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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중동 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홍해에서도 한 방 먹은 트럼프

제국주의로 가장 고통받던 예멘인들이 홍해를 봉쇄해 세계 경제를 뒤흔들다 ⓒ출처 Al-Masirah TV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그다음 중요한 해협에서도 미국 제국주의가 크게 한 방 먹었다. 예멘 후티가 홍해로 들어가는 바브엘만데브해협의 요충지들을 파죽지세로 장악한 것이다.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가 후티의 사나 공항을 폭격한 이후, 후티는 사우디아라비아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이번 달 초부터 지상 공세를 시작해 9월 10일 핵심 항구인 모카를 장악하고, 다음 날 바브알만데브해협의 가장 좁은 목 한가운데에 있는 페림섬까지 장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빈살만은 트럼프에게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직접 개입을 거부하고 표적 정보만 제공했다. 이미 호르무즈해협에서 힘이 부치는 상황에서 당장 전쟁을 확대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미국은 영국·이스라엘과 함께 예멘에서 1,000여 곳을 폭격했음에도 후티를 제압하지 못해 그들과 협정을 체결해야 했다.

바브엘만데브해협의 봉쇄는 세계 경제를 뒤흔들 것이다. 그곳은 이집트 수에즈 운하로 들어가는 관문이자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길목이고, 세계 무역의 12퍼센트가 지나가는 곳이다.

게다가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된 이래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의 많은 부분을 홍해의 항구들을 통해 수출해 왔다.

그 석유를 아라비아반도 반대편(홍해 쪽)으로 보내는 파이프라인도 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무장조직이 감행한 일이었다.

이러한 공격과, 마찬가지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의 공세는 중동 지역 강자들 사이의 각축전이 격화되고 있다는 징후이기도 하다.

후티를 어떻게 볼 것인가?

후티의 공세는 이란 전쟁의 일부일 뿐 아니라 오래전부터 계속돼 온 예멘 전쟁의 일부이기도 하다. 후티는 이란의 지원을 받지만, 흔히 묘사되는 것과 달리 단지 이란의 꼭두각시가 아니다.

후티 운동(정식 명칭은 ‘안사르 알라’)은 1990년대에 예멘 독재자 살레의 부패에 맞선 투쟁으로 시작됐다.

1978년부터 북예멘을 통치한 살레는 재통일된 예멘에서도 권좌를 지켰고,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빈곤으로 내몰고, 미국이 벌인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조해 수많은 예멘인의 분노를 샀다. 후티 운동은 그런 분노가 결집하는 한 축이었고, 2000년대에 살레 정권과 무장 충돌을 벌였다.

그러나 살레를 권좌에서 끌어내린 것은 2011년의 대중 혁명이었다. 그런데 그 혁명이 더 전진하지 못하고 예멘의 통제권을 둘러싼 예멘 지배 분파들의 내전으로 굴절되면서 후티가 부상한 것이다.

살레는 숙적이었던 후티와 힘을 합쳐, 서방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를 예멘 수도에서 몰아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서방의 무기를 지원받으며 후티를 상대로 무자비한 전쟁을 벌였다.

예멘인들은 그 과정에서 참혹한 대가를 치렀다. 그러나 결국 서방과 사우디아라비아, UAE, 살레 모두 자신의 목표를 이루지 못했고 후티는 살아남았다.

가자 전쟁 동안 후티는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공격함으로써 예멘 안팎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 후티의 공격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해 립서비스 외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아랍 정권들의 위선과 적나라하게 대조됐다.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미국과 이스라엘과 그 우방들이, 중동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는 전쟁에서 군사적으로 패배하기를 바라야 한다. 이란과 후티가 미국과 이스라엘에 한 방 먹인 것에 마땅히 환호해야 한다.

물론 그것이 곧 이란 정권에 정치적 지지를 제공해야 함을 뜻하지는 않는다. 후티도 중동에서 필요한 근본적 변화를 이끄는 세력이 될 수는 없다. 예멘 내전에서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맞서, 축출된(그러나 여전히 군부를 통제하던) 독재자 살레와 다시 손잡은 것은 후티가 아래로부터의 투쟁이 아니라 지배자들 간 권력 투쟁의 일부가 되려 했음을 보여 준다.

진정한 희망은 2011년 아랍 혁명 때처럼 아랍 세계의 노동자·빈민 대중이 다시 떨쳐 일어나는 데 있다. 그들이야말로 제국주의 질서 자체에 도전하고 해방으로 가는 길을 열 수 있는 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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