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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취임:
트럼프와 슈퍼 부유층에 도전할 기회로 활용하자

뉴욕시의 사회주의자 시장 조란 맘다니는 도널드 트럼프를 향해 도전장을 던지고, 민주당 소속 친기업 인사인 전임 뉴욕시장에게 굴욕을 안겨 줬다.

맘다니는 전임 뉴욕시장 에릭 애덤스가 부패 혐의로 기소된 2024년 9월 26일 이후 내린 모든 행정명령을 백지화시켰다.

애덤스는 행정명령으로 국제홀로코스트추모위원회(IHRA)의 유대인 혐오 정의*를 채택해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을 금압해 왔는데, 이 조처도 무효화됐다. 뉴욕시 공공기관들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돕기 위해 이스라엘을 상대로 보이콧이나 투자 철회를 하는 것도 금지됐었는데, 이 역시 사라졌다.

맘다니는 미국 민주사회당(DSA)의 일원으로 지난해 시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1월 1일 목요일 취임식에서 맘다니는 뉴욕의 이주 노동자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지난해 당선 연설 때와 달리 맘다니는 대통령의 이름을 거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취임식 연설을 통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을 규탄했다. 트럼프는 이주민과 흑인·갈색인을 겁주는 데 ICE 단속을 이용해 왔다.

맘다니 취임식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주민 탄압에 반대하고,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고, 부자 과세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출처 NYC Mayor's Office (플리커)

맘다니는 ICE에 의해 억류됐던 사람들을 취임식에 초청해 시청 앞 연단에 함께 오르도록 했다.

그중 한 명인 아마도우 리는 뉴욕에서 미등록 이주민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자신의 경험을 들려 줬다. “매일 수많은 뉴요커들이 한때 제가 경험했던 공포를 느낍니다. 납치·억류·실종될 수 있다는 공포입니다.”

이슬람 공동체 지도자인 칼리드 라티프는 “이주민 청년이자 민주적 사회주의자인 무슬림이 선거에 출마할 만큼 대담하고 당선될 만큼 용감할 수 있음”을 보여 준 유권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맘다니가 “신념을 버리는 게 아니라 확고하게 지키는 방식”으로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말했다.

노동운동에서 불리는 노래인 ‘빵과 장미’가 취임식장에 울려 퍼졌다. 작가 코닐리어스 이디는 “이런 현실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트랜스젠더+, 퀴어, 유색인 유학생들에게” 바치는 시를 낭독했다.

맘다니는 뉴욕의 억만장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고, 무상 보육과 무상 대중교통을 도입하고, 세입자 수백만 명의 월세를 동결시키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됐다.

강추위에도 취임식에 모인 수천 명은 “부자 징세” 구호를 큰 소리로 외쳤고, [전임 시장] 애덤스의 이름이 언급되면 야유를 퍼부었다.

맘다니는 이스라엘의 인종학살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그가 뉴욕의 팔레스타인인 공동체를 지나가듯 언급했을 때 가장 큰 환호를 받았다.

맘다니의 연설은 저항적 어조를 띠었다. “저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로서 당선됐고, 민주적 사회주의자로서 시정을 이끌 것입니다.

“과격 분자로 비춰질 것을 두려워해 원칙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버몬트주의 훌륭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께서 말씀했듯이, 진짜로 과격한 것은 극소수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 주면서, 압도 다수에게는 삶의 기본적 필요조차 충족시켜 주기를 거부하는 체제입니다.”

맘다니가 처음 내린 행정명령 중에는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들이 있다.

맘다니는 “기성 질서에 의해 배신당한”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앞으로 그 기성 질서(트럼프부터 민주당과 대기업들까지)는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위협하는 모든 것에 맞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울 것이다.

맘다니는 자신의 핵심 공약인 부자 세금 소폭 인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소득이 100만 달러 이상인 부자들의 소득세율을 2퍼센트포인트 인상하고, 최고 구간의 법인세율을 7.25퍼센트에서 11.5퍼센트로 올리려고 한다.

