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뉴욕 시장에 당선된 사회민주주의자 맘다니가 직면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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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 어떻게 될 것인가와는 별개로, 이번 뉴욕 시장 선거에서 조란 맘다니가 대승을 거둔 것은 미래가 반드시 극우의 것은 아님을 보여 줬다. 팔레스타인과 트랜스젠더 권리를 지지하는 젊은 무슬림 후보가 세계 금융 시스템의 심장부에서 당선됐다. 맘다니 선본은 생계비 위기와 엄청난 빈부 격차 문제를 적극 제기했다.
맘다니 당선이 전국 수준에서 민주당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판단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 맘다니가 속한 미국 민주사회당(DSA)은 민주당 내부의 좌파적 촉매 그룹 구실을 한다. 그러나 민주당 전체는 여전히 1990년대에 빌 클린턴이 개척한 대자본과의 신자유주의적 동맹에 단단히 매여 있다.
이 동맹 전략의 또 다른 기수인 버락 오바마는 맘다니를 다잡으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거 전에 맘다니와 두어 차례 통화한 것이다. 오바마 정부 때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냈던 벤 로즈는 청중을 휘어잡은 맘다니의 당선 연설을 “트럼프 시대 최고의 명연설”이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오바마 자신은 지난주 ‘오프-이어 선거’[대통령이나 의회 선거가 없는 해의 선거 — 역자]에서 뉴저지와 버지니아 주지사로 당선된 주류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
오바마 등의 친기업 민주당 지도자들은 수많은 유권자들의 변화 염원을 무참히 배신해 그들이 도널드 트럼프의 품에 안기도록 만들었다. 트럼프와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은 반(反)특권층 세력을 자처하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맘다니도 반(反)특권층 후보로서 선거를 치러 승리했다. 특권층을 왼쪽에서 비판한다는 점은 다르지만 말이다. 그런데 맘다니는 이 체제를 관리해서 개혁을 달성하려 하는 사회민주주의자다.
맘다니는 내년 1월 취임하자마자 워싱턴DC에서 자신을 공격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트럼프를 상대해야 할 것이다. 월스트리트의 거대 기업들도 맘다니의 머리 위로 음험한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맘다니는 지금 급진적 정치인이면서도 책임있는 정치인으로 보이려는 줄타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맘다니의 인수위가 전현직 뉴욕시 관료들로 채워진 것이다. 거기에는 리나 칸도 포함됐는데, 그녀는 바이든 정부 때 FTC 위원장을 맡아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을 규제하면서] 월스트리트가 싫어하는 인물이 됐다. 훨씬 나쁜 인사로는 현 뉴욕시 경찰청장 제시카 티쉬를 유임시킨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 “억만장자 상속녀” 가족의 재산이 100억 달러[14.5조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조금 민망한 일일 수 있다. 맘다니는 선거 운동 마지막 날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는 행진을 이끌며 “부자에게 세금을!”이라고 외쳤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핵심 공약(무상 보육, 신속한 무상 버스, 월세 동결, 10년에 걸쳐 저렴한 주택 20만 호 공급)을 위해 기업과 부자들에게 증세하겠다고 말했다.
한 가지 문제는 뉴욕시 혼자서는 이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뉴욕시는 1975년 심각한 부채 위기를 겪었다. 그 위기를 매듭 지은 합의는 미국 신자유주의의 한 출발점이었다. 그 합의에 따르면 뉴욕시는 “균형재정”을 이뤄야 하고, 세금에 대한 통제권을 뉴욕주 주(州)의회로 넘겼다.
따라서 맘다니는 그가 바라는 증세를 실현하려면 먼저 주의회, 그리고 뉴욕주지사 캐시 호컬과 협상을 해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월스트리트가 키우고 있는 금융 거품이 맘다니를 도울 텐데, 그 거품으로 소득세 세수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맘다니는 트럼프가 뉴욕시에 대한 연방정부 보조금 70억 달러를 삭감할 것이라는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
여러 가지 점에서 맘다니의 입지는 1981~1986년 런던광역시정부(GLC) 시장을 지낸 [영국 노동당 좌파 지도자] 켄 리빙스턴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의 맘다니처럼 리빙스턴도 언론을 다루는 데 능한 좌파로서, 천대받는 사람들의 대의를 지지했다. 또한 당시 오합지졸이었던 노동당 의원단과는 대조적으로 마거릿 대처의 신자유주의적 보수당 정부에 맞서며 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런던광역시정부를 통해 만만찮은 개혁도 도입했는데, 버스·기차·지하철 요금을 할인한 ‘공정요금’ 정책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모든 것이 허물어졌다. 사법부는 요금 인하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리빙스턴은 이에 굴복했고, 중앙 정부가 부과한 긴축에 따르라는 판결을 거스르기를 거부했다. 이후 대처는 1983년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고 런던광역시정부를 없애 버렸다.
미국 연방 체제에서는 트럼프가 뉴욕 시정부를 없앨 수 없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맘다니를 박살내려 할 것이다. 맘다니는 자신을 따르는 고무된 대중이 실질적인 조직을 갖추고 행동에 나서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그가 사람들에게 불어넣은 그 많은 영감은 더 격렬한 환멸로 바뀌어 극우의 성장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