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영남에서 재기 시도하는 ‘윤어게인’ 국힘, 추격 자초하는 민주당
〈노동자 연대〉 구독
국힘 지도부가 ‘절윤’은커녕, 윤핵관·극우 인사들을 지방선거, 특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역에 전면 배치했다. 5월 4일 국힘이 단수공천한 김태규, 이진숙, 이용 등이 대표적이다.
울산 남갑 후보 김태규는 최근까지도 “계엄은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며 친위 군사 쿠데타를 옹호한 자다. 그는 대구 달성군에 공천된 이진숙과 함께 윤석열 정부의 방송통신위원회를 이끌며 언론 탄압에 앞장섰었다.
‘극우 여전사’라고 자뻑하는 이진숙은 국힘의 대구시장 후보 출마를 단념하는 대가로 대구시장 후보가 된 추경호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 공천됐다. 그는 “지방 정부까지 좌파에 넘어가게 되면 대한민국은 ‘인민민주주의 공화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될 것”이라며 색깔론을 앞세우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추경호는 계엄의 밤 당시 국힘 의원들을 국회 밖으로 집결시켜 ‘내란 주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자다. 추경호는 대구가 “자유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이자 방파제”가 돼야 한다며 우파층을 결집시키고 있다.
부산 북갑 후보인 박민식은 윤석열 탄핵과 내란 혐의 수사에 모두 반대했다. 그가 보훈부 장관을 지낼 때 육군사관학교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소동이 벌어졌다.
경기 하남갑 이용은 친위 군사 쿠데타 미수 이후 윤석열이 체포에 저항하며 관저에서 농성하던 1월, 관저 앞 극우 시위에 앞장선 자다.
국힘 지도부가 공천을 미루고 있지만, 충남 공주·부여·청양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큰 정진석은 윤석열의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쿠데타에 직접 관여했을 가능성이 누구보다 큰 자다.
이처럼 ‘윤어게인’, 극우 인사들이 전면에 배치된 상황에서 ‘절윤’을 주장해 온 국힘 후보들도 태세를 바꾸며 우파층 결집에 손을 맞잡고 있다.
비윤파처럼 굴어 왔던 유의동(평택을), 양향자(경기도지사)는 극우 김문수를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확정했다. 김문수는 부산·대구·인천·울산·세종·강원·경북 등 7개 지역의 명예 선대위원장도 겸하고 있다.
오세훈도 녹색 점퍼를 버리고 다시 빨간색 점퍼를 입었다.
국힘이 대열을 정비해 나가자 대구·경북 지역 국힘 지지율은 민주당을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기 시작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전재수와 국힘 박형준의 차이는 오차 범위 내로 좁혀졌다.
국힘 밖에서 국힘의 온건함을 비판하던 극우도 기세가 오르고 있다. 전한길 출마설까지 나온다. 평택을에서 국힘 유의동이 김문수를 끌어들여 극우 어젠다를 강화하도록 한 데에는 같은 선거구 황교안이 우파층을 10퍼센트가량 잠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전광훈은 보석으로 풀려난 뒤 연일 윤석열의 계엄을 옹호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계엄령으로 나라를 일으켰다.” 4월 30일에는 직접 윤석열을 면회하기도 했다.
전광훈이 이끄는 자유통일당은 이강산을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시켜 오세훈의 기회주의를 오른쪽에서 공격하고 있다. 이강산은 2025년 4월 구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불법체류자 추방” 등 인종차별과 이주민 혐오를 선동한 바 있다. 이번에도 같은 공약을 내걸었다.
본지가 거듭 경계했듯이 극우화한 국힘이 고립돼 스스로 무너지거나 중도층 눈치를 보며 노선을 바꿀 것이라는 일각의 바람 섞인 기대는 실현되지 않고 있다.
추격 자초하며 환멸 자아내는 민주당
국민의힘이 윤어게인과 극우를 전면 재배치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공천한 후보들은 사회개혁 염원 대중으로 하여금 신물이 나게 한다. 극우에 맞설 대안을 보여 주기는커녕 중도보수를 차지하겠다며 우파를 고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장 후보 김부겸이 대표적이다. 계엄 해제 국회 결의를 방해한 추경호가 시장 후보로, ‘극우 여전사’ 이진숙이 국회의원 후보(대구 달성)로 나선 대구에서 김부겸은 ‘보수’를 자처하며 스스로 존재감을 희석시키고 있다. 보수 인사들을 선거 캠프에 영입하고 박정희·박근혜 미화에도 열심이지만, 그럴수록 추경호와 이진숙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다. 민주당은 대구 달성 국회의원 후보를 아직 확정하지도 못하고 있다.
울산 시장 후보로 나선 김상욱은 윤석열 탄핵 표결에 동참한 뒤 민주당에 입당하는 등 ‘내란 청산’에 동조해 왔지만, 이번 선거 운동에서 “민주당 간판이 아니라 보수주의자인 자신을 봐 달라”고 강조한다.
김상욱이 의원직을 내놓은 울산 남갑에 공천된 전태진은 변호사 출신으로 다수 국가기관 자문 경력을 가진 법조계 엘리트로 평가받는다.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강한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통적인 노동계급 도시인 울산에서 ‘진보’를 내세울 만한 후보로 평가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계엄을 노골적으로 옹호하는 국힘 후보 김태규를 누를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충북지사 후보 신용한은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민주당 예비경선 때 그 경력을 내세워 한차례 논란이 됐다. 민주당 지도부가 여러 경선 후보 중 이런 인물을 낙점한 것도 메스꺼운 노릇이다.
장고 끝에 부산 북갑에 출마한 하정우도 ‘진보’와는 거리가 먼 네이버 출신 공학 엘리트일 뿐이다. 그는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 시절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규제 완화, 지원 등을 요구하며 업계 입장을 대변해 왔다.”(참여연대) 하정우는 이재명 정부가 “탈원전이었던 적이 없다”는 씁쓸한 진실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부산 북갑 의원직을 내놓고 부산시장에 도전한 전재수는 최근까지도 통일교 로비 혐의의 한복판에 있던 인물이다. 공소시효 만료로 더 조사를 받지는 않지만, 그의 무죄가 증명된 것도 아니다. 유죄냐 불법이냐를 떠나, 통일교 같은 극우 단체와 교제한 자를 공천했다는 것 자체가 역겹다.
하남갑 후보 이광재는 한때 노무현의 오른팔로 불렸다. 하지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태광 박연차)로 강원도지사직을 상실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박근혜 뇌물 혐의로 구속돼 있던 이재용 사면을 앞장서 주장했다. 하남갑은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2024년 총선 때도 추미애가 1.17퍼센트포인트(1,199표) 차로 가까스로 당선된 지역이다.
몇 차례나 반복된 패턴대로 민주당은 또다시 이번 선거를 최악과 차악의 대결로 만들고 있다. 차악이 “최악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야 할까, 아니면 “차악도 악’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게 해 줄 강력한 좌파의 존재는 어떻게 가능해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