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철수했다는 이스라엘군, 드론과 전투기로 여전히 가자 폭격 중
네타냐후: “라파흐 진입 날짜를 잡았다”

“가자지구에 뚫린 지옥의 구덩이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UN 팔레스타인난민기구 지도자가 이 사진을 공개하며 한 말 ⓒ출처 UNRWA

4월 7일(이하 현지 시각)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에서 1개 여단만 빼고 병력을 대부분 철수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장군들은 “전술적 이유”로 철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네타냐후는 “국제사회의 압력과 라마단” 때문에 라파흐 공격이 지연되는 것이 아니라 “준비”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이스라엘 안팎에서 네타냐후 정부에 대한 압력이 증대돼 왔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4월 1일 서방 구호단체 직원들을 고의로 살해하자 바이든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야 했다.

한편,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는 연일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요르단 정보총국 전 국장 사우드 알샤라파트는 이렇게 말했다.

“요르단은 골치 아픈 처지에 있다. … 현재의 사태 전개 속도를 유지해서 상황이 통제를 벗어나지 않게 할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워싱턴 포스트〉 3월 28일 자)

3월 30일 프랑스·이집트·요르단의 외무장관들이, 3월 31일에는 이례적으로 이집트와 이란의 외무장관들이 휴전을 촉구하는 공동 입장을 발표한 것도 이런 압력 때문이었다.

이스라엘 국내에서도 대규모 반네타냐후 운동이 벌어져 네타냐후의 정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3월 31일에 이어 4월 7일에도 10만 명이 거리로 나와 인질 석방과 네타냐후 내각 퇴진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반대 시위대도 팔레스타인 점령 자체는 지지한다 ⓒ출처 Yair Lapid (페이스북)

두 야당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이스라엘 제 1야당인 예시 아티드 대표)와 베니 간츠(현재 전시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통합당 지도자)는 “즉각 선거 실시”를 요구했다.

반면 국가통합당 소속이자 전 총리 기드온 사아르는 조기 선거 실시와 “두 국가 방안” 지지에 반대해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극우 시온주의자와 파시스트들은 네타냐후가 압력에 굴복하면 내각에서 사퇴하겠다고 압박했다.

철수 이유

이스라엘군 철수 결정의 배경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가자지구 북부에서는 여전히 2개 여단이 남아 군사 작전을 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분할해 팔레스타인인들이 북부로 귀환하지 못하도록 막는 동서 횡단도로를 건설하고 있다.

또, 드론과 전투기로 여전히 가자지구 곳곳을 폭격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이스라엘군 철수의 “전술적 이유”가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애초의 군사적 목표(하마스 분쇄와 이스라엘인 인질 석방)를 달성했기 때문에 가자 남부에서 철수한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 남부 철수는 “라파흐 지상전을 대비하기 위한 병력 재배치”일 가능성이 있다(알자지라, 4월 8일 자).

실제로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는 라파흐 작전을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이 철수해 다음 임무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그런 임무의 사례를 알시파 작전에서 봤고, 라파흐에서도 다음 임무를 보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이스라엘군의 가자 남부 철수는 라파흐 지상군 투입을 앞두고 라파흐 피란민들을 소개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이스라엘은 해안을 따라 대규모 텐트 도시들을 세워 라파흐 거주 민간인을 소개하려고 계획하고 있음이 얼마 전에 폭로된 적이 있다. 가자시티 남쪽 끝에서 라파흐 북쪽 끝까지 각각 텐트 2만 5000개를 포함하는 15개 부지를 계획했다는 것이다.(〈월 스트리트 저널〉, 2월 12일 자) 팔레스타인인들을 영원히 가두는 인종 격리 계획이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철수하자 라파흐로 피난 갔던 주민들이 칸 유니스로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칸 유니스에는 “죽음의 냄새”만 자욱하다.

라파흐 지상전이 시작되면 끔찍한 대학살이 자행될 것이다. 그럼에도 네타냐후는 지상전을 강행하라는 압력을 극우로부터 받고 있다.

4월 7일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는 이렇게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라파흐에 대한 대규모 공세로 하마스를 제거하는 일 없이 전쟁을 종료하기로 결정한다면, 총리 권한은 계속되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 다음 날 네타냐후는 라파흐 진입 “날짜를 잡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라파흐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과 이스라엘 양측을 모두 만족시키고 싶어 한다.

