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에서 주류 정치권 진출 기회 노리는 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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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정당들이 속속 6월 3일 전국지방선거 체제로 들어가고 있다.
검찰 개혁 법안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이나 국민의힘의 지도권 내분 등도 그 배경엔 당권과 지방선거 공천권에 대한 경쟁이 있다. (그게 전부는 아닐지라도 말이다.)
특히 국힘의 동향은 극우의 부상을 염려하고 막아 보려는 사람들에게는 불가피한 관심사다. 우파 유권자들은 (평소에 국힘을 못마땅해 해도) 선거에서 대체로 국힘(과 그 전신 정당들)에 투표하기 때문이다.
지금 공천권을 위임받은 이정현은 박근혜 정권 시절 새누리당 당대표 출신으로 세월호 참사를 우롱했고, 대통령직 파면 때까지 박근혜를 엄호했던 반동적 정치인이다.
장동혁이 극우 중심 보수대연합으로 지방선거에 임하겠다며 이정현을 다시 불러들였다.
그런 이정현이 공천관리위원장 사퇴 소동을 일으킨 것은 서울시장 오세훈이 현 부산시장 박형준과 함께 ‘절윤’을 요구하며 서울시장 후보 당내 경선 등록을 하지 않는 것 때문이다.
그러나 오세훈은 그저 기회주의자일 뿐이다. 지난해 윤석열 탄핵에는 한 마디도 하지 않다가 조기 대선이 확정되자 서둘러 선거캠프 사무실 계약까지 해 놓고도 당선 가능성이 낮아 보이자 불출마를 선언하고 김문수와 거리를 뒀다.
그래놓고 얼마 뒤 모스 탄을 서울시 이름으로 공식 초청했다. 모스 탄은 미국 마가 극우의 일원으로 윤어게인 세력과 손잡은 반중 극우 부정선거론자다. 이게 알려져 비난 여론이 너무 커지자 황급히 초청을 철회했다.
그런 오세훈을 달랜다고 국힘 지도부는 무기징역을 막 선고받은 윤석열의 정계 복귀를 반대한다는 하나마나한 얘기를 ‘절윤 선언’이라고 발표하고, 이정현은 사퇴 선언 이틀 만에 복귀했다. 모두 쇼다.
국힘 정치인들의 식언을 귀담아 들을 필요는 없다.
금세 공관위장에 복귀한 이정현은 현 충북도지사 김영환을 컷오프했다. 현 부산시장 박형준도 컷오프하려다가 내부 반발로 실패했다.
지금 충북도지사엔 윤석열 변호인을 한 검사 출신 윤갑근이, 부산시장에는 ‘찐윤’ 검사 출신이자 윤 탄핵 반대파인 주진우가 출마했다.
그런데도 오세훈은 17일 오후 후보 등록을 했다.
중도의 기회주의는 극우를 오히려 이롭게 한다
계엄 전후로 원외 강성 극우의 압력을 국힘 당 내로 전달하는 매개 구실을 한 것은 주로 국힘의 지역 조직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표 장동혁과 최고위원 김민수 등 극우 지도부가 원내외 극우를 중재하며 이끌고 있다.
그래서 선거를 앞두고 말이 많아도 국힘에서 여전히 극우파가 우세하다. 그리고 전통적 우파층의 선거 결집을 무시할 수도 없다. 게다가 기층 우파에서도 극우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정당 지지율만 보고 중도층이 극우화한 국힘을 외면해 버릴 거라고 보는 것은 인상에 불과한 견해로 위험하다.
정세 변화 속에서 극우가 중도 우파를 흡수할 잠재력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 세계적으로 극우의 부상은 체제의 위기와 중도의 실패에서 비롯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극우 국힘을 고립시키겠다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중도실용을 표방하고 중도우파를 포섭하려 하는 것도 위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당장에는 유리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극우의 주장을 정상적인 것으로 만들어 줘, 주류 정치 지형을 우경화하게 하고, 개혁은 사라져 개혁 염원층, 특히 청년들을 환멸에 빠지게 할 것이다. 그것은 극우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렇게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 게 불과 4년 전이다.
