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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교사들이 21대 대선에 요구한다:
기간제교사 8만 시대, 차별 폐지로 더 평등한 학교를!

5월 20일(화)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에게 ‘기간제교사 8만 시대, 차별 폐지로 더 평등한 학교를’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3가지 의제 아래 8가지 과제를 전달했다.

전국에서 근무하는 기간제교사는 8만 6,000여 명으로 전체 교원의 약 17퍼센트다. 정부는 학령인구가 감소한다며 정규교원을 감축하고, 기간제교사의 규모는 매년 최고치로 늘리고 있다. 기간제교사는 고용 불안과 여러 구조적 차별에 시달리면서도 교사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기간제교사노조는 교사들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교권 보호와 권리 보장, 차별 폐지와 처우 개선, 고용 안정 및 정규직화 3가지 의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 의제에 따르는 8대 과제는 이렇다. △과도한 민원, 관리자 갑질, 성희롱·성폭력 피해 기간제교사 구제책 마련 △기간제교사 과중·기피 업무 부과 금지 △소수노조의 교섭권 보장 △임금 차별 해소를 위한 법 개정 △복지 및 복무 차별 폐지 △불합리한 경력 인정 제도 개선 △중도 계약 해지 금지 △교원정원 확충 및 정규직화.

올해 1월 15일 서울정부청사 앞에 열린 기간제교사 차별 폐지 집중 행동의 날 ⓒ제공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첫 번째 의제는 교권 보호 및 권리 보장이다.

입시 경쟁 교육에 짓눌린 학생과 학부모들이 교사를 민원 대상으로 삼아 교권 침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늘고, 기피 업무도 늘었다. 교원 감축으로 업무 부담도 늘었다. 정규교원의 결원·휴직 자리를 대체하는 기간제교사에게 과중 업무와 기피 업무가 떠맡겨졌다.

정규교사들도 우울증을 앓으며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비정규직인 기간제교사가 겪는 고통은 더 심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기자회견장에서 서울의 한 사립초등학교에 근무했던 기간제교사도 과중 업무와 교권 침해로 숨졌다는 사실이 그의 아버지의 호소로 밝혀졌다. 이 교사가 숨진 후 바로 조사가 이뤄지지도 않았다.

기간제교사들은 피해를 당해도 항의하기도 어렵고, 항의하면 바로 해고로 이어진다.

다음 정부에서는 기간제교사의 교권과 권리가 온전하게 보장되도록 제도와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두 번째 의제는 차별 폐지 및 처우 개선이다. 기간제교사노조가 생기면서 교육부와 교육청에 차별 폐지 등을 요구·투쟁하면서 차별들이 적잖이 폐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여러 차별이 남아 있다.

지난 5월 14일에 개최된 기간제교사 차별 폐지 촉구 기자회견 발언문에서 한 기간제교사노조 조합원은 차별 때문에 “서글프고 불쾌하다”며 “차별로 고통받고 사기 저하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기간제교사들은 구조적 차별 속에서도 교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교육에 헌신하고 있다. 그러나 차별이 기간제교사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쳐 사기 저하를 낳는다.

기간제교사가 겪는 차별은 온전히 폐지되어야 한다.

세 번째 의제는 고용 안정 및 정규직화이다. 기간제교사는 1년마다 계약을 맺는 계약직 비정규교사여서 늘 고용 불안에 시달린다. 1년 계약이 만료되면 다른 학교로 이동해야 한다.

교과 수업은 장기 계획과 단기 계획으로 이뤄진다. 장기 계획은 교육과정의 목표에 따라 2~3년 동안 이뤄지고 성과를 평가하기도 한다. 매년 학교를 이동해야 하는 기간제교사는 장기 계획에 참여하기가 어렵고, 참여하더라도 성과를 지켜볼 수가 없다. 이는 교육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기간제교사는 1년 계약마저도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규교사가 조기 복직하거나 미발령 교사가 임용되면 계약 해지를 겪는다. 시기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나 방학을 앞둔 시기에 중도 계약 해지에 대한 상담 전화가 가장 많다. 어떤 선생님은 계약할 때부터 방학에 정규교사가 복직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기간제교사는 아무 잘못도 없이 언제든 계약 해지, 해고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근무해야 한다.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차별로 고통받는 교사가 많아질수록 교육은 제대로 실현될 수 없다. 학교는 교원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필요한 교원을 확충해야 하며 그 한 방안이 바로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이다. 기간제교사를 고용 불안에 시달리지 않고 차별받지 않는 정규교사로 전환해야 교육의 질이 좀더 개선될 수 있다.

역대 정부들에서는 그나마 비정규직에 대한 손톱만큼의 관심을 보이는 척은 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비정규직 대책이 사실상 전무했으며, 화물연대·건설노조 등 노조를 탄압하고 범죄자로 몰아갔다. 이런 윤석열이 파면된 것은 사필귀정이다.

윤석열 파면 이후 새로 만날 세계는 비정규직 차별로 고통받는 노동자가 없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서로 믿고 교육할 수 있는 학교여야 한다. 기간제교사 차별 폐지로 더 평등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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