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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현대차 로봇 생산·도입을 둘러싼 논란:
주가·기업경쟁력에 대한 우려로 현대차 노조 때리는 지배자들

1월 5일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열린 국제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인공지능 로봇 ‘아틀라스’를 선보인 뒤 현대차그룹 주가가 급등했다.

아틀라스는 현대차그룹이 2021년 인수한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IT 전문매체 〈씨넷〉은 아틀라스를 이번 CES 로봇 분야 최고상에 선정했다. “다수의 휴머노이드 로봇 가운데 단연 최고였다. 프로토타입은 자연스러운 보행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증권사들은 ‘장밋빛’ 전망을 담은 보고서들을 쏟아 냈다. 아틀라스가 양산되면 연간 유지비가 대당 1,400만 원으로 떨어질 것이고, 평균 연봉이 1억 원이 넘는 자동차 노동자 상당수를 대체해 쉬지 않고 일할 것이라며 말이다. 생산직의 10퍼센트만 대체해도 현대차그룹의 연간 이윤이 1조 7,000억 원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아틀라스 3만 대 양산 설비를 미국에 마련하고, 로봇을 자동차 생산 공장에 투입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2028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 공장에 우선 투입해 물류 작업을 맡기고, 2030년에는 더 복잡한 조립 라인에도 투입한다는 것이다.

아틀라스 로봇은 현란한 동작을 시연했지만 완전한 자율 작업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출처 현대자동차

현대차 노조는 1월 22일 소식지를 통해 아틀라스의 “대량양산과 생산 현장 투입 시 고용 충격이 예상”된다며 “노사합의 없이 단 1대도 들어올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자 친사용자 언론은 이를 두고, ‘노조, 아틀라스 전쟁 선포’, ‘노-로(노동자-로봇) 갈등’, ‘21세기 러다이트 운동’ 등의 제목을 뽑으며 현대차 노조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재명도 현대차 노조 비판에 동참하면서, 일자리 문제는 알아서 해결하라는 입장을 내놨다.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 빨리 적응해야 한다.”

그러나 금속노조가 1월 29일 논평에서 항의했듯이, “현대자동차지부는 아틀라스를 내세운 사용자의 ‘노조 패싱’을 지적하고, ‘단체협약’에 따른 논의를 요청한 것”뿐이었다. 로봇 도입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에 관한 문제이니 현대차 노조는 통상적이고 원론적인 노사협상을 요구한 것이다.(이미 한국의 로봇 도입률이 세계 1위인 것을 봐도 현대차 노조의 협상 요구는 통상적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신경질

그런데도 친사용자 언론이나 이재명 정부가 현대차 노조의 원론적인 입장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그만큼 우려하는 바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현대차 노조의 입장 표명이 최근 치솟은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을까 봐 우려했을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상속 문제 때문에 아틀라스 로봇을 띄우고 있다는 분석은 신빙성이 꽤 있는 듯하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20퍼센트는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의 개인 소유다.

이재명 정부는 ‘코스피 5,000’ 등을 내세우며 주식시장 부양 정책을 펴고 있고, 실제 코스피 지수가 처음으로 5,000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는 이번 코스피 급등이 세계적인 ‘인공지능(AI) 거품’의 일부일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같은 대기업 주가가 모두 AI 산업과의 연관성으로 급등하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 현대차 노조의 입장은 주가 폭락을 이끄는 방아쇠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좀 더 근본으로 들어가 보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는 AI·로봇·자율주행 개발 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작동했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AI·로봇 등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며 앞서 나가고 있는 지금, 노동조합도 이 경쟁에 더 적극 협조하라고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피지컬 AI 1등 국가, 세계 3대 휴머노이드 강국’을 목표로 내걸고, 2030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해 로봇 AI와 하드웨어 핵심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에는 AI 기본법을 통과시키며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경우, 얼마 전까지 전기차·자율주행 등 자동차 산업의 핵심 분야에서 중국·미국 기업들에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었다. 가성비 좋은 중국산 전기차가 세계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고, 최근 선보인 미국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은 현대차보다 앞서 있는 게 명백했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담당 대표 둘이 동시에 사임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입장에서는, 로봇 기술을 앞세워 이 상황을 반전시키길 바랐을 테지만 현대차 노조가 초를 쳐 버린 것이다.

주가 거품과 기술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현대차 노조에 대한 신경질적 반응으로 나타난 것이다.

아틀라스 로봇이 노동자를 대체할 수 있을까?

최근 AI 산업을 둘러싼 과장되고 떠들썩한 논의와 마찬가지로, 로봇 분야에서도 과장된 기대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최근의 AI 기술들이 기존의 기계화·자동화와는 비교가 안 되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느끼고 있다. 이제는 AI의 발전으로 인간보다 더 뛰어난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완전히 대체하리라는 것이다. 예컨대,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옵티머스 로봇을 높이 평가하며 완전히 자동화된 공장이 조만간 완성될 것이라고 열정적으로 주장해 왔다.

그러나 AI 도입이 각 산업별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 예컨대, 콜센터에 AI가 도입된 뒤 콜센터 노동자들의 상담 건수는 줄어들었지만, 상담 1건당 평균 통화시간과 상담 사례 입력 시간이 늘어나면서 노동강도가 강화되고 있다.

그런데 로봇 산업의 경우, 인간에 근접한 수준으로 로봇을 개발하는 것도, 이를 생산 현장에 전면 투입하는 것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월 25일 〈파이낸셜 타임스〉는 중국의 로봇 기업을 소개하면서 로봇을 생산 현장에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를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중국 기업들은 현재 로봇 개발 선두 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곳들인데도 말이다.

이 기사는 중국의 최신 로봇이 상자 쌓기 같은 특정 작업에서조차 인간 생산성의 30~50퍼센트 수준이라고 밝혔다. 중국 로봇 기업들의 목표는 “매우 야심적”이지만, 중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배치된 곳은 대부분 정부 지원 연구센터로, “상업적 운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 때문에 로봇 기업들의 적자는 계속 쌓이고 있다.

똑같은 상황이 현대차그룹의 아틀라스 로봇에게서도 발견된다.

아틀라스는 분명 휴머노이드 로봇 가운데 가장 뛰어난 동작을 보여 줬지만, 이는 통제된 환경에서의 시연이기 때문에 완전 자율 가능성은 여전히 의문이다. 또, 아틀라스는 복잡한 관절 제어에 다른 로봇보다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다른 로봇들과 마찬가지로 물체의 질감을 느끼는 촉감 부분은 여전히 연구 단계라 실용성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아틀라스를 개발하고 있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적자도 계속 쌓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1조 4,000억 원에 이른다.

현대차그룹도 2028년 양산과 생산 공장 투입이라는 “매우 야심적”인 목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때까지 노동자를 전면 대체하는 것은 고사하고 노동자를 보조하는 수준으로라도 발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것이다.

챗GPT 등 생성형 AI가 막 등장한 직후에는 일자리가 대규모로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가, 최근에는 생성형 AI 활용으로 업무가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기술 혁신의 부정적 효과를 과장하고 두려움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 그것은 괜스레 노동자들에게 무력감을 줄 수 있다. 겁먹지 않고 단호한 투쟁에 나서면 일자리와 노동조건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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