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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 학생 압수수색, ‘불법’ 수사 논란:
학생 운동 위축시키려는 경찰

경찰이 교내에서 시위를 벌인 성신여대 학생들을 강도 높게 수사하고 있다. 최근 경찰 억압이 강화됨을 보여 주는 한 사례다.

성신여대 학생들은 2024년 11월 학교 당국의 일방적인 국제학부 남학생 입학 추진에 반대해 일명 ‘래커칠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학교 당국은 이 학생들을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성북경찰서)은 올해 CCTV 등으로 피의자 13명을 특정했고, 지난 1월 15일에는 그중 한 명의 자취방을 압수수색까지 했다. 6평 남짓한 원룸에 경찰 5명이 들이닥쳐 친구들과 찍은 사진, 다이어리, 편지 등을 들췄다고 한다.

학교 담벼락에 고작 래커칠을 했다는 혐의를 받는 학생을 중범죄자 취급한 것이다. “래커 수사에만 영혼을 갈아 넣는 선택적 직업 정신”(동덕여대 중앙 래디컬 페미니즘 동아리 사이렌)이라 할 만하다.

해당 학생은 압수수색 이후 잠을 잘 못 자는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방학 중임에도 성신여대에는 학생을 고소하는 학교 당국과 경찰의 과잉 수사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가득 붙어 있다 ⓒ성지현

또한 최근에는 경찰(성북서 지능범죄수사팀)이 학생의 카카오톡으로 접촉을 시도해 진술 거부권 등 사전 고지도 없이 정보를 캐내고 조사하는 일도 불거졌다.

경찰은 학생에게 “저랑 보이스톡으로라도 통화하시면서 현재 상황을 파악하시고 어떻게 대처할지 감도 잡을 수 있을 거 같은데 어때요?,” “아무개 씨도 래커칠 했나요?” 등 정보를 캐내려 했다. 일선 경찰서에 정보과가 부활하면 종종 일어날 일을 미리 보여 준 것이다.

학생 측 대리인 이경하 변호사는 이것이 형사소송법상 피의자 신문 절차 위반이라고 비판하며 해당 수사관 징계와 수사팀 교체를 요구했다. 그러나 해당 수사관은 배제되기는커녕 지난주에도 학생들을 강도 높게 수사했다고 한다.

이경하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학내 민주주의를 외친 학생들에게는 먼지 하나까지 털어 내려는 그 집요함이, 그 가혹한 잣대가 정작 자신들의 불법 수사 앞에서는 힘을 잃습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과잉 수사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성북경찰서와 성신여대 당국 사이에 무슨 커넥션이라도 있는 거냐며 의심할 정도다.

시위 학생을 중범죄자 취급하는 성북경찰서 6평 여성 자취방에 경찰 5명이 쳐들어갔다 ⓒ성지현

2월 2일 이경하 변호사가 발의한 성북경찰서 앞 항의 기자회견에는 80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였다. 특히 여러 여자대학의 학생들이 왔다. 이들은 옳게도 성신여대 시위 학생들의 탄압 문제가 전체 대학생의 문제라고 입 모아 말했다.

“경찰의 자택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말을 듣고 저와 같은 여대를 다니는 다른 학생들이 너무나 안타깝고 그 학생의 고통이 제 고통인 것처럼 너무나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 다른 어떤 성범죄자와 폭력 범죄자들도 그런 취급을 받지 않습니다.

“학교의 비민주적 공학 전환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탄압하는 이런 행위는 여대 학생 자치를 말소하는 행위입니다.”(여자대학 재학생)

“이 문제는 결코 성신여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현재 성신여대를 비롯한 동덕여대, 서울여대 등 여러 대학에서 학교에 대한 의견 표명과 문제 제기를 이유로 학생을 고소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학 안에서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학생이 수사의 대상이 되는 순간 그 위험은 모든 대학생에게도 확장됩니다.”(동덕여대 재학생 연합)

대학생들의 시위가 형사고소와 압수수색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경찰의 이런 행태는 심화하는 위기 속에서 교육 여건 등을 계기로 분출할 수 있는 학생들의 운동을 염두에 두고, 지금부터 학생들의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것일 수 있다.

성북경찰서는 과잉 수사 책임자와 ‘불법’ 수사 담당자를 징계하고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 또한 성신여대 당국도 고소를 취하하고 학생 징계를 철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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