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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차 기후변화정상회의(COP26):
생색내기에 그칠 지배자들의 기후 위기 대처

제26차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COP26)가 올해 11월 1~1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다. 세계 각국 정부들이 기후 위기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1997년 교토의정서, 2015년 파리협약 등이 이 회담의 결과로 채택됐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199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은 60퍼센트나 증가했다. 2019년에는 늘어난 산불 등으로 인해 배출량이 예년보다 두 배가량 빠르게 증가했다(2.6퍼센트). 지난 30년간 권력자들의 기후 위기 대처가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기후 변화가 아니라 체제 변화! 2019년 스페인에서 열린 COP25에 항의하는 시위 ⓒ출처 Friends of the Earth International(플리커)

그러는 사이에 인류의 미래에 켜진 적색 경보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 8월에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는 최근 벌어진 극심한 폭염과 산불, 수많은 사상자와 난민을 낳은 홍수 등이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 사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했다. 불과 10여 년 후에 기온이 한계치를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더는 사태를 악화시키지 말고 각국 권력자들이 실질적인 조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COP26도 과거 정부들의 회담과 마찬가지로 실패로 끝날 것이 뻔하다.

물론 기후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는 압력이 큰 상황에서 각국 정부들은 과거보다 향상된 목표치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그 목표치들도 재앙을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각국 정부들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넷제로’(net-zero, 흡수량으로 배출량을 상쇄한다는 뜻)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너무 늦는 데다가, 넷제로는 탄소 배출은 계속 하면서 나무 심기나 아직 개발되지도 않은 탄소포집저장기술 등을 활용해 탄소를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배출량이 늘어나도 넷제로를 달성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미심쩍은 개념인 것이다.

결국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위해서는 실질적인 계획이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UN은 현재 각국 정부가 설정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치로는 2030년까지 배출량을 1퍼센트밖에 줄이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과학자들은 재앙을 막으려면 2030년까지 배출량을 절반 가까이 줄여야 한다고 경고해 왔는데 말이다.

바이든은 트럼프와 달리 파리협약에 복귀했지만 그가 발표한 목표치들은 파리협약의 기준에도 못 미친다. 바이든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05년 대비 50~52퍼센트 줄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파리협약에서 합의한 대로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려면 미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7~63퍼센트 감축해야 한다.(국제 환경단체 기후대책추적(CAT))

무엇보다 각국 정부들은 여전히 화석연료에 기반한 산업을 규제하는 것은 극도로 꺼린다. 바이든은 프래킹[수압 파쇄로 석유·가스를 시추하는 것]을 제대로 금지하지 않고 있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정부도 기업들이 탄광을 개발해 석탄을 수출하는 것을 허용했다.

각국 정부들은 화석연료에 기반한 산업들에 막대한 지원금을 주고 있기도 하다. G20 국가들의 경우 지난해 정부의 기업 지원금 중 80퍼센트가 화석연료 기반 산업을 지원하는 데 쓰였다.(국제지속가능개발연구소 등 환경단체들의 공동연구)

이처럼 각국 정부들은 기업들의 이윤을 우선하며 기후 위기에 위선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들은 재생에너지 등의 육성 정책을 말하지만 이조차 신산업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녹색 성장’이라는 관점에 기초해 있다.

이처럼 이윤 경쟁을 우선하는 관점으로는 자본주의에 뿌리박은 화석연료 기반 산업들을 전면적으로 전환하는 일에도 착수할 수 없다.

저항

이런 지배자들의 위선을 규탄하며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대중 시위가 세계적으로 벌어졌다. 2019년 9월에는 세계적으로 약 400만 명이 거리에 나섰다.

올해 COP26을 앞두고도 최근 9.24 국제 기후행동이 벌어졌고, 회담이 열리는 동안에도 영국과 세계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질 것이다. 영국의 기후 활동가들과 사회주의자들, 노동조합 활동가 등은 영국의 40여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경찰력을 동원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이것만 봐도 COP26이 기후 위기 해결을 바라는 평범한 사람들의 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기후 위기를 막을 진정한 힘은 권력자들이 아니라 기후 위기의 주된 피해자인 노동자와 평범한 사람들의 대중 운동에서 나올 것이다. 이런 운동의 성장을 통해 자본주의가 아닌 환경과 인간의 필요를 위하는 사회를 건설할 때에만 재앙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석탄화력발전 늘리며 COP28 유치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

문재인은 최근 유엔 총회에 참석해 2023년에 열릴 제 28차 기후변화정상회의(COP28) 유치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국내에서 석탄화력발전소 설비 용량을 늘려 왔을 뿐 아니라 해외 수출까지 추진해 왔다. 이로 인해 국제적으로 기후 악당으로 찍혀 있는 상황에서 기후 위기 대응 선도국가 행세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 뻔뻔함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수출해 온 것이 비판받자 올해 10월부터는 해외 석탄발전 금융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임기 내내 수출을 지원해 오다가 임기 말에서야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해외 수출 사업에 대한 지원은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베트남 붕양2호기 등에 대한 지원은 계속될 것이다.

정부는 COP26을 앞두고 발표할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각계 의견을 반영해 확정한다며 탄소중립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런데 여기에는 민간위원으로 한국에서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자동차, SK 등 기업 임원진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애초에 제대로 된 안이 나오리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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