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항 자회사 파업:
과로와 저임금을 더는 못 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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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수)부터 전국 15개 공항 자회사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환경 미화, 주차 관리, 각종 서비스 등 공항 운영과 시설 관리 등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이다.
이번 파업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와 전국 14개 공항 자회사 노동자들이 속한 전국공항노조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 19일 첫 하루 공동 파업을 한 데 이어, 이번 무기한 파업도 함께 들어갔다.

두 노조가 결성한 전국공항노동자연대는 10월 1일 오후 2시 김포공항에서 ‘죽음의 공항을 멈춰라’ 전국공항노동자 파업 대회를 열었다. 전국의 공항 자회사 노동자 2,000명이 모였다.
이 노동자들이 “죽음의 공항을 멈춰라”고 외치는 이유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가 지난해 말 무안공항 참사와 같은 대형 사고 가능성을 키울 뿐 아니라 노동자들의 과로사로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에서 올해에만 노동자 5명이 뇌출혈, 추락사 등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
특히 ‘주근, 주근, 야근, 야근, 비번, 휴일’로 이어져 연속 야간 노동을 해야 하는 3조 2교대제는 노동자들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퇴근하면 8시간 있다가 출근 기록을 찍어야 돼요. 그럼 왔다갔다 하고 준비하는 시간 빼면 한 3~4시간 자거든요. 그게 살인적이죠. 심지어 어떤 날은 새벽 3시, 4시에 일어나야 되고 어떤 날에는 7시에 일어나야 되니까 너무 불규칙해서 정신을 못 차리는 거예요.”(이호현 인천공항지역지부 터미널운영지회장)
“이번 파업으로 비인간적인 교대제는 꼭 바뀌면 좋겠어요. 여성들의 경우 생리 불순, 하혈을 겪는 사람도 있어요.”(인천공항 서비스직 여성 조합원)
사용자 측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교대제 개편을 약속했지만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3조 2교대제를 4조 2교대제로 개편하려면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재정 지원을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이번에는 꼭 제대로 된 약속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저임금도 심각한 문제이다. 김경민 전국공항노조 김해지부장은 이렇게 발언했다.
“공항에서 10년 차 시설 직원이 주말 하루 휴일 근무를 해야 한 달에 겨우 250만 원대의 월급을 받습니다. 주말, 휴일 근무를 하지 않으면 생계조차 불가능합니다.”
그런데도 한국공항공사는 자회사에 원가 대비 낙찰률을 낮게 책정하며 노동자들에게 저임금을 강요하고 있다.
또 인천공항 환경 미화 노동자들은 2023년 주5일제 전환 이후 8.5시간 노동을 8시간으로 계산하며 30분을 무급으로 산정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번 파업은 역대급 연휴를 앞두고 공항 이용객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사용자 측은 “국민 불편” 운운하며 “파업 자제”를 말하고 있다. 친기업 언론들도 승객 불편 가능성만 부각하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 승객 불편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사용자 측 책임이다. 인천공항 자회사 사용자 측은 4조 2교대제 요구에 대해 “내년 상반기 이후에 협의”하자며 미루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사용자 측도 최근 교섭에서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를 거절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사용자 측은 대체인력을 투입해 공항 운영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고 한다. 이미 공항 자회사 노동자들의 적잖은 비율이 ‘필수 유지 인력’이나 ‘보안’ 업무로 묶여 파업에 참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체인력까지 투입하는 것은 파업 파괴 행위다.
저임금과 함께 연속 야간 노동 속에 심각한 과로에 시달리는 처지를 개선하기 위한 공항 자회사 노동자들의 파업은 정당하다. 노동자들의 처지 개선은 승객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또 이 노동자들이 승리한다면 이재명 정부하에서 처지 개선을 바라는 많은 노동자들에게 자신감을 줄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파업 파괴 행위를 중단하고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