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사서교사의 임금 환수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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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은 문제 해결 약속 이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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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 경기도 교육청 제1청사 앞에서 사서교사로 근무한 기간제교사들과,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전교조 기간제교사 특별위원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경기학부모회, 참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경기지부, 민주노총 경기도본부가 모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경기도교육청에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기간제 사서교사의 교원경력 인정하라’, ‘임금 환수 및 삭감 반대한다’, ‘임태희 교육감은 도정질의 답변을 책임감 있게 이행하라’, ‘평생교육과는 약속 이행서에 서명하고 책임 의지를 표명하라’
경기도 학교도서관에서 근무한 기간제 사서교사들은 유초중등교원자격증과 사서자격증을 동시에 소지한 교원(이하 교원+사서)으로, 경기도 교육청의 필요에 따라 2019년부터 사서교사로 채용되어 근무했다.
그런데 교육부가 이들의 채용을 금지하자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에 이들을 모두 해고했다. 해고도 기가 막히는데 지난 5월 감사원은 해당 근무기간 경력을 전부 인정할 수는 없다며 50퍼센트만 적용하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해당 기간 지급한 임금 중 일부를 환수하라는 것이다.
해당 교사들은 대책위를 꾸려 지난 5월부터 경기도 교육청사 앞에서 집회를 하는 등 경기도교육청과 감사원을 규탄하며 항의하고 있다.
지난 6월 13일 경기도 도정질의에서 유호준 도의원이 임태희 교육감에게 이 사안의 해결 방법에 관해 질의하자 교육감은 자신이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임태희 교육감에게 도정질의 답변 이행을 촉구하는 것이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유호준 도의원은 임태희 교육감이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한 교육감의 답변은 번복될 수 없습니다. 교육감이 이 문제에 대한 약속을 번복한다면 경기도 의회에 대한 무시이며 1400만 경기도민을 무시하는 일입니다.”
당사자로서 참가한 해당 사서교사도 교육감이 이 문제에 책임지라고 요구했다.
“도서관 운영 및 독서교육 외에도 교과연계수업, 부담임, 교원평가, 각종 장학·창체 수업 운영, 동아리 운영, 생기부 작성까지 교사로서 근무했습니다.
“학교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던 현실로 일자리를 잃었고, 교원경력 불인정 및 임금 환수 감사는 저의 일상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교원으로 채용돼 근무한 교사에게 교원 경력을 인정하라는 요구는 완전히 정당하다.
특히 감사원 결정 전에 교육청이 해당 교사들의 교원 경력을 인정하도록 선제 조치해야 한다. 감사원이 교원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결정을 내린 뒤에는 되돌리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김진희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장은 학교 도서관의 교육적 가치와 목적이 온전히 발휘되려면 당사자들의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교육청은 감사원 결과에 대해 책임 있게 소명하고 기간제교사들에게 전가된 경력 미인정 및 임금 환수 조치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주지하라.”
김영진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경기학부모회' 대표는 사서교사들을 기간제근로자가 아닌 무기계약직으로, 나아가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사서 선생님들이 학교도서관에 안 계신 것은 사고입니다. 2019년부터 학교에 계셨던 사서 선생님을 학교 도서관에 온전히 돌려 놓으라.”
도승숙 ‘참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경기지부’ 지부장은 사서교사들의 노력과 열정에 감사를 표하며 이들을 해고한 교육청을 비판했다.
“전국 제일의 산재 기업인 교육청이 이번에는 취업 사기라는 오명까지 줄줄이 달며 하는 정책마다 신뢰가 떨어져 학부모 입장에서는 한숨이 나옵니다.
“방치됐던 학교도서관이 살아나 아이들의 교육 성장에 보탬이 되었습니다.
“경기도 교육청은 교사 정원 줄이기를 하며 본인의 전공이 아닌 다른 업무(과목)를 맡기는 것을 묵인해 왔으면서 유독 사서 선생님들에게만 날을 세우는 것에 의구심이 듭니다. 아이들의 문해력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사서 선생님을 팽하는 염치없음이 학부모를 분노하게 합니다.”
박영진 전교조 기간제교사 특별위원회 위원장도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을 비판했다.
“이분들이 학교도서관에서 쫓겨난 자리에 아직도 사서교사를 구하지 못하여 방치된 학교들이 있습니다. 이는 학생들의 피해로 이어집니다. 독서 교육이 중요하다고 스스로 말해 온 교육청이 스스로 독서 교육을 포기한 셈입니다.”
교육부, 교육청은 지금도 학교도서관 필요 인력을 배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그저 교육부의 교원 미배치로 생긴 문제를 힘없는 비정규직 기간제교사에게 전가하는 데에 여념이 없다.
나는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과 교사들에게 연대와 단결을 요청했다.
“학교는 비정규직의 백화점입니다. 같은 업무를 하는 노동자를 여러 형태로 채용하여 노동자가 서로 갈등하게 만들고 이간질하고 있습니다. 이는 노동자들의 단결을 막기 위한 계략입니다. 이 계략에 흔들리지 말고 교원+사서 기간제교사에 대한 교육청의 불합리한 탄압에 맞서 연대해 함께 싸웁시다.”
대책위는 교육청이 책임을 이행할 때까지 교육청 앞 규탄 선전전 등 투쟁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위들은 해당 교사들의 투쟁에 앞으로도 계속 연대하기로 했다. 그동안 연대에 목말랐던 해당 교사들은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와 학부모 단체들의 연대를 반기며 매우 감사해했다.
경기도교육청은 반드시 감사 결과 이전에 감사원이 해당 교사들의 교원 경력을 인정하도록 조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