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가 홍해의 요충지를 장악하자 9월 14일 이재명 정부는 민간 시설 공격과 ‘안전 항행’을 저해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규탄하는 입장을 냈다.
유럽 정부들이 일제히 후티 규탄 입장을 발표한 것과 공명한 것이다. 유럽 국가들의 신속한 반응은 이스라엘의 인종학살보다 자신들의 핵심 항로가 막혀 이윤 추구에 차질을 빚는 것에 훨씬 더 민감함을 보여 줬다.
이재명 정부가 ‘안전 항행’을 말하는 것은 위선이다. 불과 두 달 전 사우디아라비아가 후티의 공항을 폭격했을 때 이재명 정부는 이를 규탄한 적이 있는가. 지난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예멘의 인프라와 민간 시설을 폭격했을 때도 이재명 정부는 침묵했다.
이제 와서 ‘안전 항행’, 중동의 평화 운운하며 후티를 규탄하는 것은 호르무즈해협 파병의 명분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물론 후티의 홍해 봉쇄가 낳을 경제적 파장은 한국의 보통 사람들의 삶에도 압박을 가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이런 상황을 ‘항행 보장’을 위한 파병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반전 (당분간 파병 반대) 운동은 그러한 고통을 낳는 전쟁의 책임이 미국 제국주의에 있고, 미국 제국주의가 예멘을 포함한 중동의 민중을 커다란 고통에 빠뜨려 왔으며, 파병은 거기에 일조하는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