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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뉴욕 시장 선거:
조란 맘다니의 승리가 미국 권력자들을 패닉에 빠뜨리다

맘다니의 선거 승리는 국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반영이자, 트럼프와 그의 이민자 단속, 미국의 극심한 계급 격차를 향한 많은 미국인들의 분노를 반영한다 ⓒ출처 Zohran Mamdani (SNS)

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가 뉴욕 시장 선거에서 역사적 승리를 거뒀다.

개표율이 91퍼센트인 현재 맘다니는 50.4퍼센트를 득표했고, 부패한 상대 후보 앤드루 쿠오모는 41.6퍼센트를 득표했다.

기업주들과 돈과 연줄로 얽혀 있는 쿠오모는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맘다니에게 패배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공화당의 커티스 슬리와는 7.1퍼센트를 득표해 3위를 했다.

조란 맘다니의 시장 선거 운동은 미국의 권력 핵심부를 겁에 질리게 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을 자아냈다. 맘다니의 메시지는 뚜렷했다. “억만장자들이 꼭 있어야 하는 사람들인지 모르겠습니다.”

선거 운동 기간에 뉴욕시는 푸른색과 노란색으로 된 맘다니 지지 스티커와 포스터로 가득했다. 10월 26일 포레스트 힐스 경기장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는 많게는 1만 3,000명이 모였다.

미국의 아마존 작업장 중 유일하게 노조로 조직된 스태튼 아일랜드 아마존 주문 처리 센터의 노동조합원 데이비드-데저레이는 이렇게 말했다. “맘다니의 메시지와 맘다니를 중심으로 한 운동은 자극제가 됐습니다. 사람들의 활력이 끓어 넘칩니다.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투표에 나섰습니다.”

사회주의자 활동가인 에릭 프레츠는 이렇게 말했다.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맘다니에게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맘다니는 민주당 권력층의 후보를 눌렀습니다. 사람들은 도널드 트럼프를 증오하지만 민주당에도 그만큼 화가 나 있습니다. 민주당이 아무것도 하지 않기 때문이죠.”

맘다니는 스스로를 사회주의자로 내세우고, 미국 민주사회당(DSA)의 당원이다.

맘다니의 선거 운동은 국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반영이자, 트럼프와 그의 이민자 단속, 미국의 극심한 계급 격차를 향한 많은 미국인들의 분노를 반영한다.

뉴욕은 세계에서 억만장자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이다. 그러나 뉴욕의 평범한 사람들은 좁고 추운 아파트에서 힘들게 살고 있다. 2023년에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 가구의 절반이 월세, 식비,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맘다니는 노동계급 사람들이 “자신이 건설한 도시에서 밀려나고 있습니다” 하고 꼬집는다.

맘다니는 수많은 뉴욕 시민들의 월세를 동결하고 10년 동안 새 주택 20만 채를 짓겠다고 공약했다. 또, 5세 이하 무상 보육, 저렴한 공영 슈퍼마켓 네트워크 도입을 공약하고, 이를 상위 1퍼센트 부자들에게 걷은 부유세로 실현하겠다고 한다.

맘다니는 경제 공약만 내걸지 않았다. 맘다니는 뉴욕의 이민자들을 보호하고, 뉴욕시가 관리하는 시설들에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을 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뉴욕시의 DSA 당원인 제시 오티스는 이렇게 말했다. “맘다니는 무슬림과 이민자들을 지지하겠다는 의지를 입증해 보였습니다.

“맘다니는 뉴욕 곳곳의 모스크, 그밖의 지역사회 단체들과 꾸준히 협력했습니다.

“이런 행보는 2001년 9·11 공격 이후 상황을 감안하면 특히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9·11 공격 이래 무슬림, 아랍인, 남아시아인은 지역 정치인들과 중앙 정치인들에 의해 가차없이 악마화되고 표적이 돼 왔습니다. 맘다니의 행보는 현 트럼프 정부의 이민자 탄압이라는 맥락 속에서 봐도 주목할 만한 것입니다.”

맘다니는 기성 정치인들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평범한 사람들이 아닌 부유한 기부자들을 더 신경 쓰는 민주당 권력층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현 시장 에릭 애덤스는 지하철에 경찰관들을 대거 배치해 무임승차 같은 경범죄에 대한 체포를 늘렸다.

