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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에서 진정 배워야 할 것

조란 맘다니의 뉴욕시장 당선은 많은 좌파들에 영감을 준다. 스스로를 사회주의자라고 밝힌 젊은 무슬림의 승리는 트럼프와 극우, 더 일반적으로 미국 권력자들에 대한 통쾌한 한 방이었다.

한국의 좌파들도 맘다니의 당선에서 교훈을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

맘다니가 당선된 것은 지역 주민들의 당면한 생활고를 완화하는 “사회민주주의적 공약”(〈민중의 소리〉), “기존의 제도적 성과를 바탕으로 한 … 생활상의 문제를 중심으로 한 선거 공약”(노동당) 덕이라는 진단이 흔하다.

맘다니의 공약이 극심한 빈부격차에 대한 미국인들의 분노에 가닿은 것은 맞다.

그러나 맘다니는 복지 공약만 중시한 것이 아니다. 훨씬 중요한 점은, 맘다니가 트럼프 정부의 인종차별적 이민 통제와 제국주의적 악행에 맞서는 전선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대결했다는 것이다.

맘다니를 둘러싼 가장 중요한 논란은 그가 미국의 이스라엘 인종학살 지원을 규탄하며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옹호한 것을 둘러싸고 벌어졌다. 맘다니는 무슬림 혐오(와 좌파 증오) 비방에 물러서지 않고 논쟁했다.

또, 맘다니는 뉴욕의 이민자들을 보호하고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을 뉴욕시에 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맘다니는 바이든의 이스라엘 지원에 맞선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트럼프의 이민자 공격에 맞선 대중 저항, 강제 퇴거에 반대하는 주민 운동, 택시 노동자 파업 지원 활동 등에 참여하고 선거에서 그 운동들을 대변했다.

그럼으로써 그는 자신이 부유층·권력층에 맞서 노동계급 사람들의 편에 서 있음을 분명히 했고, 이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맘다니는 먹고사는 문제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출처 Zohran Mamdani (SNS)

자원봉사자들

10만 명 가까운 자원봉사자들이 300만 가구를 가가호호 방문하며 유세를 했다. 선거 전날 유세 집회에는 1만 3,000명이 참가했다.

이를 선거 제도나 민주사회당(DSA, 최근 몇 년 동안 당원 수가 격감했다)의 조직력 덕으로 보는 진단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다. 그런 활동은 진정한 열정과 헌신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어떤 대중 운동이든 승리하려면 참가자들 스스로가 진정한 변화를 쟁취할 운동의 일원임을 확신해야 한다. 그러면 이전까지 불가능해 보이던 수많은 것들이 가능해진다. 사람들이 투지를 불태우며 행진하고 홍보전을 벌이고 토론하고 논쟁하며 저항의 정치로 스스로 무장한다.

대중을 투표 부대로나 여기고 상층 책략에 몰두하는 전략, 제도권 내 타협 가능성을 투쟁보다 우선시하는 전략은 그런 자발적 행동을 경시한다.

맘다니가 자본주의를 전복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기관(시청)을 이용해 개혁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맘다니가 그 공약들을 국가기구 내에서의 협상으로 실현하려 한다면 거대한 압력이 그를 짓누를 것이다.

이미 그런 압력은 민주당 핵심부의 순치 시도와 트럼프의 맹공이라는 형태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뉴욕시에 대한 연방정부 보조금을 끊고 군대를 투입해 이민자를 공격하겠다고 을러댄다.

그런 압박과 공격을 물리치려면 맘다니가 당선 수락 연설에서 선포한 바를 실현할 대중 운동의 힘이 필요하다. “트럼프는 들으라, 당신이 우리 중 하나를 잡아가려 한다면 우리 모두를 상대해야 할 것이다!”

맘다니의 선거운동으로 모인 에너지가 거리와 일터의 투쟁을 키우는 데에 일조한다면 트럼프의 공격을 물리치고 진정한 변화로 나아갈 동력이 될 수 있다.

맘다니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미국의 사회주의자 유진 데브스를 인용했다. 데브스는 20세기 초 미국 사회당(SPA) 대선 후보로 출마해 100만 표 가까이 득표한 사회주의자였다.

데브스의 선전은 그가 자본주의의 “이루 말할 수 없이 잔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대중 투쟁을 공식 정치에 종속시키지 않은 덕에 가능했다. 데브스는 “노동계급은 결코 자본가들의 은총으로 해방될 수 없고, 자본가 계급을 타도함으로써만 해방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그의 선거 운동을 노동자들의 투쟁을 고무하는 수단으로 삼으려 애썼다.

반면, 맘다니 이전에 부상한 민주사회주의 정치인 버니 샌더스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정반대 궤적을 걸었다.

그들은 좌파적 대안을 자처하며 부상했지만 이후 권력 핵심부의 일부가 되기를 택해 대중 운동의 섟을 죽였고, 결국 바이든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을 지지하는 데까지 나아가 변화 염원 대중의 빈축을 샀다.

한국 좌파들은 이를 반면교사 삼아, 선거적 아이디어 얻기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반제·반자본 문제를 둘러싼 투쟁을 건설하는 데에 매진해야 한다. 극우의 준동과 정면 대결하면서도, 이재명 정부의 친제국주의 행보와 지지자 배신 행위들에 도전해야 함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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