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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이란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피해자 앞세워 검찰 권력 지키려는 국힘
진정한 피해자 정의를 위한 조처들이 사법절차에서 확대돼야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힘은 “피해자 보호”를 내세우며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한다. 최근 국힘은 형사소송법·중대범죄수사청법·공소청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며 이를 “피해자 보호 3법”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러나 국힘 법안의 핵심은 피해자 보호 확대가 아니라,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보호하고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연기하는 데 있다. ‘피해자 보호법’이 아니라 ‘검찰 권력 보호법’이다.

사실 국힘의 “피해자 보호” 운운은 정말이지 역겹다. 물론 나쁜 놈들도 옳은 소리를 할 때가 있고, 멈춘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 보완수사권 폐지에 많은 범죄 피해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 그 목소리는 일리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와 국힘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해병대원 채수근 일병 등의 피해를 밝히려는 수사를 가로막은 장본인들이었다.

그리고 2024년 예산안에서는 여성폭력 피해자 상담소 운영, 치료·회복 프로그램, 의료비 지원, 보호시설 운영 등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당시 대구의 한 성폭력 상담소 관계자는 이렇게 개탄했다.

“피해자 상담을 해보면 산부인과 진료, 정신과 상담, 심리 검사, 약물 치료, 치유 회복 프로그램 등 의료 지원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의료비를 줄이겠다는 것은 피해자 지원을 안 하겠다는 이야기[다.]”(〈경향신문〉 2024년 8월 10일자 재인용)

2022년 국힘은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여성가족부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바도 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던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였다. 여성가족부는 여성 대상 폭력 피해자 지원을 사실상 전담하는 중앙 부처다.

역겨운 위선 윤석열 정부와 국힘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해병대원 채수근 일병 등의 피해를 밝히려는 수사를 가로막은 장본인들이었다. ⓒ출처 국민의힘

국힘이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는 진정한 이유는, 여전히 자신들 편이 더 많은 검찰 조직의 권한이 줄어드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경찰·중수청 등 행정부 산하 수사기관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검찰 보완수사권은 여권을 공격할 주요한 무기다. 국힘은 검찰 개혁을 두고 “이재명 방탄”이라고 거듭 목소리를 높여 왔다.

물론 이런 단기적인 정략적 이해관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힘은 군사독재 정권의 후예인 우익 정당으로서 노동자 투쟁이나 사회 운동, 좌파의 활동을 권위주의적으로 억압해 왔다. 이를 위해 검찰 같은 억압기관들의 권한을 강화·유지해 왔다. 박희태, 안상수, 홍준표, 황교안, 윤석열 등 검찰 출신 정치인이 많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물론 판사 출신도 많은데, 그들도 본질적 기능은 검사 출신과 같다.)

그렇다고 국힘이 경찰과 대립하는 것도 아니다. 최근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며 “괴물 경찰” 운운하지만, 국힘과 그 정부는 경찰을 누구보다 적극 활용했다. 한 가지 사례만 들더라도 윤석열 정부는 건설노조를 ‘건폭’으로 몰아 대대적 특별 단속을 벌이는 데 경찰력을 동원했다.

요컨대 국힘의 “피해자 보호”는 순전한 위선이고, 결국 그들이 추구하는 바는 이재명 정부를 공격해 득을 얻으면서도, 기존 국가기구와 지배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경찰과 검찰 모두 진정한 피해자 편 아니다

지금 많은 범죄 피해자들이 경찰을 불신하는 것은 옳다. 7월 15일 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이 나와 한 증언은 정말이지 분통이 터진다.

“담당 형사는 자신은 지금 퇴근했다며 제게 직접 어머니의 손톱을 잘라 보관하라고 했다. 제가 ‘직접 잘라도 되는 것이냐, 과학수사대가 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럼 저보고 다시 출근하라는 거냐’는 말을 들어야 했다.”(강화도 가족폭력 유기치상 피해자의 딸 한지유 씨)

“처음 불송치 결정은 무엇을 근거로 내렸던 것인지 지금도 이해하기 어렵다. 사건이 그대로 영원히 없었던 일이 될 뻔했다는 걸 생각하면 지금도 끔찍하다.”(세종시 집단 성폭행 피해자 정연수 씨)

경찰은 보통 사람들의 고통에 무관심하고 절박한 호소를 귀찮은 민원으로 치부하기 일쑤다. 2018년 불법촬영 항의 운동이 벌어질 때 수많은 피해 여성들이 경찰을 찾았다가 ‘그런 건 사건이 안 돼요. 확실한 증거를 가져오세요’라는 말에 좌절했다고 증언했다. 거대한 운동이 분출하고 나서야 태도가 약간 달라졌다.

