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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이주민 배달 라이더 배척 말라
이주민 취업 제한 정책에 동조하지 말라

2025년에도 한국에 체류하는 이주민 수가 늘었다. 정부는 이주민 수가 2024년보다 5.2퍼센트 증가해 27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한다. 이주민들이 한국 노동시장의 다양한 부문에 진입하고 있고, 몇 년 새 크게 팽창하고 있는 배달 라이더 부문에 취업하는 이주민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이주민들의 배달 라이더 취업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의 일자리를 보호한다는 지독히도 민족주의적인 명분으로 몇몇 종류의 비자를 가진 이주민들에게만 라이더 취업을 허용하고 있고, 나머지는 단속하고 있다. 2025년에는 486명이 단속됐다.

정부의 이런 제한으로 이득을 보는 자들이 있다. 주요 배달 플랫폼의 대행업체들은 관련 비자를 갖지 못한 이주민들이 타인 명의로 라이더 등록한다는 약점을 이용해 더 높은 배달 수수료를 챙겨 간다.

플랫폼 대행업체들이 이런 이유로 이주민 라이더를 선호하면, 한국인 라이더들과의 경쟁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이로 인해 한국인 라이더들이 이주민 라이더를 적대적 대상으로 여기게 돼, 이주민 라이더를 단속하라고 신고하는 일들도 생겨나고 있다. 외모로 구분할 수 없으니 관련 비자와 자격을 가진 이주민 라이더에 대해서도 의심하며 신고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인과 이주민 배달 라이더 사이의 분열은 대행업체나 플랫폼 기업의 힘만 키운다

그러나 진정한 적은 수수료 장사에 혈안이 돼 있는 대행업체나 플랫폼 기업이다. 이들에 맞서 함께 싸울 때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 있다.

라이더 부문 노동조합 활동가들 일부는 이주민 라이더 “불법채용”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불법채용” 라이더들이 면허도 없고, 보험도 가입돼 있지 않아 피해가 발생하니까 배달 플랫폼이나 대행업체의 “불법채용”을 근절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불법채용”을 문제 삼는 것은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불법채용 근절은 사용자에게 일정한 규제 구실을 하겠지만, 노동자 보호가 아니라 노동자들이 아예 고용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장벽을 세워 더 열악한 처지로 내모는 결과를 낳는다.

노동운동은 정부의 이주민 라이더 취업 제한에 반대해야 한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포함해 모든 이주민들이 라이더로 취업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만나 본 이주민들이 배달 라이더로 취업하려는 이유는 우선, 모욕적이고(때때로 인종차별적이기도 한) 통제적인 공장 감독자의 관리와 노동시간 통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점과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보다 더 높은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유학생이나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이주민들도 배달 라이더로 일한다. 그런데 이 점은 역사적으로 만국 노동계급의 핵심 욕구들이다.

따라서 이런 것을 좇아 취업하려는 이들을 문제 삼는 것은 정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현실적이지도 않다. 한국인과 이주민 배달 라이더 사이의 분열을 키워 대행업체나 플랫폼 기업의 힘만 더 키울 뿐이다.

한국에서 이주민들이 운전면허를 취득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시험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장벽이 높고, 장시간 노동으로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주민들이 용이하게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편의(언어 서비스 제공과 휴일 시험 응시 등)를 제공해야 한다.

비난해야 할 것은 한국 정부와 배달 플랫폼 산업의 자본가들이지, 배달 라이더로 일하는 이주민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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