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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서방 구호단체 직원들을 고의로 살해한 이스라엘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을 굶겨 죽이려 한다

이스라엘이 고의로 구호 인력을 살해했다고 비판한 유엔 팔레스타인 인권특별보고관 프란체스카 알바네세

이스라엘이 이번 주 초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소속 직원들을 의도적으로 살해했고, 그 목적은 가자지구의 기아 상황을 더한층 악화시키는 것이었다고 한 UN 고위직 인사가 밝혔다.

유엔 인권특별보고관 프란체스카 알바네세는 이렇게 전했다. 알바네세는 이스라엘이 1967년에 불법 점령한 지역들에서 자행하는 일을 보고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스라엘이 평소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고 있는 저로서는 이스라엘군이 WCK 직원들을 고의적으로 살해했다고 봅니다. 기부자들이 지원을 철회하게 하고 가자지구 민간인들이 찍 소리 못하고 계속 굶주리게 하려는 것이겠지요.

“이스라엘은 서방 국가들과 대부분의 아랍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해서 손가락 하나 까딱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압니다.”

알바네세의 말대로, 가자지구의 기아 상황은 악화하고 있지만 구호는 대부분 끊긴 상태다. 이스라엘이 WCK 직원들을 살해한 이후 구호 물품 200톤을 실은 배들이 물품을 전달하지 못한 채 배를 돌리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WCK도 가자지구 내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WCK와 협력하는 미국의 자선단체 ‘아네라’도 활동을 중단했다. 이 두 단체는 가자지구에 매주 200만 끼니의 식량을 지원하고 있었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구호 직원들의 사망이 이스라엘의 책임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네타냐후는 구호 직원 7명을 살해한 4월 1일 월요일의 폭격이 “비극적 사고”에 불과하다고 했다. “전시에는 그런 일도 있을 수 있다”면서 말이다.

이번에 숨진 이들은 팔레스타인인 사이프 아부 타하와 영국 등 다른 나라에서 온 6명이다.

WCK 창립자이자 유명 셰프인 호세 안드레스는 이스라엘이 구호 물자를 실은 트럭을 “체계적으로, 한 대씩” 조준 폭격했다고 4월 3일 수요일에 밝혔다. 안드레스는 이스라엘이 구호 직원의 움직임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확인해 줬다.

“그저 운이 나빴던 게 아닙니다. ‘아차, 우리가 폭탄을 잘못 떨어뜨렸네’ 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거죠.”

안드레스는, 이스라엘군이 첫 번째로 폭격한 장갑 차량에서는 탑승자들이 탈출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 후 이스라엘군은 두 번째 차량도 폭격했고, 사람들은 세 번째 차량으로 갈아타야 했다.

구호 직원들은 이스라엘군에게 자신들이 누구인지 알리려고 교신을 시도했다. 바로 그 때 이스라엘군이 세 번째 차량을 폭격했다. “그 결과는 보시다시피입니다.” 안드레스의 말이다.

이스라엘군이 이번 폭격에 사용한 헤르메스450 드론은 엘빗시스템즈에서 만든다. 드론에 쓰이는 R902(W) 엔진은 영국제인데, 엘빗시스템즈의 영국 자회사 ‘UAV엔진’에서 만든다.

CNN에 출연한 “폭발 무기 전문가” 크리스 콥-스미스는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 드론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영국 포병부대 퇴역 장교인 콥-스미스는 피해 차량 세 대의 잔해 형태가 “고정밀 드론 미사일”의 폭발 흔적과 일치한다고 했다. 이어서 콥-스미스는 이번 사건이 실수라고 “믿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콥-스미스는 또한 이번에 살상 미사일을 발사한 드론은 정찰 드론과 합동 작전을 폈을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군이 피해 차량들과 거기 그려진 WCK 로고를 충분히 식별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WCK 구호 트럭 폭격으로 미국·영국 정부는 더한층 위기에 빠졌다. 이스라엘이 살인마 집단이라는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메시지가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명백히 드러난 것이다.

또한 새로운 형태의 압력도 있다. 600명이 넘는 영국의 변호사, 학자, 전직 판사들이 17쪽짜리 연서명을 발표했다. 그 서한은 “영국이 인종 학살 협약을 잠재적으로 위반하는 등의 국제법 위반 행위에 공모하지 않도록 … 심각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영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무기와 군수품을 판매하는 것이 국제법 준수 의무 이행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자지구에서 “인종 학살 위험이 실질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래로부터 압력은 1982년과 2002년에 각각 총리 마거릿 대처와 토니 블레어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일시적으로 멈출 수밖에 없도록 만든 바 있다.

미국·영국 정부는 이번 공격이 너무나 노골적이고 속이 빤히 보인다는 점을 우려한다. 또한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이 미국·영국 국적자를 노린 것이었음도 의식한다.

영국 보수당 정부는 WCK와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 이번에 숨진 영국 국적자 셋은 모두 퇴역 군인이었고 그중 둘은 해병대 출신이었다.

미국 정부도 WCK를 높이 산다.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이번 공격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면서 “저는 분개하고 가슴이 찢어집니다” 하고 말했고, 안드레스를 “나의 벗”이라고 불렀다.

몇 달 전 낸시 펠로시 등 민주당 최고위 인사들은 WCK와 안드레스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안드레스는 스페인 장관 한 명이 이스라엘이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아 그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도 있다.

이스라엘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에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연루됐다고 비방한 후, WCK는 UNRWA를 대체할 만한 기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안드레스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는 미국 국무장관 앤터니 블링컨 등이 초대 손님으로 등장한다.

그래서 미국·영국 정부는 시끄럽게 화를 내면서도 이스라엘이 잘 빠져나가기를 바랄 것이다.

4월 3일 수요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 존 커비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일이 처리되는 방식 몇 가지에 일정 정도 문제의식이 있다고 여러분께 망설임 없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투쟁에서 미국의 지원을 계속 받을 것이라는 점도 망설임 없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강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