당장 극우는 이재명 정부가 트럼프에게 쩔쩔매는 것을 보며, 원내외에서 자신감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게다가 부통령 밴스 등 미국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세이브코리아 집회를 이끌었던 손현보 등 한국 극우 인사들을 직접 챙기고 있다.
트럼프의 이란 전쟁 개시에 환호했던 극우들은 전쟁이 미국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자 잠시 실망한 기색이지만, 트럼프가 한국에 파병 압력을 가하는 것을 여권에 대한 공격 소재로 삼으려 한다.
한미동맹을 강조해 온 국힘은 국회를 통해 결정하라며 정부·여당에 결정의 부담을 떠넘겼다. 파병을 하든 안 하든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결정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파고들어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것이다.
전광훈의 자유통일당은 파병을 촉구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 보호뿐 아니라 “제한적인 기뢰 부설함 타격 역시 검토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3월 16일 전광훈의 〈자유일보〉 헤드라인은 “트럼프의 경고...‘연합군 불참 국가 기억하겠다’”이다.
반면, 오늘까지(3월 17일 낮 현재) 민주당 안에서 이란 파병에 명확히, 공개적으로 반대한 의원은 이기헌·위성곤 의원 둘 뿐이다. 진보당 의원들을 포함해도 현재 국회에 파병 반대 의원은 10명도 안 되는 것이다.
지금 여권은 중도실용을 자처하며 중도 지대를 차지해 국힘을 고립시키겠다는 초기회주의적 책략에 의존하고, 좌파 정당들은 그렇게 해서 생기는 민주당 왼쪽의 정치적 공백을 채우는 세력을 자임하는 방식으로 반극우 공생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그런 좌·중 연대 노선(민중전선 전략)은 앞서 지적했던 극우 부상의 근본적 배경 요인을 해결할 수가 없다. 그래서 당장은 유리해 보여도 머지않아 위험하다.
오로지 노동계급의 대중 투쟁으로 극우 반대, 사회 개혁, 반제국주의 투쟁들을 전개해야 극우를 약화시킬 진정한 힘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국힘의 기초의원 공천은 극우의 진입 통로가 될 것
극우 정치 세력들은 여러 단체로 나뉘어 있고 국힘 지지율이 현재 낮지만, 경계할 요소들을 꼽아 보면 이렇다.
국힘은 전통적으로 지배계급의 제1선호 정당이다. 우파층 일반은 선거 때 국힘으로의 결집력을 보여 왔다. 또, 극우 정치 지도자들은 대체로 국힘과 단절하기보다 연대해서 국힘의 극우 성격을 더 강화하고 안착시키려 한다.
지난달 전광훈의 자유통일당, 황교안의 자유와혁신, 조원진의 우리공화당, 고영주의 자유민주당 등 원외 극우 정당들은 연대 선언을 했다. 황교안은 평택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게다가 지방선거는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우파층이 투표 결집력이 높기 때문에 힘을 집중하면 기초의원 선거구에서는 소기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실제로 극우 정치 세력은 진입 장벽이 높은 국회의원이나 단체장들보다는 기초의원 등으로 주류 정치권에 들어오려고 한다. 극우 청년들이 특히 그렇다.
가령 전광훈은 수년간 지역 조직 기반 구축을 강조해 왔다. 자유마을 조직이 그것이다. 소규모 극우 개신교회들의 네트워킹, 리박스쿨도 지역 조직 구축과 관련돼 있다.
지난해 극우가 초등교육에 침투해 세상을 놀라게 했던 리박스쿨은 국힘 기초의원들과의 연관이 드러나기도 했다. 가령 도봉촛불행동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도봉구의회 국힘 의원 두 명(황수빈·이호석)이 리박스쿨에 특혜를 줬다며 폭로했었다.
관악구의원 최인호는 고교 시절 자신의 학교 선생님을 “좌익 사상 교육”을 시킨다며 고발해 극우 내 명성을 얻어 2022년 지방선거에 국힘의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그때 나이가 만 21세였다.
올해 지방선거에서 극우 인자들이 주류 정치로 들어오는 통로를 주로 국힘이 제공할 것이다. 청년 우대를 빙자해 극우 청년들을 기초의원에 대거 공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