이 증세 계획은 뉴욕주 주지사 캐시 호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민주당원이고 맘다니 취임식도 온 그녀는, 슈퍼 부자들에 대한 증세를 반대하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맘다니 쪽으로 세력 균형을 변화시키려면 거대한 사회 운동이 필요하다. 그런 운동은 호컬 같은 정치인들에게 적어도 급진적 정책을 가로막았다가는 재선되지 못하겠다는 두려움을 줄 수는 있을 것이다.

맘다니 시장 선거 운동에 9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참했다. 이 사람들이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가 결정적이다.

또 다른 길은 트럼프에 맞서 단결하자는 미명 아래 민주당의 친기업 인사들을 달래며 그들이 설득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맘다니의 취임 선서를 집례한 인물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맘다니 반대 세력이 그의 의제를 가리켜 ‘과격하다,’ ‘공산주의적이다,’ 절대 실현불가능하다고 얘기하는 것을 우리 모두 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세계 역사상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사람들이 집값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은 과격한 의제가 아닙니다.

“무상으로 질 좋은 보육을 제공하자는 것도 과격한 것이 아닙니다. 세계 도처의 많은 나라들에서 오랫동안 그렇게 해 왔습니다.”

샌더스는 2016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도전해 미국 좌파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수십 년 동안 그는 민주당이 “이데올로기적으로 파산”했다고 비판하고, “민주당 내부로부터 체제를 변화시킬 수 없다”고 옳게 지적했다.

그럼에도 결국 샌더스는 “제노사이드 조(인종학살자 바이든)” 정부를 지지하고 옹호하게 됐다. 샌더스는 바이든이 “우리 나라 근대 역사상 가장 효과적인 대통령”이고 민주당이 “최후의 보루” 구실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에서 바이든은 수많은 노동계급 사람들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고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될 길을 닦아 줬다.

이러한 샌더스의 궤적은 민주당 내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노선에 따른 결과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영국 노동당 같은 사회민주주의 정당에도 못 미치는 정당이다.

맘다니의 뉴욕에서도 작은 경고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자유주의 언론인 〈뉴욕타임스〉는 다음과 같이 흡족함을 나타냈다.

“맘다니가 요직에 앉힌 인물들은 ‘죄다 뜯어 고치자’류의 사회주의자들이 아니라 안정적인 관료들 쪽으로 치우쳐 있고, 이는 일부 좌파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맘다니는 차기 하원의장 유력 인사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자, 자신의 이념적 동맹자의 선거 도전을 주저앉히는 데에 일조했다. 맨해튼 하원의원 후보를 정할 때도 DSA의 지지를 받아 출마하려던 인물이 아니라, DSA와 먼 동맹자를 지지했다.

“맘다니는 억만장자의 상속녀이자 애덤스 시장의 위생국장이기도 했던 제시카 티쉬를 경찰청장으로 유임시키기로 했다.

“그녀를 높이 평가하고 경찰에 대한 과거 맘다니의 적대적 태도를 우려하는 재계 인사 등의 뉴요커들에게 타협한 것이다.”

관건은 맘다니의 승리가 낳은 기회를 활용해,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운동을 거리와 일터에서 건설하는 것이다. 예컨대, 맘다니가 이스라엘 보이콧·투자철회·제재(BDS) 금지 행정명령을 백지화시킨 덕분에 행동을 조직하는 것이 더 수월해질 수 있다.

활동가들은 맘다니의 시장직을 활용해 노동조합에 활력을 불어넣고 도시에서 ICE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만들 네트워크를 구축해 낼 수 있을 것인가?

이를 위해서는 기성 권력층에 맞서 싸워야 한다. 변화를 저지하려고 갖은 수단을 동원할 민주당도 그 투쟁 대상에 포함된다.

번역: 김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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