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학생들과 시민들이 극우 집회에 맞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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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에서도 윤석열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하려던 극우 세력의 시도가 반대에 부딪혀 차질을 빚었다.
2월 24일 오후 2시 극우들이 부산대학교 앞에서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했다. 그들은 애초 계획한 학내 집회를 하지 못했고, 대학 정문 앞에서 집회를 했다.
시국선언 계획이 알려지자 윤석열 탄핵을 지지하는 학생과 시민들도 대응에 나섰다.
극우 집회에 앞서 낮 12시에 ‘윤석열 즉각 파면을 바라는 부산대 학우 일동’이 규탄 기자회견을 했고, 부산대 민주동문회와 윤석열퇴진금정비상행동은 오후 3시에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전 11시부터 부산대 정문 앞은 경찰들이 배치되며 긴장감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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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안에서는 학생 10여 명이 학교 안 광장, 도서관, 학교식당 앞에서 팻말을 들고 리플릿을 반포하며 12시 극우 규탄 기자회견 참가를 호소했다. 12시가 가까워지자 극우 집회를 규탄하는 학생들이 정문 앞으로 모여들었다.
구호를 선창하며 탄핵 찬성 학생들의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부마 항쟁의 정신이 깃든 이곳, 부산대학교에서, 다시 한번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세력에게 단호한 경고를 보내고자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내란 수괴 옹호하는 시국선언 왠말이냐 민주 파괴 극우 세력 청산하자!”
“부마 정신 계승해 윤석열을 끝장내자!”
긴급하게 조직된 기자회견임에도 학생 수십 명이 모였다. 여러 학생들이 보내 준 규탄 메시지도 소개됐다. 몇몇 학생들은 직접 집회에 나와 발언했다.
“선배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이곳에서, 이제는 내란과 불법적인 권력 남용을 옹호하는 세력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부마 항쟁의 정신을 계승하고,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학생들의 기자회견 소식을 듣고 일찍부터 모여든 몇몇 시민들이 학생들의 기자회견을 응원했다. “옳다! 옳다!”며 박수를 치고, 구호도 함께 외쳤다. 점심시간에 지나가던 학생들 중에도 가던 길을 멈추고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학생들은 부산대 정문 앞 거리에 극우 규탄 현수막을 부착했다. “내란 옹호 세력 물러가라,” “부마항쟁 성지 앞에 내란 선동 설 곳 없다” 등의 구호와 학생들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현수막들이었다. 그 옆에서는 부산대 민주동문회와 진보당 부산시당, 민주버스 삼화지회 등의 윤석열 파면, 극우 집회 규탄 현수막이 함께했다.
2시 극우 집회에 수백 명이 성조기를 들고 참가했다. 이들은 윤석열의 쿠데타를 옹호하고, 좌파를 혐오하는 발언과 구호를 계속했다. 여러 학생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주위를 지나갔다.
3시에 가까워지자 민주동문회를 비롯한 윤석열 탄핵 지지자들이 반대편에 모이기 시작했다. 학생들 중 상당수도 다시 자리를 찾았다. 비상행동과 촛불행동의 활동가들, 노동조합 활동가들, 부산대 동문 등 많은 사람들이 극우의 쿠데타 옹호에 울분을 느끼며 모였다. 저마다 이렇게 생각을 밝혔다.
“[이 일은] 쉽사리 끝나지 않을 일입니다. 대선에서 민주진보 세력이 승리해도 극우들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겠습니까? 제2, 제3의 내란과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하려는 것이 저 수구보수 세력의 생각입니다.”
“정치적 차이가 있는 사람들과 대화와 토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극우들은 대화의 상대가 아닙니다.”
“저들은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파괴하려는 자들입니다. 그런 자들에게 집회의 자유를 허용해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이날 긴급하게 조직된 행동에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극우의 준동에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학생들은 방학 중에도 학내 곳곳에서 홍보 활동을 벌였고, 학생들의 극우 규탄 의견을 모아내기 위해 애썼다. 사회단체들도 마찬가지였다. 짧은 시간에 이토록 다양하고 많은 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모여든 것이 놀라웠다.
학생들과 윤석열 탄핵 지지자들은 24일 부산대 앞에서 세를 보여 주려던 극우들에 맞대응을 하고, 윤석열 파면과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것을 보여 줬다. 집회 참가자들이 거듭 강조했듯 극우와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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