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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중인 공항 자회사 노동자들이 말한다

공항 자회사 노동자들이 연속 야간 노동 중지, 임금,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전국 14개 공항에서 일하는 전국공항노조 소속 노동자들은 10월 초 3일간 파업을 한 데 이어, 아펙 기간인 29일부터 재파업을 하고 있다. 29일에는 트럼프 등 주요 정상들이 이용한 김해공항에서 집중 파업 집회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부는 10월 초 연휴 기간에 12일간 파업을 벌였고 지금은 지부장 단식 농성과 집회 등으로 투쟁을 이어 가고 있다.

“우리 투쟁이 성공해 다른 분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이준현(김해공항 노동자, 전국공항노조 대의원)

김해에서 어제 파업 재선포식을 했어요. 전국 공항 노동자 약 500명이 모였어요. 지금은 각 공항별로 소규모 팻말 시위를 하고 있어요.

저희는 공공기관 자회사 중에서도 임금이 낮은 편입니다. 기본급만 따지면 보통 250만 원 정도 될 거고요. 야간, 연장 수당까지 다 했을 때 실수령액이 300만 원 정도거나 조금 안 되는 정도예요. 호봉제가 없기 때문에 10~20년 일하신 분들도 거기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직률이 높아요. 매해 신입사원 10~20퍼센트 정도 이직을 합니다.

일하다 죽거나 다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올해에도 제주공항에서 야간 근무를 하다가 회사에서 돌아가신 분이 있어요. 사망 사고가 아닌 일반 산재도 꽤 많고요.

조합원들은 화가 많이 나 있는 상태입니다. 공항공사에서 시간만 끌고 명확한 답변이 없으니까요.

많은 분들이 올해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파업을 처음에 했을 때보다는 조금 더 열정적이신 상태입니다.

물론 저희는 [파업에 동참하지 못하게 정해진] 필수 유지 업무가 있고, 회사는 파업으로 인원이 빠지는 만큼 대체인력도 넣으려고 하고 있어요. 어제 보니까 본사 직원들까지 나와서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대체인력 투입 등에 대해 저희가 문제 제기하고 있고 고소고발 등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노동자들이 바보가 아니고,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이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도 더 환경이 열악한 분들도 있을 텐데, 이번 투쟁이 성공해 그분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10월 25일 오후 서울 삼각지 역 인근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에서 공항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인천공항에서 올해만 노동자 7명 죽었어요. 정부는 계속 방치할 건가요?”

이호현(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터미널운영 지회장)

모회사 직원들은 이미 2006년에서 2008년 사이쯤 4조 2교대제가 시행됐어요.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미 문재인 정부 때부터 노사정 합의서를 써서 해 주겠다고 했는데, 아직 안 되고 있어요. 2022년과 2023년 파업 때도 자회사 3곳이 합의서를 썼는데 또 안 지켰어요.

인천공항에서는 올해만 7명이 과로로 죽었어요. 거의 두 달에 1명씩 죽어 나갔어요.

이재명 정부는 사기업에서 [산재 사망이] 한 명만 발생해도 거의 찍어 누르듯 했었잖아요. 그런데 공공기관에서는 왜 방치하는지 의문인 거죠. 사실 이러면 대통령이 오셔서 한 번 봐야 하지 않나요.

제 주변에도 산재로 돌아가신 분이 있어요. 2021년에 인천공항 지역지부 사무처장 님이 갑자기 쓰러져서 돌아가셨어요. 3년을 싸워서 산재로 인정받았어요. 유가족분들한테 이제 면이 서게 된 거죠.

자회사 경영진들은 매번 똑같은 소리예요. ‘우리에게 결정 권한이 없다, 공사에 허락 받아야 된다’면서요.

공항공사 쪽은 용역비 증가하면 공사 직원들 사회복지 기금이 위협받는다, 모회사 직원 눈치 보여서 못해 준다며 노노 갈등 조장해요.

그러나 인천공항은 계속 흑자예요. 작년만 해도 3,900억 원인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그 10분의 1도 안 되거든요.

최근에 노동자들이 파업 기간에 화장실 변기를 일부러 막히게 했다며 형사 고소 할 거라고 했어요. 그런데 미화 관련 여사님들께 물어보니 건물 구조상 수압이 약해서 휴지를 좀 많이 쓰는 분들이 다녀가면 보통 막힌다는 거예요.

이전 파업 때는 터미널에서 점심을 먹었다고 고소당했어요. 이를 검찰이 불기소하니까 재심 신청하고, 민사로도 걸려고 하는 것 같아요. 최근 지부장이 단식 농성하는 것 가지고도 공항 운영에 차질을 준다며 법적으로 고소할 거라고 공문을 보냈더라고요.

10월 초 추석 연휴 때 파업은 되게 고무적이었어요. 지난번에는 하루 파업도 할까 말까 했었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오래 했으니까요. 이후 현장에 돌아왔고 지부장 단식 이어 나가고 있는데 답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솔직히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탄핵 운동에 노동자들이 나섰던 것을 바탕으로 출범한 정부고, 이제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중재를 해 주겠다고 해요. 하지만 공공기관이면 정부가 딱 정해 줘도 되는 거잖아요. 그거를 왜 못 하냐, 왜 이렇게 늦냐는 거죠.

지금 공항 직원들이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닙니다. 계속 죽어 나가는 분들이 많으니까 더 이상은 방치할 수 없다는 거고요.

우리가 파업한다고 사측은 국민들을 볼모로 협박한다고 선동하고 있는데 사실 이렇게 되기까지 몇 년 동안 방치한 것은 공항공사입니다.

사실과는 다르다고, 보이는대로 믿지 말라고 국민들에게 계속해서 말하려고 하니 연대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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