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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중동 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개정증보판 문턱 높은 임신중지약 도입 공식화:
불필요한 제약 두지 말고 건강보험 적용하라

이재명 정부가 임신중지약 도입을 공식화했다. 9월 16일 한성숙 국무총리와 관계 부처는 임신중지약 도입안을 발표했다.

임신중지약 도입은 여성들의 오랜 염원으로 진작 이뤄졌어야 하는 과제다. 그간 임신중지약 도입이 지체된 탓에 여성들은 비싼 비용을 치르고, 온라인 상에서 유통되는 가짜약으로 인해 임신중지 실패와 부작용을 겪으며, 사회적 낙인에 시달려 왔다.

이제 도입이 공식화된 만큼, 쉽게 복용이 가능하도록 해 여성들의 고통과 피해를 덜어야 한다.

반낙태 우파들은 임신중지약이 여성에게 위험하다며 도입에 반대해 왔다. 얼마 전 국민의힘 의원 윤용근은 대정부 질문에서 임신중지약을 마약에 비유하며 범죄시했다.

그러나 임신중지약의 안전성과 효과성은 이미 세계적으로 입증돼, 100여 개 나라에서 합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임신중지약 도입은 여성이 자신의 삶과 몸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보장하는 데서 중요한 일부이다.

“가장 보수적인 기준”

문제는 정부가 임신중지약을 도입하면서도 “가장 보수적인 기준”(한성숙 총리)으로 하려 한다는 점이다. 뒤늦은 만큼 문턱을 낮춰 편히 이용할 수 있게 해도 모자랄 판에 말이다.

한성숙 총리와 관계 부처 합동 브리핑에 따르면, 정부는 임신 9주 이하, 초기 2년간 병원 내 처방·조제, 건강보험 미적용 등의 방식으로 임신중지약을 도입하려 한다. 사전·사후 초음파 검사를 의무화할 가능성도 높다.

이는 이재명식 ‘실용주의’의 문제점을 또다시 보여 준다. 진보 지지층의 바람을 의식해 임신중지약 도입과 같은 개혁을 할 때조차도, 여성 대중의 필요에 올곧게 부응하기보다는 우파와 산부인과 의사들의 보수적 반발을 크게 의식해 불필요한 타협과 절충을 한 것이다. 결국 개혁은 누더기가 되고 만다.

진보 지지층의 개혁 염원을 배신한 결과, 이재명 정부는 지지율 추락을 겪고 있다. ‘내란 청산’이 지지부진할 뿐 아니라, 성평등 개혁도 진전된 것이 거의 없다. 친제국주의 행보를 거듭하더니 이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전쟁에 파병까지 하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임신중지약 도입 발표는 진보 지지층 이반을 만회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 그러나 정부 안처럼 온갖 제약이 담긴 방안으로는 여성들의 임신중지 권리를 제대로 보장할 수 없다.

접근을 어렵게 하는 장벽들

여성들이 임신중지약을 선호하는 이유는 임신 초기에 수술의 부담 없이 편안한 환경에서 스스로 안전하게 임신을 중지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가 내건 제약 조건들은 이런 이점을 잘 누리지 못하게 해 임신중지약에 대한 여성의 접근을 어렵게 한다.

우선, 임신중지약에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는 것은 경제적 장벽이 될 수 있다. 특히 노동자 등 서민층과 청년·청소년 여성들에게 비싼 약값은 큰 부담이 될 것이다.

현대약품은 2023년 품목허가 신청 당시 비급여 가격을 약 35만 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료비와 검사비에도 비용이 상당히 들어감을 감안하면 임신중지를 하는 데 훨씬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 이런 장벽은 임신중지 시기만 늦춰 여성 건강을 위협한다.

보건복지부 담당자는 “해당 제약사가 급여 신청을 해야 급여화 검토가 이뤄진다”며 “현재로서는 … 비급여로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약회사 핑계를 대며 정부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제약사 신청과 무관하게 필수적인 의약품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권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할 수 있다. 이미 결핵치료제, 백혈병치료제, 희귀질환 약제 등은 정부 직권으로 급여 대상이 됐다.

