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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교사 차별 폐지 집중 행동의 날:
기간제교사 차별 폐지를 외치다

“기간제교사 임금 차별 폐지하라”

“기간제교사 정기호봉 승급하라”

“기간제교사 성과상여금 차별 폐지하라”

“교원+사서 기간제교사의 교원경력 인정하라”

"임금 차별 폐지하라!" ⓒ제공 전국기간제교사노조

8월 6일 오후 3시. 세종정부청사 교육부 앞에 모인 기간제교사들의 외침은 더위도 녹일 만큼 뜨거웠다.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과 전교조 기간제교사특별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기간제교사 차별 폐지 집중 행동의 날’ 집회에 전국에서 근무하는 기간제교사들이 한데 모였다. 세종시 근처의 천안, 아산뿐만 아니라 부산, 울산, 진주, 김해, 창원, 군산, 보성, 서울, 경기, 인천에 근무하는 교사들이다.

집회에는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고객센터지부, 노동자연대, 세종호텔노조, 비주류사진관 동지들이 연대했다. 이들의 연대는 기간제교사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줬다.

이날 집회는 매우 기세 높고, 활기차게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발언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환호해 결의문 낭독까지 열띤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인 내가 여는 발언에서 “왜 우리가 여기에 모였습니까?” 하고 묻자, 참가자 대열에서 “임금 차별 폐지하러 왔습니다” 하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날 집회는 기간제교사 임금 차별 폐지와, 지난 5월부터 투쟁하고 있는 사서 기간제교사들(사서교사 자격증이 아니라 교원 자격증과 사서 자격증을 갖고 사서교사로 일하고 있는 교사들)의 교원경력 인정 요구를 걸고 개최됐다.

기간제교사노조 경상지부장은 기간제교사의 성과상여금 차별을 규탄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기간제교사로 근무한 지 2년이 지나서야 기간제교사의 대우가 정규 교사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특히 성과급 차별 문제를 지적했다.

“화도 나고 의문도 생겼습니다. 정규 교사와 기간제교사는 입직 경로가 다를 뿐, 정해진 채용 절차대로 채용됐고, 하는 업무가 동일합니다. 저도 보건교사로 정말 많은 일을 했습니다. 저뿐이 아닙니다. 제가 경험한 학교 대부분은 기간제교사가 수업시수가 더 많았고, 학교에서 정규 교사가 기피하는 궂은 업무를 도맡아 했습니다. 그런데 왜 차별을 받아야 하는지 의문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기간제교사가 전국에 8만 명에 가깝고, 기간제교사 없이는 학교가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또한 교육 활동 1년을 평가해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인데 평균 호봉을 왜 따로 계산합니까?

“이는 아주 불합리한 차별입니다. 이런 차별 때문에 기간제교사들은 사기저하되고, 교사로서의 자부심과 자존감에 상처를 받습니다.”

기간제교사 차별이 교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하는 발언이었다.

홍성학 평등교육실현을위한충북학부모회 대표는 성과급 문제를 비판하며 기간제교사 차별 폐지에 교육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발언했다.

홍성학 평등교육실현을위한충북학부모회 대표 ⓒ제공 전국기간제교사노조

“현장은 서열과 차별로 얼룩져 있습니다. 교육부가 진정 교육을 제대로 만들고 싶다면 차별과 서열을 철폐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합니다. 이에 앞서 오늘 기간제교사들이 요구하는 호봉 문제, 성과급의 문제, 사서교사의 교원 경력 인정 문제를 먼저 적극 해결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더불어 우리의 일이, 우리의 삶이 교육이 되어야 우리 교육이 살 수 있으므로 직업 간 차별이 철폐되어야 합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철폐되어야 합니다. 노동 통제를 위한 성과급은 그 자체가 공정한 것이 아니므로 철폐되어야 합니다”

이상미 전교조 세종지부장은 기간제교사의 정기호봉 미승급에 대해 규탄하며 진행 중인 임금 소송의 2차 판결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동일하게 기간제교사의 업무가 정규 교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인정했음에도 법령상 기간제교사는 정규 교사와 비교할 수 없는 특수한 지위에 있다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임금 차별에 위법성이 없다는 모순적인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러한 판결은 반노동 정책을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의 영향을 받은 판결이라고 볼 수밖에 없으며 대법원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준수하는 상식적 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임금 차별과 함께 기간제교사들을 분노케 하는 또 다른 차별이 채용신체검사와 마약검사이다. 이에 대해 박상복 기간제교사노조 전라제주지부장이 발언을 했다. 정규 교사로 25년을 근무한 그는 건강에 문제가 생겨 퇴직했다가 이후 건강을 되찾아 기간제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기간제교사로 근무하면서 매년 채용신체검사서를 제출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상복 기간제교사노조 전라제주지부장 ⓒ제공 전국기간제교사노조

“채용신체검사는 교사로 근무하는 데 건강상 문제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내는 것이라 합니다. 그렇다면 계속 근무하는 기간제교사가 굳이 채용신체검사를 매년 내야 할까요? 검사받는 데 걸리는 시간, 비용도 문제지만 기간제교사여서 당하는 차별이라고 깨달은 시점부터는 검사서를 제출할 때마다 화가 났습니다. 교사로 근무할 수 없을 정도로 몸에 이상이 있다면 본인이 잘 알 것입니다. 제가 건강의 문제로 정규 교사를 그만둔 것 처럼요. 그런데 기간제교사만 매년 이런 불필요한 검사를 받게 하는 것은 차별하기 위한 차별처럼 보입니다.

