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중동 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전쟁, 기후 위기, AI 거품 …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복합 위기

“묵시록의 네 기사가 세계경제를 엄습하고 있다. 네 가지 강력한 충격이 … 제각기 격화하고 서로를 격화시키면서, 폭발적 인플레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원자재 가격 상승의 악순환을 추동하고 있다.” 〈텔레그래프〉지의 명석한 우파 성향의 세계경제 담당 편집자 앰브로스 에번스-프리처드의 직설적 경고다.

“묵시록의 네 기사 ─ 정복·전쟁·기근·죽음 ─ 중 첫 두 기사는 각각 이란과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쌍둥이 전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에번스-프리처드가 그 사설을 쓰는 동안에도 중동 상황은 급변하고 있었다. 예멘의 안사룰라 운동(후티)이 재빠른 진격으로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한 것이다.

그전까지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에 의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수출길이 막힌 석유·가스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해 수출해 왔다. 그런데 이란의 우방인 안사룰라가 그 해협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선박의 통항을 막고 사우디아라비아 영토 내 표적들을 폭격하고 있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은 안사룰라에 반격하는 데 힘을 보태 달라고 트럼프에게 애걸했다.

〈뉴욕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망설이고 있다. … 그 요청을 수락하면 트럼프는 자신이 시작했지만 끝내지 못하고 있는 대이란 전쟁을 또 다른 전선으로 확대하게 된다. 그러는 동안 그 전쟁의 경제적 충격이 전 지구로 퍼지고 있다.” 이란 정권과 안사룰라 모두 미국·이스라엘의 단호하고 끈기 있는 적수임을 입증해 보였다.

주요 항로들이 전쟁으로 봉쇄된 결과 에너지 가격과 운송비, 식료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 에번스-프리처드는 이렇게 썼다. “올겨울 유럽의 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겨울의 세 배 수준으로 고착되고 있다. 밀·옥수수·대두 역시 모두 선물가가 현물가보다 훨씬 높은 ‘콘탱고’ 상태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에너지·곡물 유통에 차질을 주고 있다.

에번스-프리처드가 꼽은 ‘세 번째 기사’는 태평양의 수온을 높이고 있는 기후 변동인 엘니뇨다. 영국 정부는 이로 인한 기상 패턴의 변화로 수확량이 줄고 식품 가격이 오르고 어쩌면 에너지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올여름 극적으로 나타난 기후 변화의 파괴적 영향에 더해, 엎친 데 덮치는 격으로 벌어질 일이다.

태평양 엘니뇨 관측 지역(Niño 3.4 : 5°S–5°N, 120–170°W)의 해수면 온도 선 하나는 그 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온도를 기록한 것이다. 빨간색이 2026년이다 ⓒ출처 ClimateReanalyzer.org

“네 번째 기사는 당연히 AI, 첨단 반도체, 데이터센터 투자 전격전이다.” 에번스-프리처드는 그 투자가 자원을 집어삼키면서 일으키는 물가 상승 효과를 지적한다. 그러나 AI가 2007~2009년 세계 금융 위기를 촉발한 주택 호황 붕괴에 맞먹는 거대한 금융 거품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 갈수록 명백해지고 있다.

AI 호황을 추동하고 있는 빅테크 “큰손”들은 처음에는 자신들의 AI 투자를 자체 자금으로 조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어마어마한 지출로 부채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 거기에 대응해 그들은 2007~2009년 세계 금융 위기를 촉발했던 것과 비슷한 수법을 갈수록 많이 구사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자신들이 짓고 있는 데이터센터 등의 법적 소유주인 “특수목적기구(SPV)”를 통해 돈을 빌리고 있다. 이 수법을 쓰면 부채를 대차대조표에서 제외할 수 있고 주가를 올리는 데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러려면 그들은 자산 가치가 합의된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에 날 손실을 채권자들에게 보증해야 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그 보증액이 3조 달러가 넘는다고 추산한다.

이런 투자는 AI 경쟁의 승자가 초과이윤을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초과이윤의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오픈AI는 2030년 말까지 8,4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같은 기간 연산 능력과 인프라에 약 8,560억 달러를 지출할 전망이기도 하다.

그러니 AI 대기업주들이 자기 산업을 “규제”해 달라고 아우성치기 시작한 것이 그다지 놀랍지 않다. 그들의 목표는 초지능 AI가 인류를 멸절하는 것을 막는 것이 아니라 광적인 경쟁의 속도를 조금 늦추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들의 요청을 일축하고 있다. 좌경 자유주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지적하듯 “AI에 제동을 거는 것은 … 트럼프주의자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유일한 요소를 그들에게서 빼앗는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미국의 기름값을 떨어뜨리기 위해 중동에서 재개된 전쟁에서 물러설지도 모른다. 그러나 트럼프의 전력투구는 AI 거품이 꺼질 때 일어날 어마어마한 경제적 파국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번역: 김준효
노동자 연대
다양한 방법으로 만나보세요!
매일 아침 노동자 연대 기사를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