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 전면 파업을 예고한 카카오뱅크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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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노동자들이 8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닷새 동안 전면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7월 31일, 8월 14일 두 차례 하루 파업과 12일부터 진행한 준법투쟁에서 한발 더 나간 것이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는 카카오뱅크 조합원 전원이 이번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노조에서 하루 넘게 파업이 벌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뱅크 노동자들은 임금·성과급 인상, 성과급 기준의 투명화, 주식 등을 통한 장기 보상 프로그램, 공정한 평가 제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성과 독식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영업이익 6,494억 원, 당기순이익 4,803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그러나 사용자 측은 노동자들의 요구에 강경하게 나오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사용자 측은] 조합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았고 노사 간 핵심 쟁점에도 변화가 없다.”
반면 카카오뱅크 대표 윤호영은 올해 상반기에만 스톡옵션 행사 차익 등을 포함해 81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보수 한도가 50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올랐다.
노동자들은 이런 계급 차별을 규탄하며 정당한 몫을 요구하는 것이다.
IT 파업의 효과
친기업 언론들은 IT 기업은 업무가 자동화돼 있어 파업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조선비즈〉는 “파업하는데 관심 좀”이라고 기사 제목을 달며 1, 2차 파업의 영향이 미미하다고 조롱했다.
물론 당연히 하루 파업만으로 이윤에 실질적 타격을 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카카오 노조의 말처럼 “[하루 넘는 파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 적체와 대응력 저하가 누적될 가능성이 있다.”
“5일간 대규모 인력 공백이 이어질 경우 고객 상담 및 민원 처리 지연, 대출 심사와 수동 처리 업무 적체, 서비스 운영 및 변경 업무 지연, 내부 승인·검토 지연, 장애 발생 시 대응 및 복구 인력 부족 등의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용자 수가 2,763만 명에 이르는 대형 금융플랫폼이다. 노동자들이 떠받치고 있는 온갖 일 가운데 하나라도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은 카카오뱅크 사용자 측에 있다.
더 장기적 영향도 있다. 지난 6월 카카오 파업에도 여러 언론이 AI 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IT 기업 노동자 파업이 효과가 없다는 것도 참말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 IT 기업 킥스타터 노동자들은 42일간 파업해 임금 하한선 도입,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추가적 임금 인상과 격려금 6,000달러(약 830만 원) 지급, 기존에 시행되던 주 32시간·4일제의 단체협약상 보호 등을 얻어 냈다.
파업은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할 뿐 아니라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힘을 확인하게 한다. 6월 10일 4시간 파업과 판교 행진에서도 집단행동이 노동자들의 자신감과 사기를 높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따라서 친기업 언론의 보도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힘을 믿지 못하게 하려는 술책이다.
계속되는 카카오의 사업 구조조정
한편 카카오 사용자 측은 21일 카카오 본사를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나누겠다고(인적분할) 발표했다. AI 경쟁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카카오노조는 발표 전 분할 계획을 노조와 협의하지 않았고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설명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사용자 측은 100퍼센트 고용승계를 약속했지만, 노조는 “고용승계는 시작일 뿐”이라며 분할 이후 구조조정 등에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어떻게 지킬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다음을 AXZ로 분사할 때 카카오는 매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수개월 만에 매각을 단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분할된 카카오X는 계열사 투자·매각·인수합병을 맡는다. 노조는 “계열사를 … 수익률과 기업가치로만 평가하는 투자 포트폴리오로 바라본다면 … 부담이 노동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노조는 분할안이 다뤄질 12월 임시주주총회 전에 분할이 카카오와 계열사의 고용·노동조건에 미칠 영향을 공개하고 노조와 실질적으로 협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조직개편·매각·분사 전 사전협의와 고용안정 대책 등을 놓고 전 계열사 공동교섭을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 사용자 측의 공세는 불황 속 AI 경쟁 격화와 거품 우려라는 구조적 문제를 배경으로 한다. 이런 압력 속에서 사용자들은 사업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그 부담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한다. IT 노동자들은 앞으로 만만찮은 투쟁을 벌여야 할지도 모른다.
올해 5월 공동투쟁에 나선 카카오노조 5개 법인 중 카카오·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페이는 차례로 교섭을 타결했다. 그러나 디케이테크인과 엑스엘게임즈는 여전히 교섭 중이다.
카카오뱅크 노동자들의 닷새간 전면 파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카카오의 다른 계열사 노동자들에게도 자신감을 줄 수 있고, 본사 분할 문제에 대처할 능력도 올라갈 수 있다. 카카오 전체 계열사 노동자들이 단결해 투쟁하며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