임신중지약은 여성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의약품이고 세계보건기구(WHO)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했다. 그런데 왜 한국 여성들은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과도한 부담을 져야 하나.

둘째, 허용 기간도 문제다. ‘임신 9주 이하’는 임신을 인지하고 임신중지를 결정·준비·실행하는 데 걸릴 시간을 고려하면 너무 짧다.

이는 임신중지약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검증한 세계보건기구의 권장 기준에도 못 미친다. 세계보건기구는 임신 12주 이내까지 임신중지약의 자가 복용과 관리가 가능하고, 임신 중기에도 의료기관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셋째, 병원 내 처방·조제로 한정하고, 사전·사후 초음파 검사를 의무화하려는 것도 과도한 제약이다. 처방 자격을 산부인과 전문의로 한정해서도 안 될 것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고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면 임신 12주 미만의 약물적 임신중지의 “자가 관리”도 권고한다.

또한, 초음파 검사와 합병증이 없는 경우의 사후 추적 진료를 의무화할 필요가 없다고 권고한다. 이런 요건들이 접근성을 불필요하게 제약해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약을 복용하기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임신중지약은 사용법이 간단하고 기본적 문진만으로도 안전한 처방과 투약이 가능하다. 의료인의 주의사항 안내만 있으면 충분하다. 여러 나라들에서는 의료기관 1회 방문 또는 원격 처방만으로도 약 복용이 가능하다. 코로나 시기 이뤄진 원격 처방 경험은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안전하게 투약할 수 있음을 재확인시켜 줬다.

초음파 검사를 할 수 있는 산부인과 병원이 크게 줄고 있고 농어촌과 일부 비수도권은 거의 붕괴 위기에 놓여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그런 지방에 거주하는 여성들은 가까운 산부인과 병원을 찾지 못해 투약이 지체될 수 있다.

따라서 불필요한 제약을 둘 게 아니라, 오히려 임신중지약을 제공하는 의료기관을 최대한 확대해야 한다. 의료 취약 지역에서는 보건소를 통한 제공이나 비대면 진료와 원격 처방 등을 적극 허용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비판을 의식해서 초기 2년간 원내 처방·조제를 의무화하되 추후 조건 완화를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2년 뒤라 해서 제약이 완화된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원내 처방·조제·복용과 각종 검사가 관행으로 굳어질 우려도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이런 제약은 두지 말아야 한다.

온전한 임신중지권 보장하라

임신중지약 도입했다고 해서 정부가 할 일을 다했다고 여겨서도 안 된다.

우선 여성의 사후 피임약 이용이 훨씬 쉬워져야 한다. 현재 사후 피임약은 의사 처방이 필수이고 비급여로 돼 있어서 가격도 비싸다. 사후 피임약은 성관계 후 3일 안에 복용해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신속성이 매우 중요하다. 사후 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고(의사 처방 불필요) 의료보험을 적용해야 한다.

또한, 임신중지를 전면 합법화해야 한다. 임신중지약은 주로 초기 임신중지에 사용된다. 따라서 여성의 임신중지권을 온전히 보장하려면 기간과 사유의 제한 없이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임신중지 수술을 받을 권리도 보장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사회적 합의” 운운하며 임신중지 관련 법 개선에는 열의를 보이지 않아 왔다. 민주당도 당 차원에서 임신중지권 보장에 나선 적이 없다.

그러나 임신중지권이 온전히 보장되지 않는 한 여성들이 겪는 경제적·사회적 부담과 고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른바 ‘36주 낙태’ 사건과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려면, 여성의 요청에 따라 언제든지 임신중지가 가능하도록 보장해야 한다.

-임신·출산에 동반되는 건강상의 위험을 이유로 미프진 사용의 문턱을 높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 2025년에 업데이트된 세계보건기구의 권고를 추가하고 문장들을 다듬었다.

-여성이 임신·출산을 통제하는 데서 사후 피임약의 접근성이 중요하므로 그점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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