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학생들:
수백 명이 검찰 기소와 학교 당국의 탄압을 규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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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동덕여대 학생들이 혜화역 인근에서 검찰의 학생 기소와 학교 당국의 학생 탄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주최측 추산 500명이 참가한 이날 집회는 동덕여대 동아리연합 ‘민주 없는 민주동덕’이 주최했다.
사회자는 이렇게 말하며 집회의 포문을 열었다. “우리는 검찰의 과잉 기소와 대학 본부의 학생 탄압에 분노하여 이곳 혜화에 다시 모였습니다. 혜화는 수많은 여성들이 침묵을 거부하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 온 자리입니다. 지금 그 자리에 우리가 다시 앉았습니다.
“본 집회는 검찰의 선택적 과잉 기소를 규탄하고 학생의 권리와 민주적 자치를 수호하고, 동덕여자대학교가 비판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진정한 교육의 공간으로 남을 것을 요구하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지난 3월 25일 검찰은 2024년 점거 시위에 참여했던 동덕여대 학생 11명을 기소했다. (관련 기사: 검경은 동덕·성신여대 시위 학생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중단하라) 학교 당국이 고소를 취하하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소가 강행된 것에 대해 학생들은 “이례적인 과잉 기소”라고 규탄했다.
또 학생들은 동덕여대 학교법인 동덕학원 조원영 이사장 일가의 횡령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척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권력에 따라 달라지는 편파 수사”라고 꼬집었다.
한편, 대학 당국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도 높였다. 대학 당국은 학내 페미니즘 동아리 ‘사이렌’ 제명, 학내 자치언론인 교지 수거 압박, 학생들의 본관 출입 제한, 대자보 철거 등 일련의 학생 활동 탄압을 자행해 왔다. 또한, 학생 대다수의 반대 의사가 총회와 총투표로 거듭 드러났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2029년부터 남녀 공학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굴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도 여성 수백 명의 쩌렁쩌렁하고 기세 좋은 구호 소리에 놀라 걸음을 멈추는 행인이 많았다.
집회 연단에는 동덕여대 학생 여러 명이 올라 검찰과 학교 당국을 규탄했다.
“제가 입학하여 직접 경험한 동덕여대는 심각했습니다. 저는 고작 1개월간 동덕여자대학교의 학생으로 생활했지만 제가 직접 본 것만 해도 일상적인 대자보 훼손, 학생 자치 언론인 교지 탄압, 교비로 받고 본관을 지키는 업체 직원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용기를 내 시위에 참여하고 동덕여대 신입생이라는 이름으로 이 자리에 서고 계속 싸워야겠다고 의지를 다진 데에는 제 옆에 함께하는 다른 여성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동덕여대 신입생)
“대학의 주인은 학생입니다. 그러나 제가 마주한 동덕의 현실은 학생의 자리란 존재하지 않는, 재단과 학교 본부의 사리사욕을 위한 곳이었습니다. ... 2024년부터 이어온 우리의 외침은 남녀공학 전환 반대를 포함해 20여 년간 반복돼 온 비리와 비민주적 탄압에 맞선 학생들의 외침이자, 대학의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처절한 저항입니다.”(동덕여대 24학번 재학생)
“최근 불구속 기소 처분을 받은 11명의 학우들은 범죄자가 아닙니다. 그 학생들은 대학의 중대한 정책 변화와 공학 전환이라는 사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을 뿐이며, 대학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너무나도 당연한 권리를 행사한 것입니다.”(‘동덕여대 재학생 연합’)
“2024년 11월 공학 전환 반대 시위 이후 벌써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저희는 하루가 멀다 하고 분노와 좌절, 절망을 겪었습니다. ... 검찰의 과잉 기소로 인해 앞으로도 긴 시간을 버텨내야 할 동덕여대 학생들에게, 그리고 법정에서까지 자신의 목소리를 증명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미안함과 깊은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희 사이렌 또한 끝까지 버티며 학생들과 연대하고 싸우겠습니다.”(동덕여대 페미니즘 동아리 ‘사이렌’)
“동덕여대 교지 〈목화〉는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해 정당한 비판을 실었을 뿐입니다. 그에 대한 학교 측의 이런 행태[[수거 압박, 지원 중단 등]는 교지편집위원회를 향한 보복성 통제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동덕여대 교지편집위원회 〈목화〉)
기소된 학생의 어머니도 연단에 올랐다. 그는 자랑스러운 딸이 기소된 것에 대한 충격과 근심을 토로하며, 언론이 쏟아낸 자극적인 보도와, 이를 방관하는 학교를 비판했다. “이 사회는 내가 기대한 최소한의 정의조차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동덕여대 학생들뿐 아니라 다른 여자대학교의 재학생·졸업생도 많이 참여했고, 연대 발언들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발언 모두에 뜨겁게 호응했다.
참가자들은 투쟁과 연대를 이어갈 것을 다짐하며 구호를 함께 외치고 집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