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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우크라이나를 놓고 힘겨루기 벌이는 서방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풍문이 넘쳐나고 있다. 이런 얘기를 처음 꺼낸 것은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부였다.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에 배치된 러시아군 17만 5000명을 가리키며 한 말이었다. 그리고 열흘 전에는 “빠르면 2022년 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려 들 수도 있다고 미국이 밝혔다. 12월 12일 영국 리버풀에서 7개 주요 서방 경제국 외교 장관들이 모인 G7 외교장관 회의는 이렇게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더한층의 군사적 공세는 엄청난 대가와 비용을 초래할 것임을 러시아는 명심하라.”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전면전을 원치 않는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물론 2014년 이래로 푸틴은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친러시아 세력이 벌이는 저강도 전쟁을 배후 지원해 왔지만 말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배치한 병력을 이용해 미국에게서 외교적 양보를 얻어 내려 한다. 무엇보다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받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 내려는 것이다.

이 쟁점은 냉전이 종식되는 1990~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지막 소련 수반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통일 독일의 나토 가입을 인정해 줬고, 당시 미국 국무장관 제임스 베이커는 “나토의 관할 구역을 동쪽으로 확장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얼마 지나지 않아 1990년대에 빌 클린턴 정부에 의해 깨졌다. 유럽연합과 나토는 나란히 중부·동부 유럽의 옛 소련 위성국들을 흡수하며 영역을 넓혔다.

나토의 동진

이 정책은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의 오만함을 상징했다. 나토 설립의 근거인 북대서양조약 5항에 따르면 나토 회원국들은 서로를 공격에서 지켜 줄 의무가 있다. 그런데 미국과 서유럽 주요 자본주의 국가들이 예컨대 라트비아 같은 나라를 지키려고 정말로 러시아와 전쟁을 벌일까? 클린턴은 기꺼이 이를 감수할 태세가 돼 있었다. 당시 보리스 옐친 하의 러시아가 종이호랑이로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은 냉전 종식 후 약속을 깨고 나토의 동진 정책을 추구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여의치 않다. 지난 9월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합동 군사훈련 ⓒ출처 러시아 국방부

하지만 옐친의 뒤를 이어 1999년 집권한 푸틴은 무법 천지 같은 러시아 자본주의에 질서를 세우고, 에너지 호황에서 얻은 수입으로 군사력을 재건했다. 2008년 4월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는 나토 정상회의를 독려해서 우크라이나와 조지아가 나토에 가입할 것이라고 발표하게 했다. 두 국가가 나토에 가입하면 미국 주도의 동맹이 러시아 국경까지 뻗어나가는 셈이었다. 이에 푸틴은 2008년 8월 조지아를 상대로 4일 간 가차없는 전쟁을 벌이는 것으로 응수했다.

그 전에 프랑스와 독일은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나토 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했고, 러시아에 대한 보복 조처를 모두 차단했다. 하지만 푸틴이 2014년 크림반도를 점령하면서 러시아와 서방 제국주의 사이에는 더 깊은 골이 패였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러시아에 무더기 제재를 가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정부는 군사적 지원을 얻고 나토에 가입하고자 적극 로비하고 있다.

12월 7일 바이든은 푸틴과의 화상 회담에서 중대한 것일지도 모를 양보를 했다. 이미 바이든은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배제했다. 이제 바이든은 미국과 러시아, 유럽 열강의 정상회의를 열어 푸틴이 요구한 새로운 안보 질서를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나토를 러시아에 맞서는 방패로 여기던 우크라이나와 중부·동부 유럽 국가들에게는 달갑잖은 사태 전개다.

한 가지 문제는 미국과 미국의 유럽 동맹국들이 모두 러시아의 우려를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기를 거북해 한다는 것이다. 이 국가들은 냉전에서 이긴 서방의 승리감을 표현한 자유주의적 국제주의 이데올로기를 아직도 신봉하고 있다.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국가들을 경제적으로 결속시키고 강력한 공통의 이해관계를 창출해서 전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이데올로기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푸틴을 “권위주의”의 잔재로 치부할 수 있다.

이런 관점의 사소한 문제점 하나는 미국이 “권위주의”라고 비난하는 체제가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제조·수출 경제국인 중국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동유럽의 유럽연합 회원국들, 특히 폴란드와 헝가리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올해 초까지만 해도, 푸틴을 존경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의 주인이었고 그는 지금도 인기가 많다.

사실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경제적으로 실패했다. 2007년에 터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우리가 경험해 왔듯이 말이다. 더구나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도 여러 심각한 이해관계 충돌이 있다. 영국과 프랑스의 다툼이나, 독일이 아직도 러시아와의 연계를 돈독히 하려는 것 등을 보라. 서방 자본들은 오만하게도 이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지만, 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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