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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 위기가 깊어지는 가운데 파시스트가 주선거에서 2연승을 거두다

9월 20일 독일 주의회 선거 결과는 파시스트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약진을 드러낸 또 다른 경고다.

독일 북동부의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선거에서 AfD는 38.2퍼센트를 득표했다. 2021년의 16.7퍼센트에서 크게 는 것이다.

AfD는 2014년 이래 주의회 의석을 늘려 왔지만 그동안 ‘방화벽’에 의해 주정부 운영에서 배제돼 왔다. ‘방화벽’이란 극우와 연정을 맺지 않는다는 주류 정당들의 약속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그 불문율은 독일 우익의 재결집을 원하는 자들로부터 커다란 압박을 받고 있다. AfD에 대한 방침을 재고하라는 압력이 기성 우파 정당 기독교민주연합(CDU, 이하 기민련) 내에서 이미 제기되고 있다.

주정부를 운영하던 사회민주당(SPD, 이하 사민당)은 35.5퍼센트를 득표해 근소한 차로 2위를 했다.

주지사이자 주 사민당 지도자 마누엘라 슈베시히는 오로지 사민당만이 AfD를 물리칠 수 있다는 메시지 하나만으로 선거운동을 했다.

그 전략 덕에 사민당은 어느 정도 득표를 유지했다. 전국적으로는 지지율이 주저앉고 있지만 말이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사민당의 전국 지지율은 12퍼센트에 불과했다.

슈베시히의 선거 운동은 좌파당을 부차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2021년 선거에서 좌파당의 득표율은 9.9퍼센트였지만 이번에는 6.5퍼센트로 줄었다.

그러나 최악의 패배를 겪은 것은 기민련이다. 기민련의 득표율은 4.9퍼센트에 그쳐 원내 진입 최소 기준에도 못 미쳤다.

1949년 이래 기민련이 거둔 최악의 주의회 선거 성적이다.

전통적 우파가 이렇게 참패한 것은 기민련-사민당 연립 중앙정부가 지독하게 인기 없다는 것의 방증이다. 또 우파 성향 유권자들이 오른쪽으로 급진화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기민련 소속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이미 2주 전 작센안할트주 선거에서 참패해 곤경에 처해 있었다. 그 선거에서 사민당은 대패했고 AfD는 과반에 근접했다.(관련 기사: 경고! 독일의 파시스트들이 주의회 선거에서 압승하다 — 독일의 깊은 위기를 보여 주다)

현재 메르츠는 자당 의원들에게서도 압박을 받고 있다. 메르츠의 지도력에 대한 당내 비판이 늘고 있다. 메르츠는 총리직을 지키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앞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같은 날 치러진 베를린 주의회 선거 결과도 메르츠의 곤경을 키웠다. 그러나 급진 좌파에게는 훨씬 좋은 소식이다.

좌파당이 25.7퍼센트를 득표해 1위를 한 것이다. 2023년의 12.2퍼센트보다 크게 는 것이다.

좌파당은 주택 문제를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했다. 좌파당은 주의회가 자문형(구속력 없는)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대형 임대업자들의 주택을 몰수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좌파당은 서민 생활고와 대중교통도 선거운동의 중요 쟁점으로 삼았다.

베를린주에서 기민련은 18.8퍼센트를 득표했다. 2023년의 28.8퍼센트에서 크게 준 것이다.

AfD는 16.3퍼센트를 득표해 지난 선거보다 득표가 늘었지만 베를린주에서의 당세는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에서보다 훨씬 약하다.

좌파당은 주정부 구성을 협상해야 할 것이다. 사민당과 녹색당이 연정 파트너 후보로 거론되는데 그 당들은 좌파를 지독하게 적대시하므로 협상이 몇 주간 이어질 수 있다.

사민당과 녹색당이 좌파당으로 하여금 임차인 방어 공약에서 잇달아 후퇴하도록 압박할 것임은 명백하다. 그럼으로써 좌파가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세력임을 보여 주려 할 것이다.

걸린 판돈이 크다. 이것은 단지 베를린주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파시스트들(그리고 파시스트들이 부상할 자양분을 제공하는 신자유주의 중도)에 맞서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을 동원하는 것이 여전히 핵심적으로 중요하다.

독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州) 주의회 선거 승리를 자축하는 파시스트 ‘독일을 위한 대안’(AfD) 후보와 지지자들 ⓒ출처 AfD Mecklenburg-Vorpommern

AfD를 ‘길들이려’ 하는 지배계급의 일부

파시스트 정당 AfD를 정부 운영에서 배제하는 ‘방화벽’을 포기하라는 오른쪽에서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

많은 우파 논평가들은 파시스트 정당 이탈리아형제당의 대표이자 이탈리아 총리인 조르자 멜로니를 모범 사례로 든다. 주류 우파가 극우와 손을 잡으면 극우를 길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멜로니는 악랄하고 인종차별적인 정부를 운영한다. 멜로니 정부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또 사람들의 분노를 기업주들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고 분열을 부추긴다. 멜로니 정부는 이민자뿐 아니라 이민자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사람들도 공격한다.

그러나 이것은 우파 논평가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멜로니가 나토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고 유럽연합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멜로니를 우러러 보는 것은 멜로니가 친기업 정부를 안정적으로 꾸리고 어느 전임 우파 정부들보다 더 오랫동안 정권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기업 언론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사설에서 우파의 새로운 협력을 옹호했다.

그 사설은 이렇게 희망 사항을 제시했다. “가장 급진적인 사상들과 정치인들을 배제한 정당[AfD ─ 프라사드]과는 교조적으로 협력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기민련이 보낸다면, 궁극적으로는 AfD 내 상대적 온건파─일부는 당내의 극렬한 동지들을 불편해한다─에 힘이 실릴 것이다.

“AfD의 당세와 자신감 때문에 더 어려운 일이겠지만 조르자 멜로니의 이탈리아형제당과 닮은 AfD가, 유럽 우익 포퓰리즘의 첨단을 달리는 AfD보다는 나을 것이다.”

이 역겨운 발상은 처참하게 실패한 역사적 선례가 있다.

1933년 독일 보수 정치인 프란츠 폰 파펜은 당시 대통령 파울 폰 힌덴부르크를 설득해 히틀러를 총리로 지명하게 했다.

파펜 등의 보수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실권을 쥔 채 히틀러를 이용해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파펜은 전통적 보수 엘리트들이 히틀러의 대중적 지지자들을 이용해 거리를 통제하고 노동조합·좌파가 제기하는 위협을 분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국가에 대한 통제력은 자신과 같은 부류가 계속 갖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히틀러 1기 내각은 그런 기대를 뒷받침하는 듯 보였다. 나치당은 총리직을 포함해 세 직책만을 챙겼다. 나머지 직책들은 보수 정치인들과 나치당원이 아닌 전문가들에게 돌아갔다.

파펜은 히틀러를 “옴짝달싹 못하게 에워쌌다”는 유명한 말을 했다. 파펜은 이렇게도 말했다. “두 달 안에 히틀러를 구석으로 몰아서 찍소리도 못하게 할 것이다.”

하지만 이후 실제로 벌어진 일은 잘 알려져 있다.

1933년 2월 1일[총리 취임 다음 날] 히틀러는 독일 국회의사당 방화 사건을 이용해 시민적 권리를 정지시키고 정치적 반대파를 분쇄했다.

고작 한 달 만에 나치는 독재의 법적 기틀을 닦고 모든 형태의 민주주의를 해체하기 위한 계획을 밀어붙였다.

번역: 김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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