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도 라파흐 지상전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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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 네타냐후는 라파흐 진격 방침을 재확인했다. “나는 이스라엘군의 라파흐 작전 계획을 승인했다.”
그날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는 수만 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10월 7일 개전 이래 최대 규모 반정부 시위다. 나흘간 연속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스라엘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에서도 수천 명이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인질 석방 협상,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사퇴와 조기 총선 실시를 요구했다.
네타냐후는 군사 작전을 통한 인질 구출을 고수한다. 그래서 라파흐 지상전을 거듭 다짐하고 있다. “라파흐 작전 없이는 하마스에 승리할 수 없다.”
반면 시위대는 라파흐 지상전이 이스라엘인 인질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본다.
이스라엘 국가 내 일부도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상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시내각에 참여한 국민통합당 대표 베니 간츠가 그런 입장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국가 내 극우파 시온주의자들은 라파흐 지상전을 인종청소를 위한 “역사적 기회”라고 본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더한층 공고하게 만들고 싶어 한다.
시위대들은 네타냐후 퇴진과 조기 선거 실시를 요구했다.
그러나 네타냐후는 총리직에서 물러나면 부패 혐의로 기소될 것임을 안다. 그래서 네타냐후는 어떻게든 정치 생명을 연장하려고 한다.
“지금 총선을 치르면 정부와 인질 협상이 6~8개월간 마비될 것이고, 목표를 달성하기도 전에 전쟁을 끝내는 것이다.”
시위대는 이스라엘군 전사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네타냐후 정부가 초정통파 유대교도(하레디) 청년들의 병역 면제를 두둔하는 것에도 분노했다.
이스라엘 내에서 반(反)네타냐후 운동이 지속될 수 있다. 그로 인해 네타냐후가 취약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시위대는 전쟁이 반년 지나도록 인질을 데려오지 못하고 하마스를 뿌리 뽑지도 못한 네타냐후 정부에 분노를 나타내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팔레스타인인들을 살해하고 살던 곳에서 쫓아내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이스라엘인이 너무 많이 죽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라파흐 공격 문제를 논의하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는 라파흐 본격 공격 문제를 4월 1일 영상 회의로 논의하기로 했다(미국 인터넷 뉴스 매체 악시오스, 3월 31일 자).
네타냐후 정부는 미국의 유엔 안보리 휴전 결의안 기권에 반발해 고위급 대표단의 방미 일정을 취소했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영상 회의로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은 네타냐후의 면을 세워 주려고 영상 회의를 추진했다. 일정 취소 며칠 만에 다시 방미단을 보내기로 하면 네타냐후의 체면이 구겨질까 봐 배려해 준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갈등 봉합에 나섰음을 시사한다.
미국은 지난주에 방미한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와도 라파흐 진격 문제를 논의했다. 미국이 라파흐 진격을 취소하라고 강하게 압박하지 않았다는 언론 보도들이 나온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라파흐 지상전을 도우려 한다는 또 다른 증거가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2000파운드급 MK-84 폭탄 1800발과 500파운드급 MK-82 폭탄 500발을 지원하는 것을 승인했다(〈워싱턴 포스트〉 3월 29일 자).
2000파운드(907킬로그램)면 아파트를 무너뜨릴 수 있고 반경 20미터 이내에 있는 사람은 누구든 죽음을 피할 수 없다.
“민간인 보호 계획” 운운하는 바이든의 혀가 뱀같이 교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