애덤스는 이번 시장 선거에서 앤드루 쿠오모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쿠오모는 부동산 사업자들과 부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전 뉴욕 시장 마이클 블룸버그도 쿠오모를 지지했는데, 그는 쿠오모 선거 운동에 거액을 기부했다.

데이비드-데저레이는 쿠오모의 행태가 “무도하다”고 표현했다.

“쿠오모는 성추행으로 뉴욕 주지사에서 불명예스럽게 사임한 자입니다. 그런데 무슨 명분으로 복권돼 뉴욕 시장 선거에 나온다는 말입니까. 기업들과 억만장자들이 그에게 돈을 댔습니다.”

정치인이자 쿠오모의 보좌관이었던 린지 보일런도 이제 맘다니를 지지한다.

보일런은 이렇게 말했다. “맘다니는 여느 정치인들의 언사와 행동을 거부하고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민주당은 길을 잃고 헤매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이 무엇인지 안다는 듯이 굽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민주당에 깊은 환멸을 느끼고 있습니다.

“맘다니는 대가가 따르더라도 대의를 옹호하고 정치적 명확성을 견지합니다. 사실 많은 뉴욕 시민들이 그에게 동의하기 때문에 대가가 따른 것도 아니죠.”

맘다니의 선거 운동은 단지 탁월한 홍보물 디자인과 의사소통 기법 때문에 효과를 낸 것이 아니다. 맘다니가 부자들에 맞서 노동계급 사람들의 편임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맘다니의 승리는 정치인들이 보수적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해 우파에 타협해야 한다는 주장이 틀렸음을 보여 준다.

패닉에 빠진 부자들

무슬림이자 우간다 출신인 맘다니는 온갖 인신 공격과 비방 세례를 받았다.

맘다니의 경쟁자는 맘다니가 뉴욕을 범죄와 빈곤이 들끓는 디스토피아로 만들 것이라고 위협했다. 맘다니가 유대인 혐오자라는 비방도 있었다. 맘다니가 자신의 이모가 9·11 공격 이후 이슬람 혐오에 직면했다고 말하자, 그의 반대자들이 그 말을 검증하겠다며 맘다니 가족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들쑤시기도 했다.

트럼프 지지 하원의원인 앤디 오글스는 소셜미디어에 이렇게 썼다. “그는 오직 한 가지 목적을 위해 미국에 왔다. 미국을 신정 체제로 전환시키려는 것이다.

“나는 샤리아 율법에 반대한다. 그래서 맘다니를 우간다로 돌려보내자고 주장한 것이다. 이것은 그가 명백히 은폐하고 있는 정보에 기초한 것이다.”

오글스는 맘다니 같은 예비 “체제 전복 세력”이 미국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자며 대량 추방을 촉구했다.

지배 계급의 부와 권력에 의문을 온건하게 제기하는 선거 운동도 미디어와 다른 정치인들로부터 온갖 공격을 받기 마련이다.

그러나 맘다니는 그러한 증오 이면에 있는 계급적 이해관계를 지적해 냈다. 맘다니의 한 선거 운동 영상은 햄프턴스의 호화로운 휴양지에서 여름을 보내는 부유한 뉴욕인들을 비판조로 부각시켰다. “햄프턴스는 사실상 시장 선거 때문에 피폐해진 사람들의 집단 치료장이 됐다. 금권 정치가들이 패닉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맘다니의 선거 운동은 비방과 정면 대결해야 함을 보여 준다.

좌파의 과제는 무엇인가?

맘다니의 선거 운동은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을 동원했다. 그의 선거 운동에 자원한 사람들은 9만 명에 이른다.

그들의 활력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강화하고,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맞설 활동가 네트워크의 기반을 마련하고, 노동조합 투쟁을 다시 활성화하는 데 쓰일 수 있다.

그러나 맘다니의 당선에서 다른 교훈을 이끌어 내는 좌파들도 있다. 맘다니의 당선은 변화의 진정한 기회가 공직에 진출하는 데 있음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운동은 어마어마한 압력에 직면할 것이다. 트럼프는 뉴욕시에 주방위군을 투입하겠다고 위협했다. 또한 트럼프는 연방 자금 지원을 끊어서 뉴욕 시민들을 응징하려 할 수 있다.

맘다니 임기 첫날부터 부자들과 권력자들은 맘다니를 거꾸러뜨리려 할 것이다.

