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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차례는 쿠바”? 미국은 쿠바에서 손 떼라

최근 쿠바 앞바다에 배치된 미국 항모전단 ⓒ출처 미국 남부사령부

미국이 쿠바를 더한층 위협하고 있다.

5월 20일 미 법무부는 쿠바 전 국가평의회 의장 라울 카스트로 등 5인을 기소했다. 1996년 ‘형제 구조대’의 ‘민간’ 항공기를 격추한 테러 혐의다. 하지만 그 사건은 민간인 살해가 아니라 미국의 제국주의적 공격에 대한 자기방어(정당방위)였다.

‘형제 구조대’는 CIA가 훈련시킨 쿠바계 우익 단체다. 이 단체는 1990년대 초 기관포를 장착한 소형 보트로 쿠바 수도 아바나의 호텔을 포격해 악명을 떨쳤다. 당시 그 작전을 지휘한 호세 바술토는 자신들이 “CIA 기지에서 기관포 사용법을 훈련받았다”고 대놓고 말했다.

5월 21일에는 쿠바 민간/군부 합작 기업 경영관리그룹주식회사(GAESA)의 고위 경영진 아디스 모레라가 미국에서 체포됐다. 미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쿠바계 마피아 가문의 일원이다)가 직접 체포를 지시했고, 이를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집행했다.

그 직후 트럼프는 “60년 동안 방치됐던 쿠바에 내가 군사 개입할 것”이라고 선언했고, 루비오 역시 기자회견에서 “평화 협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현 상황은 미국이 1월 초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부부를 납치하기 직전 상황을 연상시킨다.

그 침공으로 베네수엘라에서는 로드리게스 정부가 미국에 협조적이 돼, 쿠바 소비량의 65퍼센트에 달하던 베네수엘라산 석유 공급을 중단했다. 쿠바 에너지 장관 비센테 레비는 이 봉쇄로 “쿠바에서 휘발유와 경유가 완전히 동났다”고 5월 13일 밝혔다.

에너지 봉쇄와 결합된 해상 봉쇄 강화로 쿠바 사회는 백척간두에 서 있다. 쿠바인들의 처지는 급격히 악화돼, 일부 국가가 한두 차례 보낸 지원만으로는 기근과 전염병을 진정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봉쇄로 인한 굶주림과 경제 파탄, 그리고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절망감으로 쿠바 곳곳에서 폭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 폭동은 지난주 수도 아바나까지 번졌다.(관련 기사 본지 582호 ‘쿠바 혁명가들이 말하는 봉쇄와 정전 속의 삶’)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미국과 그 협조자들의 쿠바 압박·위협 일체에 반대한다. 그리고 쿠바인들에게 충분한 인도적 지원이 즉각 제공되기를 바란다.

쿠바 국가가 지금 미국의 봉쇄·압박으로 붕괴된다면, 이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승리를 뜻할 것이다. 특히, 중국에 맞서 중남미 장악력을 재확립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제국주의적 계획에 순풍이 될 것이다.

또한 트럼프가 쿠바에서 성공을 거두면 이란 전쟁에서 입은 정치적 타격을 일부 추스를 자신감도 얻을 수 있다.

어떻게 맞설 것인가?

쿠바 국가 붕괴는 중남미를 ‘뒷마당’으로 여기는 미국 제국주의의 오랜 숙원이다. 미국이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하기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쿠바를 응원한다.

쿠바 국가는 1959년 친미 독재자를 몰아낸 혁명 지도자들과 그 후계자들로 구성된 관료층이 운영한다. 당시 권력을 잃은 민간 자본가들은 미국 마이애미로 도피했다.

새 쿠바를 지도한 피델 카스트로는 섬나라 쿠바가 미국의 봉쇄에 맞서 살아남으려면 소련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1961년 국가자본주의 국가를 수립했다.

소련 붕괴 후 쿠바 정권은 긴축과 민영화를 통해 독자적 자본 축적을 도모하는 한편, 특히 2000년대 중남미 ‘핑크 물결’ 좌파 정부들, 특히 산유국 베네수엘라와의 교호에 크게 기댔다. 최근 베네수엘라 로드리게스 정부의 석유 공급 중단이 쿠바에게 치명타가 된 이유다.

그 교호 덕에 쿠바는 1990년대 “고난의 시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그 기간에 라울 카스트로가 세운 민간/군부 합작 기업 GAESA는 쿠바의 관광·금융·전력 산업 대부분을 운영하며 정부 1년 세입보다 많은 수익을 낸다.

하지만 같은 기간 대중의 소득과 영양 수준은 계속 하락했고, 실업이 늘었다.

쿠바의 사례는, 세계 자본주의 시장에서 경쟁하는 약소국 정권은 자본 축적의 필요를 위해 노동계급의 이익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보여 준다.

이 때문에 이번 위기 전부터 쿠바 대중은 자신의 필요를 충족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정부에 냉담해져 왔고, 정부는 그런 불만에 탄압으로 대응했다. 2021년 쿠바인들의 반긴축 저항은 그 최신 사례다.

그러나 쿠바 정권에게는 이란처럼 (대중 지지 없이) 미국과 비대칭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군사력이 있지 않다.

중남미 몇몇 국가들과 러시아·중국 같은 ‘반미’ 국가들은 기껏해야 말로만 미국을 규탄할 것이다. 미국에 맞서 일회적·상징적 지원 이상으로 쿠바를 지킬 의지도 능력도 없다.

쿠바를 위한 해결책은 1959년 혁명 때 가지 않은 길에 있다. 바로 노동자 혁명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 투쟁으로 제국주의 질서에도 도전하는 과정에서 쿠바 대중이 일체의 억압에서 해방될 길이 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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