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배달 라이더가 말하다:
이주노동자들을 법적 테두리 바깥으로 내모는 한국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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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 정부는 다른 사람의 명의로 일한 이주민 라이더를 5개월간 집중 단속해 734명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한다.
법무부는 또한 라이더 앱에 안면 인식 기술을 도입하도록 음식 배달 업체들에 권고했다.
한국 노동자들의 권리는 하룻밤 새 얻은 것이 아니다. 많은 노동자들과 노동조합, 민주화 운동이 공정한 임금, 안전한 작업 조건, 일터에서의 존엄을 수십 년 동안 요구한 끝에 쟁취한 것이다.
오늘날 한국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바로 한국 경제의 필수적 일부가 된 이주노동자들을 어떻게 대할 것이냐 하는 문제다.
자국 노동자들이 사회에서 정당하게 대접받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다른 집단의 노동자들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처지로 떠밀리고 체류 자격이나 비자 종류 때문에 가혹하게 착취당하는 현실에 눈감아서는 안 된다.
국제노동기구(ILO) 등의 국제 노동 기준에 따르면 모든 노동자들을 착취로부터 보호하고, 인간다운 노동조건을 지향하고, 불안정 고용을 지양해야 한다. 국제 인권법은 국적·출신지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인간 존엄성 존중을 근본 가치로 규정한다.
그런 만큼 단속 건수나 벌금액은 이주노동자 정책을 평가하는 척도가 될 수 없다. 일하고자 하는 사람 누구나 합법적이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고, 브로커 등 중간 착취자들이 취약한 처지의 노동자들을 괴롭힐 가능성을 얼마나 방지하고 있는지가 평가의 잣대여야 한다.
진정으로 강한 국가라면 가장 힘없는 사람을 가장 가혹하게 처벌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가혹한 착취로 내모는 상황부터 없앨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의 행보, 정확히는 이주노동자들을 향한 불의한 처사는 어떻게 봐야 할까?
한국 정부는 전체 사슬의 가장 약한 고리를 공격하는 일만 되풀이하고 뿌리 깊은 구조적 원인은 무시해 왔다.
자명한 물음을 던져 보자. 법적 테두리 바깥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이 애초에 왜 생겨나는가? 왜 그들은 합법적으로 채용된 노동자들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는 조건을 수용하는가? 합법 노동자들조차 임금이 적어 생활 수준을 제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말이다.
사회가 물어야 할 진정한 질문은 ‘왜 이주노동자들이 이런 조건에서 일하게 됐을까?’이지,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가 아니다.
이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그 뿌리에서부터 시작해야지, 겉으로 드러난 결과만 봐서는 안 된다.
경제적으로 필요한 이주노동자들, 합법적으로 일할 기회 거부당해
한국은 건설,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음식 배달업 등 여러 부문에서 이주노동자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주민은 많은 경우 합법적으로 일하기까지 숱한 법적·행정적 난관을 거쳐야 하고, 어떤 경우에는 그런 길이 아예 원천 차단돼 있기도 하다.
한국 정부는 그런 이주민에게 “불법” 딱지를 붙이지만, 그들을 “불법”으로 내몬 정부 자신의 정책은 돌아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핵심 원인부터 짚어 보자.
누구든 집세, 식비, 병원비 등 기초 생계비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합법적으로 노동시장에 들어갈 길이 막히면 법적 테두리 바깥의 경로로 일할 수밖에 없다. 아무튼 살아야 하니까 말이다.
법을 어기는 것이 명예롭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법을 어길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리는 데서 정부 정책이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인가?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이 법의 보호 바깥에서 라이더로 일한다. 예를 들자면,
- 유학생: 이들은 비싼 등록금을 내야 하고, 일부는 고향의 가족도 부양해야 한다. 그러나 유학생들은 제한된 직종에서 제한된 노동 시간만 일할 수 있다. 배달업은 학업과 노동을 병행하기에 가장 좋은 직종의 하나임에도 그들에게 허락돼 있지 않다.
- 구직비자(D-10): 대학 졸업생 등 취업·창업을 준비하는 이주민들이다. 비슷한 처지의 한국인 취준생들은 원하는 직장에 들어갈 때까지 아르바이트 등을 할 수 있지만 이주민들은 라이더, 건설, 제조업 등으로 일하는 것이 금지된다. 원하는 일자리를 얻을 때까지 손가락만 빨고 있으라는 것인가?
