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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 운동 팔레스타인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2월 15일 서울대 캠퍼스:
극우의 학내 진지 구축 시도에 맞불을 놓다

2월 15일 서울대 극우 맞대응 집회 극우가 캠퍼스에서 빌드업 하지 못하게 싸우다 ⓒ조승진

2월 15일(토)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계단에서 극우의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에 맞대응하는 윤석열 탄핵 찬성 집회가 성공적으로 벌어졌다.

2월 10일 연세대를 시작으로 극우들은 대학 내에서도 탄핵 반대 목소리를 조직하고 있다. 2월 15일 오후 5시 서울대에서는 기독교 우파 학생 단체인 트루스포럼을 비롯한 극우들이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었다. 극우 세력은 탄핵 지지자들이 토요일 경복궁 집회에 집중할 것을 염두에 두고 같은 시각 서울대에서 집회를 잡은 것이다.

이들은 연세대에서 당한 망신(관련 기사 :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 연세대 행동 : 우익 학생들의 탄핵 반대 행동에 맞불을 놓다’)을 만회하기 위해 학내외 탄핵 반대 세력에게 참가 동원을 요청했다.

서울대 학생들은 극우의 계획이 나오자마자 맞대응을 준비했다. 극우 집회 한 시간 전, 같은 장소에서 맞대응 집회를 시작했다. 서울대 학생, 동문, 지역 주민, 다른 대학 학생들까지 80명가량이 아크로폴리스 계단에 모였다. 이들은 집회·시위의 자유마저 짓밟으려 한 쿠데타 옹호 세력이 대학에서 활개치도록 놔둘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시가 되자 광화문에서 집회를 마친 극우들이 서울대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많았을 때 250명까지 됐다. 학생이 극소수 있긴 했지만, 대부분 중년, 노년의 탄핵 반대자들이었다.

윤석열 탄핵 지지 측은, 극우들이 민주화 열사가 산화해 간 아크로폴리스에서 집회하는 걸 두고 볼 수 없다며 장소를 내어주지 않고 계속 집회를 진행했다.

그러자 극우들은 우악스럽게 계단으로 올라와 탄핵 지지 측을 밀치고 자리를 잡으려 애썼다. 그 과정에서 극우들은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수적 열세 때문에 극우들이 집회 장소를 차지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탄핵 지지 측은 계단에서 물러나 극우 집회 맞은 편에 대열을 정비해 극우가 집회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게끔 계속 항의했다.

그러자 극우 세력들도 예정된 집회를 진행하지 못하고 우리 측에 맞대응해야 했다. 이들은 서울대에서 집회를 성대하게 치러서 이를 유튜브 등으로 송출해 다른 대학에서의 행동들을 고무하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탄핵 지지자들의 거센 반발 때문에 그들 뜻대로 상황이 진행되지 못했다.

1시간가량이 지나도 예정된 집회가 진행되지 못하자 극우는 경찰을 불렀다. 경찰은 우리 측과 극우 사이에 “출입 금지” 통제선을 쳤다. 극우들이 시위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준 것이다.

초반에는 우리 측이 수적 열세 때문에 극우를 압도하기가 어려웠다. 소식을 듣고 연대하러 온 탄핵 지지자들도 극우의 세를 보고 당혹했다. 그러나 그런 어려운 순간에 서울대 맞대응 집회를 발의한 이시헌 씨는 이렇게 외쳤다. “지금 시민들이 오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버팁시다!”

참가자들은 연대가 확대될 것이라고 믿고 굳세게 버텼다. 그러는 동안 서울대의 대치 상황이 SNS에서 알려졌다. 같은 날 광주에서도 극우에 맞선 맞대응 집회가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서울에서는 서울대가 극우에 맞선 전선이라 보고 큰 관심과 지지를 보냈다.

연대로 초반 열세를 극복

끈질기게 구호를 외치며 버티고 있는 사이, 광화문 탄핵 찬성 집회에 참가한 대학생들과 민주 시민들이 조금씩 모여들었다. 탄핵 지지자들은 연대의 깃발이 하나씩 올 때마다 기세가 높아졌다.

특히 같은 시각 광주에서 극우보다 민주주의 수호 시민이 훨씬 많다는 소식이 공유되자, 서울대 탄핵 찬성 시위대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마음대로 집회가 진행되지 않자 극우들은 더욱 짜증을 내며 경찰 통제선을 넘어 탄핵 지지자들을 위협하고 난폭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탄핵 지지자들이 조금씩 불어났다. 탄핵 지지 시위를 생중계한 유튜브 라이브는 한때 2000명 이상이 시청하기도 했다.

특히나 고령의 극우 세력과 대조되게, 탄핵 지지 세력은 대부분 청년들로 이뤄졌다.

대치가 길어지자 일부 극우 참가자들은 포기하고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극우 측 대열과 탄핵 지지자들 대열의 규모가 엇비슷해지기 시작했다.

시간을 끌어 봤자 탄핵 지지자들이 더욱 늘어나기만 할 듯하자, 극우들은 꼬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예정된 집회 마무리 시간인 8시가 되자, 극우들은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극우 집회 사회자는 “우리도 밤새 할 수 있다” 하고 허세를 부렸지만 계속 늘어나는 탄핵 지지자들의 기세에 밀려 더 집회를 이어가지 못한 것이다. 그는 “저들[탄핵 찬성 측]의 방해 때문에 예정한 집회 프로그램을 하나도 하지 못했다”고 불평했다.

극우들이 애국가를 부르며 집회를 마무리하자, 우리 측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맞대응했다.

결국 극우는 목적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해산해야 했다. 극우들이 해산하자 탄핵 지지자들의 기세는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 탄핵 지지자들은 승리감 속에서 정리 집회를 진행했다.

많은 대학의 학생들이 자유발언에 나섰다.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연대를 통해 극우의 기세를 눌러버린 것에 감격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서울대 극우 맞대응 집회는 극우에 맞서는 투쟁이 효과가 있음을 보여 줬다. 맞대응 집회는 극우의 사기를 꺾고 우리 편의 사기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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