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에게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 보장을 촉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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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주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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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7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이 ‘이재명 정부는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 온전히 보장하라! 명동길·인사동길 행진 제한 해제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옛 트위터)에 이스라엘군의 만행을 담은 영상을 공유하면서, “위안부 강제, 유태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옳게 비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인종학살 비판이 비록 늦었지만 다행이라면서, 그것이 진정성이 있으려면 정부의 실질적인 조처가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조처로서 이스라엘과의 협력 중단,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 제약 해제, 가자구호선단 한국인 활동가 ‘해초’의 여권 무효화를 되돌릴 것 등을 요구했다.
특히, 정부가 즉각 취할 수 있는 조처로서 팔연사의 명동길·인사동길 행진 금지를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팔연사는 재한 팔레스타인인, 중동·북아프리카인 등 다양한 이주 배경의 활동가들과 국내 시민·사회단체 44곳이 함께하는 연대체로, 가자 전쟁이 시작된 2023년 10월부터 서울에서만 120회 넘는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을 벌여 왔다.
그런데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11월 명동길 행진을 금지한 데 이어, 12월에는 인사동길 행진까지 금지했다. 팔연사는 행진 제한 통고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서울행정법원 제12부는 이를 기각했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집회시위인권침해감시 변호단’은 “행진장소의 자유로운 선택은 집회의 자유의 한 실질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반하는 판단이라고 비판하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기자회견의 첫 발언자로 나선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리만 루미 팔연사 공동간사는 행진 경로 제약이 한국인들이 피 흘려 이룬 민주주의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국민은 오랜 시간 평화적 시위에 나서서 제약을 무너뜨리고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희생과 인명 피해까지 감내해 온 바 있습니다. 현 정부 또한 이러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형성됐습니다. 팔레스타인인으로서 저는 이런 경험에서 깊은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시위는 혼란이 아니라 사회의 목소리를 확인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 이러한 공간을 차단하는 것은 소통을 단절시키고, 정치를 사람들과 괴리되게 만드는 결과를 낳습니다.
또한 나리만 공동간사는 이재명 정부가 인권 보호를 말하며 시위를 제한하는 것이 모순이라고도 지적했다.
“다른 위기 상황에서는 구체적인 조치와 함께 분명한 입장이 제시된 바 있으나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발언을 포함해 민간인 보호와 인권이라는 일반적인 표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는 신중함이라기보다 선택적인 태도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같은 입장이 한국 국내에서의 시위 제한과 결합될 때 그 모순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외부에서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내부에서는 이를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정책실장 홍덕진 목사도 참가해 힘을 보탰다.
“헌법이 보장한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권력자의 입맛에 맞는 장소에서만 허용되는 허가제가 아닙니다. 시민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진실을 알리는 것은 민주주의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한쪽으론 인권을 말하면서 다른 한쪽으로 학살의 도구가 되는 무기 부품을 공급하고 연대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는 것은 기만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리만 씨를 비롯한 수많은 이들의 눈물 섞인 증언을 외면하지 마십시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교사들’(이하 팔연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혜성 기간제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이 아이들에게 가하는 고통을 전하며 이재명 정부에 실질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팔연교는 팔레스타인 인종학살에 반대하는 교사 2,000여 명,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한국군 파병에 반대하는 교사 1,200여 명의 서명을 받은 바 있다.
“대통령이 영상에서 본 것은 팔레스타인인들이 겪는 비인간적이고 참혹한 일상의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대통령이 SNS에서 비판하는 것으로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존엄성을 지킬 수도 없고, 이 전쟁을 끝낼 수도 없습니다.
“팔연사의 집회와 행진은 국내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에서 저항하는 사람들과 중동 지역의 많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도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 이재명 대통령은 ‘인간의 존엄성은 타협할 수 없다’는 말의 진정성을 위해서도 팔연사 행진에 대한 제한을 당장 철회하십시오.”
고려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쿠피예’에서 활동하는 박정훈 의장은 경찰이 팔연사의 행진뿐 아니라, 최근 연세대학교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도 막으려 한 것을 규탄했다.
“팔연사의 행진은 인파로 복잡한 거리 속에서도 어떠한 안전사고 없이 치러졌으며,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들로부터도 큰 환영과 지지를 받아왔습니다. 엄지를 치켜세우거나 구호를 함께 외치며 지지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힘이 더욱 솟구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경찰이 명동길과 인사동길 행진을 막은 것은 이러한 운동에 훼방을 놓는 것입니다.
“경찰은 거리 행진만 제한한 것이 아닙니다. 이틀 전 연세대학교에서는 이란 전쟁에 반대하고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유인물을 배포하던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얄라 연세’ 학생들을 제지하기 위해 학교 당국이 학내로 경찰을 불러들였습니다.
“경찰은 학생들에게 공무집행 방해죄며 형사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며 학생들을 겁박했습니다. 항의하는 학생에게는 ‘나랑 한번 해보겠다는 거냐’며 폭언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요구합니다. 당장 이스라엘과 모든 교류를 중단하고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정의로운 집회와 학생들의 자유로운 정치 활동을 보장하십시오.”
참가자들은 팔레스타인 연대 구호를 힘차게 외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고, 청와대 비서실에 기자회견문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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