그리고 지금 장윤기 사건은 경찰 부패의 현실이 영화보다 더 극적이고 심각함을 보여 주고 있다. (관련 기사: 본지 593호, ‘장윤기 사건과 관련된 정치적 쟁점들’)

그렇다고 검찰이 피해자를 대하는 데에서 경찰보다 나은 것도 아니다. 성폭행 피해자 한우리 씨는 이렇게 말했다. “법정에 선 낯선 검사님은 제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도 못했다. 피고인의 변호인이 100마디 하는 동안 검사님은 10마디도 채 하지 않은 것 같다.” 한 씨는 상고 포기 과정에서도 피해자의 의견이 전혀 수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도 경찰 못지 않다. 검찰은 성접대 동영상을 확보하고도 영상 속 인물을 특정하기 어렵다며 김학의를 두 차례 무혐의 처분했었다. 전 국민이 다 알아보는데도 “검찰 눈에만 ‘선배’의 얼굴이 인식되지 않았다.” 사회적 공분으로 재수사가 이뤄져 결국 김학의는 뇌물죄로 처벌받았지만, 피해 여성들이 호소한 성폭행 혐의는 끝내 처벌되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연평균 2,000명이 넘게 죽었지만, 사용자에 대한 구속 기소는 9명에 불과하다. 이는 검찰 역시 노동자들의 고통에 얼마나 무심한지 보여 준다.

검찰은 가끔 유죄를 창조해 내기도 한다. 최근의 대표적 사례가 2013년 유우성 씨의 간첩 조작 사건이다. (관련 기사: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과 오늘날 의미’)

검찰과 경찰 모두 본질적으로 기존 소유 관계와 질서를 강제력으로 지키는 자본주의 국가의 억압 기관으로, 노동자 등 보통 사람들에게는 가혹하고 자본가·권력자·제 식구에게는 관대한 계급 편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장윤기 사건은 두 기관 사이의 경쟁과 견제가 때로는 은폐될 뻔한 진실을 드러나게 할 때도 있음을 보여 줬다. 그런 점에서 보완수사권을 대책 없이 폐지해 수사 권한을 한 기관에 집중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

사법절차에서 피해자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들

더 중요한 것은 검찰과 경찰 가운데 누가 더 많은 권한을 갖느냐가 아니다. 형사사법 절차에서의 인권 보장과 피해자 권리·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

피해자는 현재 형사소송법 체계에서 사법절차의 당사자가 아니라 구경꾼으로 밀려나 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김진주 씨는 자신이 겪은 사건에 대해서 알려고 할 때마다 “피해자는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세요”라는 말을 거듭 들어야 했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사건 기록을 보기 위해 따로 민사소송을 걸어야 했다. (관련 기사: 본지 496호,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의 당찬 투쟁과 진정한 피해자 중심성’)

한우리 씨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관의 간판을 아무리 바꾼들 피해자에게 묻지 않고 기록을 보여 주지 않으면 제대로 된 수사도 기소도 이루어질 수 없다.”

김진주 씨의 투쟁 덕분에 지난해에서야 범죄 피해자의 재판 기록 열람·등사권이 일부 보장되는 법 개정이 이뤄졌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요구한 것에는 한참 못 미친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은 자신의 사건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통보받을 수 있어야 하고, 피해자가 수사기록을 직접 볼 수 있어야 하며, 부실·편파 수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절차적 권리와 알 권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피해자들이 겪는 실질적 문제 하나는 돈과 시간이다. 김진주 씨도 범죄로 직장을 잃고 막대한 치료비를 스스로 떠안아야 했다(나중에 국가에게서 일부 배상받았다). 열람권과 이의제기권이 있어도 당장 생계가 막막하다면 그림의 떡일 수 있다.

따라서 피해자에 대한 지원도 대폭 확대돼야 한다. 치료비와 심리치료를 국가가 선지급하고, 조사와 재판 참석을 위한 유급휴가가 보장돼야 한다. 특정 기간의 생계비 등 지원도 필요할 수 있다. 이주민이라면 수사·재판 과정에서 전문 통번역이 지원돼야 하고 체류도 보장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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