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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9일 '민주동덕에 봄은 오는가' 집회:
수천 명이 동덕여대 당국의 학생 탄압에 항의하다

2월 9일 동덕여대 학생들이 서울 안국동 동덕빌딩 앞에서 ‘민주동덕에 봄은 오는가’ 집회를 열었다.

‘동덕여대 재학생 연합’ 등이 주최한 이날 집회에는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수천 명이 참가했다(주최측 추산 연인원 8천 명). 참가자들은 은박 담요를 두르고 핫팩을 나누며 오후 2시부터 저녁 8시 무렵까지 자리를 지켰다.

주최측은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고소·고발과 징계 철회, 조원영 이사장 즉각 사퇴, 총장 직선제 시행, 공학전환 철회를 요구했다.

2월 9일 서울 안국동 동덕빌딩 앞에서 열린 ‘민주동덕에 봄은 오는가’ 집회 ⓒ성지현

지난해 11월 학교 당국의 일방적인 남녀공학 전환 소식에 반발해 학생들이 투쟁이 나선 지 100일이 지났다.

학생들은 지난해 12월 학내 점거 해제 이후에도 학외에서 집회 등을 하며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오늘 집회는 학외에서 연 세 번째 대규모 집회였다.

학생들은 항의의 의미로 올해 휴학계를 제출하고 있다. 현재까지 최소 150명이 휴학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동덕여대 당국은 강경하게 학생들을 탄압하고 있다. 점거 시위에 참여한 학생 21명을 형사 고발한 이후, 최근에도 점거 해제 이후 본관 진입을 시도했다는 혐의로 학생 10명을 추가 고발했다. 또한 학내 집회와 대자보 부착도 막고 있다.

2월 7일 동덕여대 총장은 사학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학생들에게 “무분별한 의혹 제기와 가짜 뉴스, 허위 정보 등에 대해 더 이상 간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학교 당국의 학생 활동 탄압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학교는 오랜 기간 자치 활동을 방해하고 학과 통폐합도 일방적으로 자행했습니다. ... 이제는 형사 고소까지 했습니다. ... 학교가 학생을 이렇게 대하는 게 맞습니까!”(학생 A)

“학교는 우리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했습니다. 학교는 학생을 동등한 인격체로 보지 않았습니다. ... 학생들의 분노는 본관 점거로 이어졌습니다. 그러자 하루도 되지 않아 외부에서 학생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 학교는 학생들을 보호하지 않았고, 오히려 공격당하도록 뒀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학교가 마녀사냥에 앞장서고 언론이 우리 목소리를 외면해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학교가 징계와 고소로 우리를 겁박해도 끝까지 싸우며 절대로 지지 않을 것입니다.”(학생B)

“동덕여자대학교는 학교인가, 혹은 이사진의 사유재산인가? 동덕여대 학생들은 인격체인가, 이사진의 사유재산 구성품인가? 동덕여대 본부는 재학생을 인격체로 대우하라!“(동덕여대 재학생연합)

또한 학생들은 학교 재단의 비리 의혹도 강하게 제기했다.

목화는 동덕여대 교화이자, “뭉칠수록 단단한 꽃”이라고 이날 집회에서 소개됐다

최근 이준석은 동덕여대 시위를 서부지법 폭동에 빗대며 또다시 학생들을 공격했다. 민주당에서도 여성위원회(위원장 이수진)가 계획한 동덕여대 학생들 지지 기자회견이 당내 보수적 압력으로 취소됐다.

안티페미니스트들과 이에 동조하는 언론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도 높았다.

“우리의 시간은 지난해 11월에 멈춘 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 세 달간 정말 힘들었습니다. 언론에서는 우리를 ‘잘못 나섰다가 54억 원 물어 주게 생긴 생각 없는 여자들’로 몰고, 남초 커뮤니티에서 우리에 대한 조롱이 넘칩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로 기사 그만 쓰세요!”(학생C)

참가자들은 이렇게 외쳤다. “갈라치기 정치했던 정치권은 반성하라! 폭력 시위 프레임 한 정치권은 반성하라!,” “시위하는 학생들을 악마화한 극우 언론! 불법 폭도 몰아갔던 언론들은 사과하라!”(공식 구호)

이날 집회에 휘날린 수많은 깃발이 보여 주듯이, 동덕여대 학생 투쟁에 대한 연대도 넓어지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윤석열 탄핵 찬성 집회에 참가해 온 다양하고 창발적인 개인들의 깃발이 많았다. 민주노총,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성폭력상담소, 진보당 등 기존 노동조합, 여성단체, 진보정당, 좌파 단체들도 많이 참가했다.

집회를 주최한 ‘동덕여대 재학생 연합’은 지난번과 달리 다양한 깃발들의 참여와 남성들의 참여·발언을 제한하지 않았다. 오히려 집회의 공동 주최와 연대 단체·개인을 공개적으로 모집했다. 그 호소에 공동주최로 12개 단체가, 연대자로 단체 48개, 개인 2333명이 이름을 올렸다(9일 오후 3시 현재).

엑스(옛 트위터)에서는 한 시민이 ‘동덕여대 학생 탄압을 반대하는 시민사회연대’ 결성을 제안했고, 여기에도 50여 개 단체들과 개인 2000명이 넘게 이름을 올렸다(〈한겨레〉 2월 7일자).

집회를 마무리하며 사회자는 “여러분, 동덕여대를 잊지 말아 주세요. 저희는 여러분의 응원이 절실합니다” 하고 말했다. 여러 시간 동안 강추위를 견디며 자리를 지킨 참가자들은 환호로 답했다.

동덕여대 학생들의 투쟁에 더 많은 연대가 모이길 바란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학교의 강경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 싸울 것을 다짐하며 연대를 호소했다 ⓒ성지현
동덕여대 학생 투쟁에 대한 연대가 넓어지고 있다 ⓒ성지현
2월 9일 ‘민주동덕에 봄은 오는가’ 집회에 동덕여대 학생들을 지지하는 집회 참가자 ⓒ성지현
커지고 있는 동덕여대 학생들의 투쟁에 대한 연대가 더욱 커지길 바란다 ⓒ성지현
동덕여대 학생들과 그 지지자들은 오후 2시부터 저녁 8시 무렵까지 자리를 지켰다 ⓒ성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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