바이든 정부는 이스라엘군의 라파흐 지상전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선거를 앞둔 바이든은 아래로부터의 압력을 받고 있어 적어도 가자지구의 학살을 줄이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뻔한 거짓말 미국은 라파흐 지상전을 통제하길 바랄 뿐 반대하지 않는다 ⓒ출처 IDF

그러나 그와 동시에, 바이든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4월 1일 미국은 이스라엘 군 당국자들과 영상으로 라파흐 작전 준비를 논의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11은 미군 합참의장 찰스 브라운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헤르지 할레비에게 네 가지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1. 이스라엘군은 라파흐 지역을 격리시키고 출입을 통제한다.
  2. 기술적 수단들(감시 카메라와 센서)을 통해 이집트 쪽 국경을 단단히 폐쇄한다.
  3.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표적물들에 한정되고 집중된 급습과 공습을 한다.
  4. 미국과 합동 작전 상황실을 차려 가자지구 남부에서의 군사 작전을 조율한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자국의 통제를 받으며 전쟁을 벌이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스라엘이 벌이는 온갖 종류의 전쟁 범죄를 계속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7일 공격 이후 미국은 이스라엘에 무기를 제공해 왔을 뿐 아니라 가자지구에 대한 정보 수집도 크게 늘렸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이스라엘과 공유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는 4월 2일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전례 없는 수준의 정보 협력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정보 공유가 미국이 제공한 무기 못지 않게 가자지구에서 많은 민간인들을 죽게 만들어 왔다.

이란에 의한 확전?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는 것에 반발해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이란으로 전쟁을 확대하려고 애쓴다. 그리되면 미국 등 서방이 다시 화끈하게 지지해 줄 거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4월 1일 시리아의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간부 등 최소 11명을 죽였다.

이스라엘군의 가자 남부 철수가 이란과의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병력을 재배치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곤경에 처해 있는 듯하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하지 않는다면 이란의 신용이 손상될 것이다. 이란은 동맹과 적 모두의 눈에 약하게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란은 이스라엘이나 미국과의 직접적인 전쟁을 피해 왔다. 이란 자본주의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까 봐 우려해서다. 그래서 충돌을 한계점 이하로 유지하려고 애썼다. 그 때문에 계속 전쟁 확대를 시도해도 보복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이스라엘에 보내게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고위 장성 암살에 맞대응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지만 이란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이란에게는] 많은 옵션이 있지만 다 문제가 있다. … [그래서] 작은 막대기를 휘두르며 큰소리를 친다.”(알자지라, 4월 8일 자)

아랍 다국적군의 가자 파견? “시온주의의 새로운 함정”

네타냐후 정부의 가자 전쟁에 대한 국내외 비판이 커지자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는 아랍 다국적 군대를 가자지구에 파견하는 안을 미국과 논의했다.

가자지구의 법과 질서를 담당하고 인도적 구호 전달을 호위하며 미국이 가자지구 해안에 건설하려는 임시 부두를 지키기 위해 아랍 다국적 군대를 한정된 기간에 가자지구에 주둔시키자는 것이다.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 등 세 개 아랍 국가가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아닌 대안을 만들어내려고 아랍 군대의 주둔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자결권을 전혀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 연합’은 “가자지구를 침공한 군대는 모두 점령군으로 간주할 것이고 그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시온주의가 현지에서 크게 실패한 뒤 일부 아랍 국가들을 자신들의 계획과 프로젝트에 끌어들이려는 제안을 지지할 위험성[을 경고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시온주의의 새로운 함정이자 기만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시온주의자들은 가자지구의 거대한 수렁에 빠져 있는 점령군을 구해 내기 위해 몇몇 아랍 국가들과 그 지역의 일부 수단들에 의지해 자신들이 겪고 있는 참담한 패배를 면하고자 한다.

“팔레스타인인들은 가자지구를 운영할 지도자와 제도를 선택할 능력이 있다.”

한 아랍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갈란트는 아랍 국가들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호송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군대를 파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이스라엘 TV 뉴스 채널 I24NEWS, 3월 31일 자)

하마스가 휴전 협상의 조건을 발표하다

미국 등 서방 강대국 지도자들은 팔레스타인에 대해 매우 모순되고 극도로 혼란스러운 신호들을 거의 날마다 쏟아내고 있다.

휴전 협상 문제도 그런 사례다. 서방 지도자들이 말하는 휴전은 무엇을 뜻하는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대표 저항 조직 하마스의 협상이 성사될 것인가?

그런 상황에서 레바논에 있는 하마스의 대변인 오사마 함단은 4월 4일 휴전 협상의 조건을 발표했다.

함단은 “완전한 휴전, 점령군의 가자지구 철수, 피난민들의 기존 거주지로 귀환, 주민의 이동 자유, 구호와 대피소 제공, 상당 규모의 인질 교환 협상”을 요구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협상에 아무 진척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조건은 이미 “3월 14일에 제시”한 것이고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메일 구독, 앱과 알림 설치
‘아침에 읽는 〈노동자 연대〉’
매일 아침 7시 30분에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빠짐없이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