맘다니를 민주당 권력층 노선에 따르게 만들려는 압력도 있을 것이다. 재임하는 동안 그 압력은 갈수록 거세질 것이다.

맘다니가 거리와 일터의 노동계급 사람들을 동원하는 길을 선택한다면 맘다니는 그러한 압력을 물리칠 힘이 있는 기반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맘다니가 그런 선택을 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과거 미국 대선 후보 예비경선의 좌파 후보이자 이번에 맘다니를 공개 지지한 버니 샌더스를 보라. 그는 결국 조 바이든을 지지하고 민주당 상층 기구의 일부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

뉴욕에서 선출된 또 다른 민주당 좌파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는 올해 하원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삭감하는 법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것은 샌더스와 오카시오-코르테스가 그저 원칙 없는 인물들이어서가 아니다. 득표를 늘리려면 온건한 입장으로 후퇴해야 한다는 어마어마한 압력이 정치인들에게 가해지기 때문이다.

맘다니는 경찰 예산을 삭감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았다. 그러나 맘다니는 그러기는커녕, 현직 시장 애덤스가 임명한 경찰서장인 제시카 티쉬를 유임시키려 한다. 민주당의 더 온건한 부분을 안심시키려는 것이다.

처음에 맘다니는 자신이 외친 “인티파다를 세계화하라”라는 팔레스타인 지지 구호를 거둬들이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맘다니는 그 구호를 더는 외치지 않겠다고 했다. 맘다니는 또한 이스라엘이 존재할 권리를 옹호한다고 말했다.

이는 데이비드-데저레이와 같은 시온주의 반대 활동가들을 걱정스럽게 했다. 그는 “맘다니가 선출되면 시장실에 입성한 동맹자로서 노동조합 운동에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맘다니 선거 운동의 일부 메시지들은 주저와 우려를 자아냈다고 데이비드-데저레이는 토로했다.

“저는 우리가 원칙을 고수하고 우리 주장을 전면에 내세우고 대결하는 태도를 취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것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지켜봐야 합니다.

“변화를 성취하고 우리의 먹고사는 걱정을 걷어 낼 유일한 길은 결국 노동계급 운동이 고삐를 쥐는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힘든 싸움이 될 것입니다.”

DSA의 일부는 민주당을 왼쪽으로 견인하기를 바란다. 뉴욕대학교 학생이자 DSA 당원인 얀델 고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에 가입해서 새 세대 지도부를 선출해야 합니다.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에 대한 이반감을 느끼지만, 맘다니 같은 사람들이 상황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 전에 DSA 회원들은 민주당 바깥의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회주의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단지 어떤 후보를 지지하느냐가 아니다. 어떻게 선거 정치를 넘어설 수 있는 운동을 건설하느냐다.

얀델은 이렇게 주장하기도 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 바깥에서 계속 운동에 관여해야 한다고도 봅니다.” 얀델은 사람들이 “다양한 쟁점들”에 걸쳐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맘다니가 선거에서 이긴 뒤에도 활동을 지속해야 합니다. 연중 무휴 조직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민주당에서 독립적인 조직을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릭은 이렇게 설명한다. “미국에는 사회 운동의 얼굴을 신뢰성 있게 대표할 선거 세력이 없습니다.”

2011년 광장 점거 운동은 “우리 대 그들”의 정서를 행동으로 이끌어 냈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은 미국에서 인종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켰다. 그러나 지속성 있는 정치 조직의 등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 결과 사람들은 선거적 운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에릭은 이렇게 설명했다. “그것은 모순된 효과를 냅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공격받을 때, 그 탄압에 가세하지 않을 시장이 있는 것은 유용합니다.

“그러나 어떤 좌파들은 그것이 바로 사회주의라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맘다니를 비판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를 비판하면 과도한 좌파라고 비난합니다.

“그러나 맘다니는 민주당 후보로 선거 운동을 한 만큼, 오카시오-코르테스와 같은 사람들과 똑같은 압력을 받습니다.

“맘다니가 벌써부터 하고 있는 후퇴들은 그가 민주당 후보로 선거 운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맘다니는 민주당 권력층에 대한 깊은 반감에서 득을 봤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민주당이 아닌 대안이 제시되기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개될 상황은 좌파가 무엇을 하느냐에 크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맘다니가 하는 일을 그저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번역: 이원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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