다. 👉 관련 기사: ‘수단 혁명은 어떻게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

라틴아메리카 ‘핑크 물결’의 재현?

6월 페루 대선, 11월 온두라스, 12월 칠레 대선에서 온건 개혁주의 후보가 당선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볼리비아에서 사회주의운동당(MAS)이 재집권하고, 올해 브라질에서 전 대통령 룰라가 재부상했다. 이를 라틴아메리카 ‘핑크 물결’의 재현이라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2000년대 ‘핑크 물결’ 정부들은 유의미한 개혁으로 주목받았다. 강력한 대중 운동이 급진적 압력을 형성한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이 정부들은 운동을 단속하고 변화 염원을 체제의 틀 안으로 수렴시켰고, 변화의 동력이 가라앉았다.

이번에도 대중 운동으로 정권이 교체됐지만 벌써 운동에 대한 단속, 우파와의 타협이 있었다. 이제 새 정부들은 개혁 공약을 뒤집고 신자유주의 정책을 계승하려 한다.

의회·정부가 아니라 대중적·급진적 노동계급 투쟁만이 진정한 변화를 이룰 수 있다. 라틴아메리카든 어디서든 마찬가지다.

● 관련 글 보기 👉 라틴아메리카에서 ‘핑크 물결’이 다시 일고 있나?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는 신임 대통령 보리치 ⓒ출처 fotografoencampana(플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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