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성황 이룬 아프가니스탄 난민 환영 울산·부산 토론회

아프가니스탄 난민 157명이 울산에 정착하게 된 가운데, 2월 16일 노동자연대 울산·부산 온라인 토론회 “왜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환영해야 하는가?”가 열렸다. 울산·부산 지역의 노동자·청년 30여 명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일하게 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꽤 참가해 의미가 더 컸다.

토론회 후 참가자들은 함께 ‘화이팅’을 외치며 난민 연대의 의지를 다졌다

발제자로 초청된 중동 전문 잡지 《미들이스트 솔리대리티》의 공동 편집자이자 노동자연대 회원인 박이랑 씨는 난민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아프가니스탄은 오랫동안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략을 받았습니다. ... 적게는 350만 명, 많게는 500만 명이 집을 잃고 떠돌게 됐습니다. 민간인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한국에 오게 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도 최근 발생한 난민의 일부입니다.

“[이슬람에 대한 편견은] 많은 부분이 왜곡이고 가짜뉴스입니다. 먼저,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다른 종교에 비해 특별히 더 여성차별적인 것도 아닙니다. 특정 지역, 특히 전쟁과 내전을 겪는 지역에서 여성 인권은 열악한데, 그 원인을 제공한 자들이 누구인지 봐야 합니다. 아프가니스탄 사회가 발전할 수 없도록 끊임 없이 전쟁과 폭격을 한 것은 미국·서방 국가들이었고, 한국도 여기에 일조한 바 있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소련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과 폭격을 벌였죠.

“[난민이 범죄를 키운다는 것에 대해] 독일의 경우 2020년에 121만 명이 난민으로 수용돼 있었는데 범죄가 줄고 외국인 범죄율도 떨어졌습니다. 난민 증가가 범죄 증가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어서 공동 발제자인 권준모 씨가 발표했다. 그는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대의원이자 난민들이 살아갈 울산 동구 서부동의 주민으로서 최근에 난민 환영 활동을 펼쳤다.

“난민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과밀 학급을 이유로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 초등학교에 25명의 난민 자녀가 추가된다고 과밀 학급이 된다면, 그 학교는 이미 과밀이었다는 뜻입니다. 정부에 과밀 학급 해소를 요구하는 게 맞습니다.

“난민을 반대하면 한국 노동자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줍니다. 경제 위기의 고통에 대한 분노를 한국의 자본가나 권력자가 아니라 엉뚱한 데로 돌려 노동자들 사이의 갈등과 분열을 낳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난민을 환영하는 행동이 필요합니다.”

그는 난민과 무슬림에 대한 편견을 반박하는 기사를 〈노동자 연대〉 신문에 기고해 동료들에게 판매하고, 거리와 현대중공업 공장 안에 난민 환영 현수막을 거는 등 난민 연대 활동을 생생하게 소개해 참가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 공장 안에 부착한 현수막을 거론하며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2월 14일 노동자연대 울산지회 회원들이 울산의 번화가인 삼산동 거리에서 난민 환영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노동자연대 울산지회

환영의 목소리

청중 토론에서는 난민 연대 활동을 펼친 노동자들의 경험담이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한 현대자동차 노동자는 동료들과 아프가니스탄 난민 문제를 토론한 경험을 소개했다.

“난민 환영 현수막에 기분이 좋았다는 노동자, 난민 아이들을 학교에 수용하지 말라는 것은 이기적이라는 노동자, 난민 반대는 인종차별적이라는 노동자 등 많은 노동자들이 난민을 환영했습니다.”

한 현대중공업 노동자의 경험도 인상적이었다.

“현대중공업에는 이주노동자가 1000명이 넘습니다. 회사 안에는 무슬림을 위한 기도 공간도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를 자주 마주치다 보니 우리와 무슨 차이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말도 잘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들을 차별하거나 혐오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애초에 갖고 있었습니다. 이번 아프가니스탄 난민 문제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난민 문제에 눈을 떴으면 좋겠습니다.”

반갑게도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일하게 될 현대중공업 엔진 공장의 한 노동자도 참가해 난민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 난민들이 억압적인 정치 세력인 탈레반과 다르다고 밝히는 게 연대를 넓히는 데 좋지 않겠냐는 물음을 던졌다. 이에 한 참가자는 이렇게 답했다. “난민들 중에 누가 위험하고 아닌지를 구분하기 시작하면 전체를 다 의심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난민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이견도 토론이 됐지만 난민을 환영하는 마음은 하나였다. 이번 토론회는 참가자들이 아프가니스탄 난민 문제를 새롭게 배우고, 앞으로 난민 연대를 함께 해 나갈 계기가 될 것이다.

주제
이메일 구독, 앱과 알림 설치
‘아침에 읽는 〈노동자 연대〉’
매일 아침 7시 30분에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빠짐없이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