- 재외동포(F-4)도 많은 경우 배달업에서 일하는 것이 놀랍게도 금지돼 있다. 같은 한국인 조상을 뒀는데도 단지 외국에서 태어나거나 자랐다는 이유로 고국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것이 어떻게 정당화되는 것인지 나는 모르겠다.
처벌은 가장 힘없는 자에게 집중된다
한국 정부는 이번 단속으로 적발한 이주민 68명을 추방하고 643명에게 총 16억 2,870만 원의 벌금을 물렸다고 발표했다. 1인당 100~1,000만 원의 벌금을 낸 것이다. 이 밖에도 20명은 여전히 조사받고 있고, 2명은 고발, 1명은 경찰에 신병을 넘겼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명의를 이주민에게 제공하고 돈을 받은 배달영업점주 16명은 수사 중이라고 한다. 수사 결과에 따라 이들도 처벌받을 수 있지만, 정부의 보도 자료는 명백히 이주노동자 단속에 초점이 있다.
이주노동자는 살인적으로 긴 시간을 일하고도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는 소득을 번다. 게다가 언제든 생계 수단을 빼앗기거나 추방당할 위험 속에서 살아간다.
반면 브로커, 라이더 계정 대여 업체들은 단지 명의만 빌려 주면서 끊임없이 이윤을 얻는다. 배달 플랫폼 대기업들도 이로부터 득을 본다.
이주노동자는 수혜자가 아니라 피해자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경제적 어려움이나 정치 상황 때문에 모국을 떠나 온다. 그들은 일자리, 안정적인 삶, 더 나은 미래를 찾아 한국에 온다.
그런 그들이 합법적으로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복잡한 온갖 제약에 부딪힐수록 브로커, 명의 대여 업체 등 법적 테두리 바깥의 고용 업체들이 그들을 착취하기 쉬워진다.
이런 상황에서 이주노동자를 현 체제의 수혜자로 보는 것은 잘못됐다. 오히려 그들이야말로 가장 큰 피해자다.
이주노동자들이 음지에서 일하도록 할 것인가 법의 보호를 받도록 할 것인가
이주노동자들이 법적 테두리 바깥에서 일하고 있는 현실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들은 근로기준, 사회 복지, 작업장 안전 등 노동자라면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법적 권리를 박탈당한다.
단속 강화와 엄벌은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이주노동자들이 합법적으로 일할 기회를 확대하고, 그들이 브로커 등 법적 테두리 바깥의 중개인의 손을 빌려야 하는 상황을 줄이는 구조적 개혁이 시행돼야 한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만, 법적 테두리 바깥에서 일하는 문제를 줄이는 동시에 법치주의와 노동의 존엄성을 보장할 수 있다.
더 공정한 정책을 향해
만약 한국이 법치주의 실현에 진정 열의가 있다면,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려는 노력이 함께 보조를 맞춰야 한다.
정부 정책이 성공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은 더 많이 단속하고 벌금을 더 많이 물리는 데에 있지 않다. 애초에 법을 어기도록 사람들의 등을 떠미는 상황을 찾아내 줄이는 것에 성공의 열쇠가 있다.
진정한 정의는 기존의 법에 따라 단속한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비공식 경제 부문으로 떠밀고 있는 현재의 법과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말해, 이주노동자는 단지 정부 보도 자료에 등장하는 통계 수치가 아니다. 그들은 사람이고 기회를 찾아 이 땅에 왔다.
민주주의 사회라면 법치 실현과 인간 존엄성 보장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글을 마치며
더 정의로운 사회를 이루려 한다면, 이주노동자들을 사회의 음지로 내모는 정책들에 반대하고, 그들이 합법적으로 일하며 존엄을 지키고 불안에 쫓기지 않으며 살 수 있도록 요구해야 한다.
이주노동자들의 법적 자격을 정상화한다는 것은 일할 권리를 주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그들의 노동권을 인정하고, 다른 노동자와 동등하게 대우하고, 착취로부터 보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법적 테두리 바깥에서 이주노동자들을 이용해 수익을 얻는 브로커나 대기업들의 힘을 약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궁극적으로 이주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은 단지 이주민 정책의 영역이 아니다. 사회 정의와 경제적 평등의 문제이자, 한국 사회가 추구하는 민주주의가 무엇이냐 하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