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4일 새벽 2시(이하 현지 시각)부터 3시간 동안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응징 차원의 공습을 했다(작전명 ‘진실의 약속’).
언론들은 이란의 공습이 중동 확전을 부를 주된 원인인 양 보도한다. 또, 주로 이스라엘의 피해를 보도한다.
전범이자 학살자인 이스라엘이 갑자기 피해자가 된 듯한 인상을 조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란 공습 바로 직전까지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중부의 누세이라트 난민촌을 폭격했다.
이란의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데 대한 응징이다. 이스라엘은 4월 1일 주다마스쿠스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군 장성 7명 등 최소 11명을 살해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영사관 폭격은 우리 영토를 공격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항의했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은 이스라엘을 전혀 규탄하지 않았다. 유엔 안보리 소집에도 반대했다.
그래 놓고는 이란이 응징 공습을 하자 그들은 일제히 이란을 비난했다. 영국·프랑스·유럽연합은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직후 신속하게 이란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미국은] 이스라엘 국민과 함께할 것이며, 이란의 이런 위협에 맞서 이스라엘의 방어를 도울 것이다.”
미국의 이스라엘 지지는 단지 말에 그치지 않았다. 이라크와 시리아에 배치된 미군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드론 일부를 격추시켰다. 미국 구축함 2대와 전투기들도 이스라엘을 방어하기 위해 그 지역에 배치돼 있다.
이란은 공습 직후 이 사안이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란은 이스라엘을 응징하되 이스라엘이나 미국과의 대결로 나아가는 것을 피하려 애써 왔다. 4월 7일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통제되고 비확장적”으로 공격할 테니 미국이 관여하지 말라고 요구했었다. 미국은 이란의 요구를 거절했다.
사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방공시스템 아이언 돔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극초음속미사일이 아니라 로켓과 드론을 사용했다.
이란이 발사한 드론은 이스라엘에 도착하는 데 9시간이나 걸리고, 이스라엘은 드론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알자지라, 4월 13일 자).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습을 확전 기회로 삼으려 할 수 있다. 4월 11일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이렇게 말했다. “누구든 우리를 해하려 한다면 똑같이 당하게 해줄 것이다. … 이스라엘의 안위를 위한 것이라면 공격, 방어를 가리지 않고 모든 조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자행한 인종 학살로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자, 미국 등 서방의 확고한 지지를 끌어내려고 이란으로 전쟁을 확대할 기회를 엿봐 왔다.
미국은 중동 상황이 자기네 통제를 벗어날까 봐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 그와 동시에 미국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철통”같이 지키겠다고 약속한다. 원치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연루된다면, 기꺼이 개입하겠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있을 법한 확전 기도와 미국의 지원을 반대해 팔레스타인인들을 방어하자.
2024년 4월 14일
노동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