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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신간 추천 《친위 쿠데타, 극우 정치, 민주주의》:
윤석열 계엄 1년, 내란 청산과 사회 변화는 어떻게 가능한가?

김문성, 김인식, 장호종, 최일붕 외 지음, 책갈피, 440쪽, 22,000원

윤석열이 일으킨 친위 군사 쿠데타가 실패한 지 1년이 다 돼 간다.

즉각적인 대중 저항이 일어나 윤석열이 탄핵되고 그의 정적 이재명이 대통령이 됐지만, “내란 청산”은 순조롭게 되고 있지 않다. 기대했던 사회 개혁도 지지부진하다. 이재명 정부의 친미적인 외교·안보 노선, 친기업·부자 정책, 성평등 정책 등은 윤석열 정부와 별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 앞으로 달려간 많은 사람들, 그 뒤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작해 광화문, 남태령, 한남동, 안국역까지 눈비 맞으며 거리를 누빈 사람들 사이에서 불만과 불신이 자라고 있다.

이런 때에 내란 청산과 사회 개혁을 바라고,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 나왔다. 신간 《친위 쿠데타, 극우 정치, 민주주의》가 그것이다.

이 책은 본지의 필진이 지난 1년여간 대중투쟁 현장을 누비며 보도하고 정치 상황을 분석해 투쟁의 방향을 제시하려 분투한 기록이다. 윤석열 정권의 극우화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정치투쟁의 기록인 것이다.

이 책의 주장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가 “운 좋게 권력자의 자리에 오른 알코올의존자의 즉흥적 도발(일탈)”이 아니고, “미·중 갈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 지속되는 경제 침체 등 한국 지배계급이 처한 복합 위기”의 책임을 정치적 반대파에 전가하고 그들을 “일거에 척결해” 해결하려 한 시도였다는 점을 보여 준다.

민주당부터 좌파 정당들까지 윤석열의 친위 군사 쿠데타를 일시적 일탈로 여기고 곧 사회적 평화가 재개될 것이라고 낙관하면서, 내란 청산을 위한 단호한 조치와 대중 동원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점은 특히 중요하다.

이런 분석은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가 “한국 극우의 주류화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는 진지한 경고와 연결된다. 즉, “극우의 주류화”로 한국의 정치 지형이 완전히 새롭게 바뀌었다는 것이다.

“극우의 주류화는 주류 정치에 극우가 미치는 영향이 급속히 커졌다는 뜻이다. 지금 국힘은 극우의 요구와 주장을 공식 정치의 언어로 대변하고 있다. 그래서 극우의 견해가 순식간에 주류 우파의 견해로 격상됐다. … 분명한 것은 우리 모두가 군사 쿠데타 이전의 정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극우의 부상은 국제적인 극우 부상의 일부라고 할 만하다.

한편, 극우의 주류화와 쿠데타 세력의 저항은 내란 청산이 쉽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 준다. “그 시점에 군사 쿠데타를 하는 게 적절한가 하는 점에서 의견이 달랐을지언정 좌파 척결이라는 대의에는 뜻을 같이할” 국가 관료들과 우파 정치인들이 국가기관 전반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나 헌정 절차에 기대서는 내란 청산과 사회 변화를 이룰 수 없다. 중도 정부인 이재명 정부는 자신들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순조로운 자본 축적을 보증할 능력이 있다는 점을 자본가 계급에게 입증하려 하는 세력이고, 헌정 절차는 기성 질서 유지에 초점이 가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자본가 계급에 안정적 기반을 만들려 애쓰므로 국가기관들의 분열을 더 확대해 정치 불안정을 초래할 수도 있는 내란 세력 숙정을 주저하고 좌고우면을 반복할 것이다.”

결국 내란 청산과 사회 변화를 수행할 주체는 정치적 민주주의에 더 철저한 이해관계가 있는 노동계급이다. “윤석열 세력은 노동계급의 조직과 자유를 파괴하려고 했다. 정치적 민주주의는 노동자들의 사회·경제적 요구와 연결돼 있다. 노동계급은 이윤 시스템에 타격을 가할 잠재력을 발휘하는 투쟁으로 헌정 질서의 안정성을 위협해 민주적 요구를 쟁취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박근혜·윤석열 두 우파 정권을 헌정 절차 안에서 중도 퇴진시킨 경험이 노동계급의 투쟁 잠재력을 가두고 있다”는 점도 분석한다. “노동계급의 경제적 힘(이윤 생산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힘)이 정치적 민주주의 투쟁에 쓰이기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난점을 타개하기 위해 이 책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관계, 삼권분립의 본질, 법과 사법의 기능, 극우 부상의 원인과 성격, 민족과 민족주의의 본질과 모순, 극우가 혐중을 부추기는 이유, 2030 남성 극우화 담론, 민중전선(좌파와 자유주의 정당의 전략적 연합)의 역사적 경험 등 현 상황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여러 쟁점도 다뤘다.

이를 통해 이 책은 “[저항의] 목표부터 저항의 방법, 주체”라는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성찰과 토론의 필요”를 제기한다.

철저한 내란 청산과 사회 변화의 염원을 이루길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교훈을 얻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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