“마약검사도 그렇습니다. 기간제교사들이 여러 차별과 기피업무, 과중업무로 힘들게 근무를 하니 마약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서 그런 것일까요? 왜 매년 기간제교사만 마약검사를 받아야 합니까?”

마약검사가 얼마나 차별적인지 꼬집는 발언에 선생님들의 웃음소리가 터졌다.

“마약검사를 능사로 삼을 것이 아니라 교육 환경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닙니까? 채용신체검사만큼 마약검사도 부당하기 짝이 없는 차별입니다.”

참가자들은 ‘’맞습니다.“ ”투쟁”을 연호했다. 그동안 차별에 억눌려 온 기간제교사들의 마음이 오롯이 전달돼 울컥했다.

박옥주 민주노총 충북본부장은 기간제교사 차별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적극적으로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옥주 민주노총 충북본부 본부장 ⓒ제공 전국기간제교사노조

“우리나라 인구 중 2400명뿐인 최고 수준 부자들의 세금은 깎아 주면서 파괴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공공성입니다. 우리들의 임금입니다.

“정부가 학령인구 감축을 이유로 지난 2년 동안 정규 교원 7749명을 감축했고, 그 자리에 기간제교사를 대신하게 했습니다. 정규 교사의 역할을 대신하게 하면서 임금과 근무에서 이렇게 차별을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학교는 교육부는 기간제교사들에게 정규 교사보다 더 열심히 일하라고 강요하면서 왜 임금과 근무조건은 차별하는 것입니까?”

이어서 사서 기간제교사들의 규탄 발언이 이어졌다. 해당 기간제교사는 경기도교육청의 정책에 따라 사서교사로 채용됐다. 그러나 교육부가 이들을 ‘무자격교사’로 규정하고 채용을 금지하라는 공문을 시행해 해당 교사들은 2024년 2월까지만 근무해야 했다.

'교원+사서' 기간제 교사들, "교원경력 인정하라!" ⓒ제공 전국기간제교사노조

학교에는 상치교사(전공인 교사자격 과목과 다른 교과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많이 근무한다. 지난해 김영호 국회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상치교사가 전국에 800명이 있다.

그런데 왜 사서교사만 상치를 인정하지 않는지도 의문이다. [교원+사서] 기간제교사 채용 금지 후 현재 경기도에는 기간제 사서교사를 채용하지 못한 학교가 30여 곳에 이른다고 한다.

해당 교사들은 지난 5월부터 1인 시위, 기자회견, 집회, 방송 출연 등으로 자신들의 처지를 알리고 있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현실이 외면당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투쟁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기간제교사들이 단체를 조직해 차별에 항의하기 시작한 것은 2018년이다. 그동안 기간제교사들은 집단행동을 낯설어했지만, 이날은 내가 참여자들에게 “부당한 차별에 맞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라고 질문했을 때 “투쟁이요”라는 답변이 나왔다. 기간제교사들이 오늘 집회의 의의를 분명히 알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답변이었다.

교육부를 향해 야유하는 집회 참가자들 ⓒ제공 전국기간제교사노조

“기간제교사가 1정연수를 받게 된 것, 정근수당을 온전히 받게 된 것, 맞춤형복지가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 등은 바로 여기 계신 선생님들이 함께 차별 반대 목소리를 내고 교육부에 항의한 덕분 아닙니까?

“선생님 여러분. 오늘 이 집회에 참가하신 여러분은 기간제교사 차별 폐지의 역사를 만드는 주인공입니다. 함께해 주셔서 정말 매우 아주 고맙습니다. 선생님들이 있기에 기간제교사의 미래는 지금보다 더 밝아질 것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교육부의 부당한 차별에 맞서 더 강고하고 끈기 있게 투쟁할 것입니다. 교육부가 기간제교사의 임금 차별을 폐지하는 그날까지 우리는 방학 때마다 교육부 앞에 모여 교육부에 요구하겠습니다. 선생님 여러분, 함께하시겠습니까?”

참가자들은 “예”라고 힘차게 응답했다.

박상복 기간제교사노조 전라제주지부장도 투쟁 의지를 다졌다.

“차별은 폭력입니다. 교육부의 이런 폭력적인 차별이 철폐될 때까지 지치지 말고 끝까지 싸워 반드시 승리합시다.”

기간제교사들은 차별 없는 평등학교,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차별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다음과 같이 결의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하나, 기간제교사 임금 차별 폐지를 위해 행동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교원+사서] 기간제교사 차별 폐지 운동에 연대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더 많은 기간제교사가 차별 폐지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조직화에 적극 나설 것을 결의한다.

집회에 연대해준 코레일 네트웍스 노동자들 ⓒ제공 전국기간제교사노조
최도은 가수의 연대 공연 ⓒ제공 전국기간제교사노조
집회에 연대해준 노동자들 ⓒ제공 전국기간제교사노조
집회에 연대해준 노동자들 ⓒ제공 전국기간제교사노조
집회에 연대해 준 노동자연대 교사모임 ⓒ제공 전국기간제교사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